슬픔을 나눈다는 것...자살유족의날 추모식 “따뜻한 작별” 행사 열려
슬픔을 나눈다는 것...자살유족의날 추모식 “따뜻한 작별” 행사 열려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11.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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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 미 상원 부친 자살로 기념일 지정돼
복지부·심리부검센터 공동 전시회 개최
주최측, 전시회가 '따뜻한 공감과 위로' 되길 바라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세계 자살 유족의 날'을 맞아 지난 30일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 1전시관에서 '2018년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식 및 추모 시·사진 전시회'를 개최했다.

'세계 자살 유족의 날'은 부친을 자살로 잃은 해리 레이드 미 상원의원의 발의로 1999년부터 '자살 유족의 날'이 지정된 후 전 세계로 알려져 현재는 18개국에서 기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따뜻한 작별(얘기해도, 기억해도, 함께해도 괜찮아요)'을 주제로 자살로 인해 상처받은 유족들이 누군가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인의 이야기, 고인과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누는 치유와 희망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기념식에서는 자살 유족 및 자살예방사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 추모 시·사진 공모전' 수상자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시 부문 대상(보건복지부 장관상) '머리를 묶어 주던 건', 사진 부문 대상(보건복지부 장관상) '너무나 소중한 당신'을 포함한 총 18편의 작품이 수상작(시 부문 9편, 사진 부문 9편)으로 선정했다.

기념식이 끝난 직후에는 자살 유족 지원 정책에 관한 자살 유족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자살 유족으로서의 고충과 필요한 서비스 등 자살 유족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간담회도 마련됐다.

기념식 다음 날인 12월 1~2일 주말 동안에도 자살 유족 및 일반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전시회에는 추모 시, 추모 사진과 더불어 자살 유족이 고인을 추모하고, 일반 시민들이 자살 유족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직접 엽서를 쓰고, 추모 스티커를 붙이는 '추모공간'도 마련된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기념식 및 전시회의 주제가 '따뜻한 작별'인 것처럼 이 자리가 자살 유족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고인을 기리면서 슬픔을 극복하는 '따뜻한 작별'의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심리부검센터 전홍진 센터장은 "자살 유족들이 추모 시와 사진 공모·전시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나와 같은 슬픔을 가진 다른 유족과 사연을 함께 나누는 것이 위로가 되고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며 "자살 유족들이 우리 사회에서 당당히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자리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한 해 동안 1만 2463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한해 발생하는 자살 유족의 수는 대략 6만 명에서 많게는 1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발표한 2017년 심리부검 면담 결과에 따르면 자살 유족의 88.4%는 고인을 떠나보낸 후 일상생활의 변화를 경험했으며, 특히 죄책감, 우울감과 같은 심리 정서적 고통과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한다.

또 스웨덴의 연구(Hedstrom et al., 2008)에 따르면 자살위험이 일반인 대비 8.3배에서 9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살 유족들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이번 기념식 이외에도 자살 사망자에 대한 심리부검, 유족 자조모임 지원 등 자살 유족에 대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협약을 통해 자살 유족에게 심리상담 및 정신과 치료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자살 유족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고, 온라인 추모공간에서 고인을 기릴 수 있도록 하는 자살유족 전용 홈페이지 '따뜻한 작별'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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