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계, “국립정신병원에 한방신경정신과 개설해야”
한의학계, “국립정신병원에 한방신경정신과 개설해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8.04.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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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개 국립정신병원은 양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한정 채용
한의학 치료법은 문화적 정신질환 이해도 높아…양방과 협진 가능

 

 

국내 국립정신병원들에 한방신경정신과 등 한의과를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국립정신병원은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나주병원, 국립춘천병원, 국립공주병원, 국립부곡병원 등 다섯 곳이다.

이들 병원은 치매국가책임제 시행과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국가 트라우마센터를 개소하는 등 정신건강에 대해 정부가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병원의 의료진은 양방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한정된다. 한방신경정신과를 비롯한 한의과는 전무하다.

김근우 한방신경정신건강과학회 회장은 “한방신경정신과는 치매, 파킨슨, 두통, 어지럼 등의 신경계 질환 및 우울증, 불안장애, 화병, 중독 등의 정신질환 질환을 한의학적 치료법을 통해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 증상에 대해 증상 그 자체보다는 그 개인에 집중하는 것이 양방과의 차이점”이라며 “양방 정신건강의학과가 약물 치료에 초점을 맞춘 것에 비해 한방 신경정신과는 침, 뜸, 부항과 정신요법 등 치료 도구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고 양방과의 협진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덧붙였다.

최유진 경의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전공의는 “화병, 신경쇠약 등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문화적으로 나타나는 정신과적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한약, 침구, 기공명상, 상담 치료 등이 여러 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의학계는 이처럼 한방 신경정신과가 국립정신병원에 개설되지 않는 이유로 ‘무지’를 들었다.

김근후 회장은 “정책 결정 담당자가 한방신경정신과에 대한 역할과 이해가 부족해 관심에서 아예 벗어나 있다”며 “한방신경정신과 개설에 대한 행정적·의료적 과정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형원 교수는 “침 치료가 근거 중심으로 들어온 지도 오래됐고 한방신경정신의학과 전문의가 배출된 지도 20년 가까이 된다”며 “일본만 하더라도 정신과 임상의의 92%가 한약 처방을 하고 있다. 정신과 환자에게 한약과 침 치료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한의약연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는 164명이다. 현재는 2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들은 국립정신병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에서 소외돼 있는 실정이다.

제난 23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문제인 케어의 성패를 좌우할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의료 분야에서의 한의약의 역할 및 한의사의 참여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한의학계는 한의 치료 기술의 임상 활용 등의 실질적 제도 개선을 비롯해 한의계 내부에서 공공의료기관에 한의과를 개설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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