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유성기업 정신건강 실태조사’ 발표 왜 늦출까?
인권위 ‘유성기업 정신건강 실태조사’ 발표 왜 늦출까?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9.01.02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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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노동계 ‘억울한 죽음' 계속돼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실태조사를 하고도 발표를 늦추는 것과 관련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새벽 지회 조합원으로 활동했던 오모(57) 씨가 충남아산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다. 오씨는 1991년 유성기업에 입사해 28년동안 일했다.

그는 2011년부터 시작된 회사의 노조 파괴에 따른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충남노동인권센터에서 진행한 정신건강실태조사에 참여하고 정신건강 상담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들어 결근하는 날이 잦았는데 같은 해 9월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다. 지회는 “고인 죽음의 원인은 유성기업의 노조 파괴와 이를 방조한 공권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 3월에도 한광호 전 지회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벌어졌다. 그는 생전 회사의 노조 탄압에 따른 스트레스로 중증 정신질환을 앓았다. 그해 10월 근로복지공단은 한 조합원의 자살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고용노동부는 유성기업에 ‘임시건강진단 명령’을 내렸지만 회사는 이행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2017년 6월 지회 진정에 따라 ‘유성기업 직원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조사를 시작한지 1년이 흘쩍 넘도록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권위의 형식적인 조사행위였는지 아니면 유성기업 근로자의 정신건강상태가 말하지 못할 정도로 정상적이지 못했는지, 사측의 인위적인 로비가 있었는지 각종 추측만 무성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권위가 조사한 지 2년이 가깝게 발표를 못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직무유기감이며 소명감이 없는 형식적인 모양새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회 관계자는 “정부의 사측 인맥 살려주기가 아니겠느냐는 루머가 나올 정도로 인권위의 현 자세가 비판받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직원들의 정신건강상태를 발표해 노동자들의 직무와 사기를 충전시켜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의 협조가 원할치 않아 조사가 잠시 중단된 적이 있다”며 “조만간 보고서를 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2017년 유성기업 노동자중 주요 우울 고위험군은 53.4%였다. 국민평균 (5.0%)보다 10배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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