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으로 고통받는 20대, 정신질환 최대증가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20대, 정신질환 최대증가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12.12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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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으로 인한 정신질환 우울에피소드로 6만5141명 병원찾아
20대 정신질환 2013년-2017년 연평균 9.4%증가

“아무리 용을 써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벌써 올해만 20번째 이력서를 썼고, 10번 면접 본 데서는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떨어졌습니다. 졸업 전만해도 패기충만해서 중소기업이라도 되겠지 했는데 소규모 회사에서도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나만 그런가?’ 하는 의구심만 생기고 가슴이 허전한 것이 무엇을 해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귀찮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날카롭게 만듭니다.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무덤과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취업난에 고통받고 있는 김기순(28) 씨의 말이다. 요즘 청년들은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다. 아무리 생각을 하고 계획을 잡아도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지자체에선 청년취업을 해소하기위해 1인당 정책지원금도 마련했으나 단기성 행사다. 이런 청년들의 다수가 우울증에 빠져 이 겨울을 외롭게 지낸다. 자기만의 고통, 아픔을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끙끙앓다 우울증에 걸려 취업난을 해결하는데 혹이 하나 달린 셈이다.

이와 같이 20대 청년의 정신건강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극심한 취업난 등이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갉아먹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형가원의 2013~2017년 정신질환 진료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는 177만명으로 2016년보다 5.9%증가했다. 20대는 전체평균의 두배가 넘는 13.5% 증가했다. 30대(7.6%)보다 훨씬 높다.

20대 환자 증가는 5년 내내 높다.  2013~2017년 연 평균 9.4%증가해 왔다. 전체의 연평균 증가율(4.1%)의 2.3배다.  20대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은 연령대가 60대(5.9%)인데 이보다 훨씬 높다.

20대가 많이 앓는 정신질환은 우울에피소드(우울증의 일종)이다. 지난해 6만5천141명이 병원을 찾았다. 불안장애(3만7천93명),  심한 스트레스와 적응장애(1만7천388명), 조울증(1만3천653명)등도 적지 않다.

젊은이들이 50대 이후에 나타날 임상적응도가 20대에 나타나는 것은 문제다. 사회적으로 그들의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고 해소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각종 정신질환에 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찰나와 같은 변화의 바람에 많은 20대들이 적응치 못하고 낙오하고 있다. 첫 번째가 취업난이다. 이 분기점 같은 취업 문제를 해결해야만 전체적인 사회 적응도가 완만하게 그려지는데 뾰족한 모서리의 각처럼 사회의 해결해야 할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많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취업과 직장 적응을 문제로 든다. 취업난이 점점 심해지도 있고 어렵게 취업한 뒤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줄고 실손보험 가입이 쉬워지면서 병원 방문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

백 교수는 “대학, 취업 상담기관 등에서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호주와 영국등은 15~25세의 젊은층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병원처럼 보이지 않은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두고 정신적으로 예민해진 젊은이들에게 정신적인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점진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야만 자기 적성과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고 자기가 목표를 한 정점에 공부와 경험을 철저히 쌓은후 취업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는 여유감을 주는것이 중요하다.

취업난에 자신도 모르게 온 각종 정신질환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과 좀 더 많은 노력, 좀 더 많은 여유를 두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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