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지나친 방황의 길이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우울증, 지나친 방황의 길이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12.05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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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구 10명중 1명이 우울 증 걸려 심각한 상황
낮병원,센터의 활동에 적극 참여해 생활의 활력소 찾아

우울증 (c) Perthinside
우울증 (c) Perthinside

“우울증 앓은 지 4년째입니다. 보통 가을의 끝자락이 오면 온 몸이 경련을 일으키듯 가슴에서부터 발끝까지 한기가 시려옵니다. 병원에선 심리적 압박감을 스스로 만들지 말라고 그러는데 아무도 없는 내 주변에 친구들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안정이 될 것 같습니다. 너무 의지할 데가 없어요. 내 삶의 이유와 변명을 들어줄 친구가 있으면 이 차가운 계절의 우울증은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조현희(48.여) 씨의 넋두리다. 그녀는 5년 전에 남편과 이혼한 뒤 직장생활을 해 왔다. 원래 품성이 내성적이라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외톨이는 아니었다.

4년 전 이혼한 남편과 심하게 다툰 후 우울증이 오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같이 사는 10살 딸이 그녀의 남겨진 위안거리지만 한 번씩 외로울 때 딸아이를 붙잡고 하루종일 울어댄다.

그러기를 4년, 다니던 직장은 그만두고 집에서 우울증과 사투 중이다. 견뎌내는 게 하루하루가 고통스럽지만 이겨내지 못하면 나락의 끝으로 떨어지기에 그녀는 오늘도 딸아이를 위해 억지로 웃는다.

조현희 씨와 같은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전체 인구 10명 중 1명이 우울증 환자다. 감기와 같이 가볍게 왔다 온 몸을 눅신눅신 붓게 해 정신도 온전치 못하게 해놓고 떠나간다.

남은 것은 환자의 몫이다. 스스로 이겨내든지 타인과 동행하면서 극복하든지 아니면 센터나 낮병원의 프로그램에 의지해 극복하든지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저는 우울증을 앓은 지 10년이 됩니다. 오래 앓다 보니 피해망상과 관계망상까지 겪고 있죠. 처음에는 별것 아니겠지 하고 혼자서 극복해 보려고 취미생활을 갖고 운동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3년 전부터 낮병원에 다니는데 거기서 하는 인지프로그램과 재활 강좌, 동아리 모임이 절 활기차게 만들었어요. 여기 회원들과 여러 가지 감동들을 공유해서 서로를 이해해보니 나만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부터 그들과 함께 웃고 배우며 동역해나가면 나의 우울증을 극복할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는 김갑경(55.여) 씨의 사연이다. 그녀는 혼자 우울증을 극복하려고 했다. 그러나 가슴 한 복판을 파고드는 심리적 한기는 참을 수 없었다. 잊어버리려고 해도 그 기억의 잔존감이 파편처럼 온 몸을 뒤집어 씌운다. 그렇게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방구석에서 울다 지쳐 쓰러져 버리기를 수년째 반복했다.

그런 그녀가 주치의의 설득으로 낮병원에 다니다 진주를 발견한 것처럼 생활의 기쁨을 알게 됐다. 그곳에는 우울증, 조현병 환자들이 스스로 재활하기 위해 함께 격려하며 이겨내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에게 먼저 다가온 당사자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잡았다.

순간 삶의 에너지 기운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그날부터 한 명씩 사귀다 지금은 30명 낮병원의 회원들이 모두 친구가 됐다. 이후 같이 봉사 교육을 받고 봉사활동도 하게 됐다. 외톨이로 지내다 대중들 속에서 삶의 의욕을 찾고 우울증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완벽한 환경과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전문의들은 완벽한 환경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가족이 주는 충분한 사랑, 경제적 여유로움 등 겉으로 봤을 때 완벽해 보이는 조건들도 사실 완벽하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자신의 정서를 건드리고 위축시키는 일은 예상치 못한 것에서 발생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과거 우울증이 잘 생기는 성격에 대해 수없이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며“그런데 그에 대한 결론은 누구에게든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사랑을 많이 받고 안 받고 등에 관계 없이 누구든 예상치 못한 일로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은 타고나는 게 아니며 우울증이 잘 생기는 성격도 없다. 자신의 기질을 탓하기보다는 우울증을 이겨낼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주치의의 전문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도 좋지만 낮병원이나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 나가 각종 인지프로그램, 교육 강좌, 동아리 활동 등에 참여해 회원들과 어울리고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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