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 된다] “사고만 치는 조현병 그대로 둬야 하나?”…‘한심한’ 언론 제목들
[이대론 안 된다] “사고만 치는 조현병 그대로 둬야 하나?”…‘한심한’ 언론 제목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1.10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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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죽인 견주 ‘조현병’ 추정해 기사
심신미약 될까 불안해 한다는 집단 불안감 증폭시켜
조현병 완치율 낮다는 근거 없는 추론 내보내
전화협박범을 ‘조현병 환자’로 인식하게 만들어
(c)아시아뉴스통신 홈페이지 갈무리.
아시아뉴스통신 홈페이지 갈무리

다시 조현병에 대한 ‘천박한’ 내용의 기사들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9일 아시아뉴스통신은 ‘사고만 치는 조현병 그대로 둬야 하나?’라는 선정적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민영통신은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성(26)이 포메라니안 종류의 강아지 3마리를 창밖으로 던져 추락사 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건과 관련해 “(견주가) 평소 우울증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인들의 증언에 따라 또 심신미약이 적용될까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견주가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은 또 조현병이 아니냐며 심신미약을 주장할까 염려했다”며 “앞서 조현병 환자들이 범죄를 저지른 적이 빈번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 통신은 지난해 전남 해남에서 조현병 환자가 ‘탈출’한 사건, 같은 해 경북 영양군에서 조현병 환자에 의한 경찰의 피습사망 사건, 조현병 치료를 받던 40대 살인 전과자가 병원을 '탈출'한 사건들을 열거하며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한 바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조현병 환자들은 20~30% 정도의 환자들은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절반 정도의 환자는 결과가 좋지 않아 반복적인 입원, 증상 악화, 우울 삽화의 경험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기사화했다.

반려동물 관련 내용을 주로 보도하는 인터넷 신문 팸타임스도 아시아뉴스통신과 같은 논조의 기사를 9일 내보냈다. 이 신문은 아시아뉴스통신과 같은 ‘사고만 치는 조현병 그대로 둬야 하나’로 제목을 실은 뒤 부제목으로 ‘평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견주…우울증? 정신병? 조현병?’, ‘정신병이라고 범죄 저질러도 되나’를 실었다.

신문은 “(견주가) 평소 우울증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인들의 증언에 또 심신미약이 적용될까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적었다.

같은 날 경제전문 매체인 글로벌이코노믹은 구리 시청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건 사건과 관련해 ‘초등학생도 아니고 혹시 조현병 환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협박전화를 건 용의자는 전화를 걸 당시 만취 상태였으며 이전에도 협박 전화 전력이 있는 상습범으로 밝혀졌다.

이 매체는 “누리꾼들은 ‘초등학생 아니고 뭐냐’, ‘혹시 조현병 환자’ 등 반응을 보였다”고 적었다.

이들 매체들의 수준 이하의 조현병 관련 기사에 대해 <마인드포스트>는 사과를 요구한다. 아시아뉴스통신은 조현병 당사자의 절반 정도가 예후가 좋지 않다는 식으로 보도해 조현병이 치료될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을 더 강화했다.

이 통신은 게다가 네티즌들의 반응을 인용해 “조현병으로 심신미약을 주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보내 정신장애인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모두 심신미약으로 풀려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팸타임스 역시 아시아뉴스통신과 내용이 거의 일치하는 기사를 내보내 견주가 우울증을 가지고 있어 “심신미약이 적용될까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 불특정 다수가 정신질환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편견을 조장했다.

이어 글로벌이코노믹은 상습적 협박전화범에 대해 누리꾼의 댓글을 인용해 “조현병 환자”라는 추정 기사를 실어 편견을 조장했다.

<마인드포스트>는 이 세 매체(아시아뉴스통신, 팸타임스, 글로벌이코노믹)에 대해 합당한 변론과 사과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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