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생활, 진료 빅테이터...정밀의료 길 열리나
유전, 생활, 진료 빅테이터...정밀의료 길 열리나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8.12.17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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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서비스 개발...미래 헬스케어 모델 완성 목표
우울증 유전보다 35-40% 환경요인 더 많아

유전체 분석 서비스기업 테라젠이텍스는 유전정보와 운동량·맥박 등 라이프로그 데이터, 임상정보, 식이습관 데이터 등을 결합해 개인의 건강위험도를 예측·관리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핵심 기술은 딥러닝과 AI(인공지능)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최근 열린 '학연산 교류회'에서 김경철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부사장은 "모바일과 챗봇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 참여를 이끌어내 서비스함으로써 건강한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게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부터 5년간 서비스를 개발해 미래 헬스케어 모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핏빗, 애플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일상화되면서 건강 관련 데이터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고, 이런 정보를 어떻게 모으고 분석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됐다"면서 "빅데이터로 질병을 예방·진단하는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의료의 패러다임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학과 기업, 병원 등에 몸담은 전문가들이 유전정보를 비롯한 빅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관련 연구동향을 공유했다. 한국연구재단이 학연산 연구성과 교류회 프로그램을 통해 행사를 지원했다.

이날 함병주 고려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오믹스 정보를 활용한 우울증 진단 바이오마커와 신약 후보물질 연구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함 교수는 우울증 발병 원인과 치료 물질을 찾기 위해 우울증 환자의 뇌 MRI(자기공명영상) 영상과 개인 유전자 정보를 결합해 분석하고 있다. 함 교수는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의 구조적 변화를 동반한다"면서 "우울증 환자는 공통적으로 뇌의 크기가 작아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 중에서도 조현병은 유전요인이 70% 정도인데 우울증은 35~40%로 환경 요인이 더 많고 증상이 다양하다. 현재까지 제안된 모든 발병 원인은 가설이고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없다. 환자진료도 면담이 위주이고 경험에 의해 처방하다 보니 치료실패율이 높다.

함 교수는 "환자 문진, 생활습관, 건강검진, 유전정보, MRI 등 데이터를 모아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경험적으로 해온 우울증 진단·치료를 객관화·과학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최종일 고려대병원(순환기내과) 교수는 유전정보를 활용해 심혈관질환 예방·치료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뇌경색, 심부전 등을 일으키는 심혈관질환은 대부분 유전적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부정맥 등 다양한 심혈관질환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있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최 교수는 심혈관질환 국가 빅데이터와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봉철 뉴라클사이언스 대표는 오믹스 정보를 활용한 뇌신경계 질환 신약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뉴로펩타이드(신경전달물질)를 활용해 우울증, 비만, 알츠하이머, 섭식장애 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조양래 신테카바이오 기능유전체연구소장은 뇌질환 중 두번째로 흔한 파킨슨병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기 위해 AI를 통해 유전정보 분석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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