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정신질환자는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어떻게 자립하는가
60대 여성 정신질환자는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어떻게 자립하는가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1.10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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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복지센터 연계…자립체험주택 거쳐 공공임대주택으로 진행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6월 추진
2년간 지역실정에 맞는 모델 발굴과 검증

#. 60대 중반의 A(여) 씨는 정신병원에서 7년간 입원치료를 받던 중 증상이 호전돼 퇴원하려고 했지만 도움을 줄 만한 가족이나 친척이 없었다. 퇴원 후 거주할 곳이 없는 상황으로 집을 구할 자산도 없고 장기입원으로 일상생활 등 지역사회 적응에 필요한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입원 치료 필요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퇴원을 주저하고 있다.

이 경우 앞으로는 정부의 통합 돌봄 선도사업의 대상이 된다. A씨는 퇴원 의사에 따라 자신의 동의를 거쳐 퇴원 1개월 전 관련 정보가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로 통보된다.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는 병원을 방문해 A씨를 면담하고 의사, 간호사,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담당자,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구성해 퇴원 계획을 수립한다.

퇴원 후 6개월 동안 자립체험주택에서 지내며 독립생활에 필요한 사회적응훈련과 약물 관리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그 기간 재활·고용·교육 등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고 정신질환자 중 자립 경험이 있는 동료지원가가 A씨의 멘토링을 하게 된다.

A씨는 6개월의 자립체험주택 생활을 거쳐 체험주택 사례관리자,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담당자, 정신건강복지센터 의사 간 팀 회의를 통해 자립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A씨의 퇴소가 결정된다.

자립주택 퇴소 후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A씨는 읍면동과 LH 마이홈센터를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연계받고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년 4회, 건강관리를 받으며 자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올해 6월부터 2년간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이 실시된다.

선도사업은 2026년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보편적 제공을 앞두고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발굴·검증하기 위해 실시된다.

8개 지자체는 노인 4개, 장애인 2개, 노숙인과 정신질환자 각 1개씩을 맡게 된다. 영국은 1980년대에 28개 지역에서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3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해 다양한 모델을 마련하고 1990년 커뮤니티케어법을 통해 제도화한 바 있다.

이번 선도사업은 지자체가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상자를 중심에 두고 협력하는 ‘다(多)직종 연계’의 실증 모델을 마련해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 선도사업의 대상은 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 중에서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기를 희망하는 장애인과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지만 장애 정도가 심해 거주시설 입소를 고려하는 장애인 등도 포함된다.

거주시설 장애인의 경우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한 후 퇴소 장애인에게는 자립체험주택과 케어안심주택의 2가지 유형의 주거모델이 제공된다. 자립체험주택은 장애인 2~3명이 생활하고 지원인력이 자립훈련을 지원한다. 케어안심주택은 공공임대주택에서 거주하고 지원인력이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탈시설 후의 경우 초기 자립을 위한 일인당 약 1천200만 원의 정착금도 지원한다.

또 활동지원서비스,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를 연계하고 권익 보호를 위한 공공후견서비스, 법률 지원을 함께 지원한다.

특히 선도사업 지자체는 거주시설과 협의해 거주시설을 소규모화하면서 기능을 전환하는 실증사례를 1개소 이상 마련할 계획이다.

정신질환자 선도사업은 치료와 투약관리, 돌봄서비스 연계 등을 통해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실증모델을 마련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신의료기관 평균 입원기간은 약 200일이다. 이는 이탈리아 13.4일, 스페인 18일, 독일 26.9일, 프랑스 35.7일에 비해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이처럼 입원기간이 긴 이유로는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부족, 퇴원 후 지역사회 정착 경로 설계가 미흡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도사업과 관련해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한 외래치료명령제 및 퇴원정보 공유제를 강화하고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자의 불필요한 장기입원과 인권 침해 문제를 개선하면서 국민 모두의 정신건강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선도사업은 대상은 정신병원 입원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돼 지역사회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의사가 판단한 사람과 지역사회 거주 정신질환자 중에서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선도사업 참여 지자체는 사전에 국·공립 정신의료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또 올해 실시 예정인 의료기관 퇴원지원 시범사업 등을 활용해 퇴원 가능한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연결을 지원한다 .

정신의료기관은 본인이나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퇴원 예정자의 정보를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읍면동 케어안내창구로 통보하고 통합서비스를 미리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다양한 서비스의 연계와 제공 지원 안내 등을 통해 정보 제공 동의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퇴원 후 지역사회 복귀 전 중간 단계로서 적응과 자립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자립체험주택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해당 주택에 상시 거주하는 지원인력으로부터 일상생활 훈련 등을 지원받으면서 3~6개월(1회 연장 가능) 동안 거주한다. 또 지역사회에서 직업 활동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활활동을 지원하는 정신재활시설 확충도 유도할 계획이다.

이후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의사 등의 판정을 거쳐 지역사회 복귀가 이뤄진다.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업, 지역사회서비스 청년사업단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 중 케어가 필요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투약 관리 등 정신건강 종합케어서비스를 지원하고 외래진료를 충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례관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정신건강 종합케어서비스는 지역사회 정신질환자에 대한 증상관리, 일상생활 지원, 사회적응 및 취업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 실시, 월 20만 원의 바우처 제공 등을 포함한다.

선도사업 지자체는 퇴원 정신질환자와 지역사회 수요자를 정기적으로 방문·관리하는 상시 지원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 내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인력을 1~3명 추가로 배치하고 지역 보건소와 협업체계를 마련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재가 의료급여 모델을 2019년에 마련해 2020년부터 선도사업 지역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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