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들에게 부여된 신의 사명이란?
정신질환자들에게 부여된 신의 사명이란?
  • 전민 기자
  • 승인 2019.01.09 01: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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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들은 일종의 신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
현실의 부조리함 잘 알고 있는 희생자들
정신질환자들이 건강해지면 사회에 건강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

과거 한국의 근현대사는 어두웠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정부의 무능, 그로 인한 강제 주권박탈, 일제강점기, 6.25동란, 독재, 군사정권시기....

이런 극도로 불안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었던 근현대사를 겪어오면서 한국 사람들 중에 제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솔직한 심정이다.

6.25동란이 터지면서 한국 사람들 입에서는 전에 없던 표현들이 늘었다고 정신과 전문의 이동식 박사의 저서에 기록되어 있다. 미친놈, 돌았다, 미친 새끼 등의 표현이 늘었다고.

제정신인 사람으로서도 제대로 생존하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그만큼 정신질환에 걸리는 사람들도 늘었고 사회분위기 전체가 미치느냐, 생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던 시기를 우리는 관통해 왔다.

형식적인 민주주의, 제도적인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비로소 민주주의공화국이라 불릴만한 역사적인 박근혜 탄핵의 경험을 맞이하고서도 아직 우리사회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 자신부터다. 남을 탓할 여유가 없다. 나부터 잘 살아야 한다. 나부터 명정한 정신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그러고서 남으면 남을 살펴볼 일이다.

지금 우리사회가 각종 문제들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불건강한 사고방식, 관습, 낡은 전통들이 여전히 우리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교는 그 근본정신은 인간존중이다. 우리는 비록 그 정수를 알지도 못한 채 유교를 비웃고 조롱하지만 유교의 정신은 인(仁)으로 종합할 수 있다. 남을 나와 같이 사랑하는 것, 그것이 홍익인간의 정신이고 우리 민족만이 유달리 강하게 가지고 있는 민족정신이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 전통 중 좋은 것은 버리고 나쁜 것만 가지고 있으면서 서양의 문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온 것은 아닌가? 미제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가진 기성세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시대다. 전기차가 등장하고 무인운전자동차 시판이 눈앞에 와 있는 지금, 우리는 과거의 좋은 점을 이어받고 나쁜 점은 고치며 남의 좋은 것을 비판적으로 선별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존심의 시대다. 진정한 자존감은 바로 자존심이다. 정체성, 내가 내 삶의 주인인가? 아니면 남의 노예인가? 이 진정한 자존심을 얼마나 제대로 잘 키워낼 수 있느냐가 바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우리들의 당면과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어떻게 살든지 그것은 각자의 자유다. 그러나 올바른 정신과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이웃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아름다운 삶을 사느냐,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세상을 비판하며 자신만의 작은 소견을 가지고 이 드넓은 세상 속에 외톨이로 사느냐는 전적으로 각자의 선택이다.

우리는 마땅히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함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잘못된 것이 계속 지속되고 그것이 맞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에는 분노해야 한다. 거룩한 분노를 일으켜야 한다. 공적이고 거룩한, 신의 명령을 대변하던 과거의 선지자들처럼, 우리는 이 부조리한 현실과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고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거룩한 분노를 일으켜야 한다.

그런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아다보아야 한다. 나 자신의 문제는 없는가?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것이 선한 결과로 이어질지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번민해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 정신질환자들-세상의 부조리한 측면을 바로 보고 그것을 극복하려 애썼던 영웅인 바로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신의 사명인지도 모른다. 현실의 부조리함을 누구보다 예민하고 섬세하게 포착할 수 있는 능력-그것을 세상은 미쳤다고 표현한다-을 가진 우리가 세상의 논리와 생존방식을 익히고 터득할 수만 있다면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예리한 신의 대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로 인해서 우리 사회는 더 건강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진정으로 하나의 계시가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특정종교의 교리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기자 자신의 체험과 신념에 기반한 것임을 밝힌다. 기사 속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모든 종교에 공통된 정신에 기반한 것이며 특정종교를 홍보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공통의 인류애적 측면을 기자 자신의 개인적 경험상 가깝게 느껴지는 특정 종교의 언어를 통해 제시하였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포대에 담겨지는 내용물이지 포대 자체가 아님을 유념하여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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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9-01-09 02:16:13
기자정신의 반댓말이 제정신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ㅎ
http://poisontongue.sisain.co.kr/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