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전문인력 부족... 대책 시급
정신건강 전문인력 부족... 대책 시급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9.01.09 2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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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신건강복지 센터 직원들 과중한 업무에 실효성 떨어져
정신병원 간호사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정신질환자수는 늘어나고 가기에 대처하는 전문인력이 부족해 업무의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센터의 사회복지사가 다루어야 할 업무는 산재해 있고 1인당 70~80명 당사자를 관리하는데 너무 무리가 돼 세세히 사례관리 할 수가 없습니다. 당사자들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제반적인 업무도 봐야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일차적인 관리가 미흡합니다. 직원들의 과중한 업무를 대처하기 위해 계약직 복지사들을 채용하는데 6개월 못 버티고 나갑니다. 전문적인 인력 수급이 시급합니다."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허왕희(32.여)씨의 토로다. 그녀의 말대로 센터의 전문적인 인력이 모자란다. 해야 될 업무는 산적해 있고 당사자들을 사례관리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과 교육방안이 제시되어 있어도 손이 모자르면 할 수 없는 것이다.

센터의 재정적인 지원도 열악해 많은 자료들을 구비하기 어렵다. 여러 유관기관의 협치 아래 운영되는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다수의 행사들을 자비로 해결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이 당사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어 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관심 있던 교육도 유치하게 느껴져 센터의 발길을 끊게 만든다. 직원들은 사례관리 당사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애를 쓰지만 한번 마음이 떠나면 되돌아 올 기회가 없다. 그래서 지역센터들은 사회적 이슈가 될 사항들을 모아 한 해, 한 해를 거기에 맞추어서 명맥만 유지한다.

"당사자들의 관심이 중요합니다. 자기가 재활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 센터의 피드백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알고 깨우쳐 센터의 소중함을 알고 교육방안에 순응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우리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지만 당사자들이 사회복귀의지에 관심을 가지고 일어서려고 하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지역센터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김미경(28.여)씨의 얘기다. 센터의 직원들은 사명의식을 가지고 일에 임한다. 당사자들이 무언의 압력에 눌려있어도 그것을 벗겨내기 위해 직원들은 애쓰고 있다.

하지만 지역센터의 일이 산적해 있어 당사자 한 사람, 한 사람 신경을 쓰지 못한다. 초기 정신장애인부터 중증정신장애인까지, 아동부터 노인까지 넓게 분포돼 있는 정신장애인을 관리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센터의 열악한 환경을 인지해 제반적인 사항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적인 인력수급을 위해 사회복지사되기 위한 문턱을 낮춰서 많은 이들이 복지사 직업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신장애인들에게도 사회복지사의 길을 열어주어 당사자 조력사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조언은 예전부터 강조돼 왔다. 동료 당사자의 현장 투입은 이해하기 힘든 당사자의 마음을 빨리 체크하고 그들이 바라던 회복을 이루는데 힘이 된다.

당사자 인력이 지역정신건강센터에 투입되면 일의 성취는 배가 되고 시너지 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신병원에 일하려고 하는 간호사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맘때면 이력서가 산적해 있어야 하는데 다른 일반병원보다 절반 수준인 구인 서류만 나오고 있습니다. 취업이 되어도 2~3개월만에 그만두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해 버립니다. 정신건강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소명감이 있어야 합니다."

모 정신병원에 일하는 간호사 박유경(40.여)씨의 얘기다. 요즘 병원에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특히 정신병원에 간호사 구하기는 더 어렵고 힘들다.

3~4년 간호사 공부를 한 간호 후보생들은 실습 시기에만 정신병원에 왔다가 "기회가 닿으면 여기서 일하겠다"고 다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그때뿐이다.  곧 다른 병원에 지원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현재 인력난을 당하는 정신병원은 모자라는 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한다. 2교대로 어렵게 근무에 나서는 간호사는 과중한 업무로 일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 판이다.

거기다 정신질환자들의 욕설과 행패는 이중삼중 스트레스로 다가와 그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점점 병원과 지역정신건강센터의 전문인력은 부족해지고 있다. 간호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병원의 선택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환자들을 위한 나이팅게일의 모범을 강조하지만 그 교육방법이 통하지 않다.

정부에서 중심적으로 정신건강 전문인력 키우기에 시간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러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회 문제가 사건화되어 어수선한 시기에 어두운 정신건강 현실에 빛을 비출 수 있는 인재찾기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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