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신보건예산은 29개 고소득 국가들의 중간 규모"
"우리나라 정신보건예산은 29개 고소득 국가들의 중간 규모"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1.15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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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성 미 애리조나대 교수, 본지에 관련 글 보내와
윤석준 지원단장의 예산 부족 논리는 잘못된 보고에 근거
건보·의료급여가 의료인에 지출되는 예산도 정신보건예산
정신건강정책과 담당 예산만 언급은 부적절
1700억 원만이 정신보건예산으로 환원되는 게 아니야
의료보장제도는 정신보건예산만 들어가지 않아
건강보험·의료급여 합치면 정신보건예산 1.5% 넘어
건강보험·의료급여의 수가 지원 해결돼야

 

오현성 미 애리조나주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c)문화일보
오현성 미 애리조나주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중지단)이 정신건강동향 vol.5에서 우리나라의 정신보건 재정이 전체 보건 예산의 1.5%에 불과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5%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나왔다.

오현성 미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15일 <마인드포스트> 페이스북에 보내온 글에서 윤석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장(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이 발표한 ‘2019년 정신건강복지관련 재원분석’에 대해 “정신보건 예산을 왜곡하여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마인드포스트>는 지난 13일 윤 지원단장의 분석 글을 게재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읽기(클릭)

오 교수는 “연구(분석)에 언급된 1천713억 원 정신건강 관련 예산은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가 담당하는 예산에 불과하고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이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이라고 소개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윤 지원단장이 소속된 기관이며 이 센터가 학술지에 준하는 정신건강동향을 발행하고 있다.

오 교수는 “자신이 소속된 정부기관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제 정신보건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지출되는 예산을 과소 보고했다”며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예산을 받는 과정에서 정치적 힘을 확보함을 목표로 한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윤 지원단장이 정신건강 관련 예산 분석에 대해 몇 가지로 반박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윤 지원단장은 기획재정부 열린 재정(재정정보공개시스템)에서 보건복지부 소관 지출 예산 중 정신건강 관련 예산을 분석했다. 이 예산은 자살예방, 정신보건시설확충, 정신건강문제해결연구, 정신요양시설 운영 지원 등에 지출된다.

오 교수는 정신건강문제해결연구의 경우 국립정신건강센터 내부 인력 및 일부 정신의학과 교수들이 대부분 관련 예산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신요양시설 운영지원 예산은 정신보건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가장 큰 지출로 약 806억 원이 집행돼 전체 정신건강 예산의 47.5%가 여기에 지출된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이어 윤 지원단장이 제시한 국제 정신건강 예산 비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지난 2014년 WHO는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의 보건복지부에 공문을 보냈다. 이 질문지에는 각국의 정신보건예산을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즉 2014년 정부가 했던 지출을 현지 통화로 적으라는 부분이다. 질문지는 ▲정신병원 ▲일반병원 내 정신병동 ▲정신요양원 ▲다른 주거시설 ▲정신의학전문의 외래 ▲일차진료기관에서 제공한 정신의료서비스 비용 ▲기타 정신보건외래 서비스 ▲지역사회 재활시설 등을 담고 있다.

오 교수는 “질문 내용을 보면 윤석준 (지원단장 분석에) 등장한 정부예산 항목에 의해 운영되는 곳은 정신요양원 한 곳”이라며 “그럼 도대체 다른 곳은 어떻게 운영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내가 조현병 증상이 있어 정신병원에 입원하면 내가 모든 돈을 내느냐”며 “정신요양원 이외에는 다 땅 파서 장사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의료보장제도가 있기 때문에 일반 예산의 일부인 정신보건예산이 1700여억 원이어도 수많은 정신의학전문의, 정신건강전문요원들이 월급 받아 생활을 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지원단장이 WHO가 지적하는 정신보건예산의 일부에 불과한 1700억 원의 정신건강정책과 담당 예산만을 언급하며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정신보건 관련 예산은 얼마나 되는 걸까?

현재 국민건강보험은 월급에서 원천징수된다. 또 정신과 관련 진료를 받을 때 의사와 관련 전문가들은 전체 치료비의 10~20%를 환자에게 받고 나머지 80%는 정부의 준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다. 오 교수는 이 지출도 정부지출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1700여억 원은 사실상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오 교수는 이 같은 논리 전개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정신보건서비스 예산의 경우 국민건강보험 3조2천15억 원, 의료급여 1조3천96억 원으로 모두 4조5천111억 원이다.

오 교수는 “윤 지원단장이 대한민국 정신건강 관련 지출을 5%로 늘려야 한다고 하는데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를 다 합쳐도 같은 결론인가”라며 “윤 지원단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잘못된 데이터를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WHO가 (조사한) 2017년 고소득 국가 29개국의 국민 1인당 정신보건 정부지출의 중간값은 80.24달러”라며 “윤 지원단장이 (제시한) 8.80 달러는 어디서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인구수(5천147만 명)를 국민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지출 금액을 나눌 경우 일인당 8만7천645원이 나온다. 달러로 환산하면 79.68달러다. 우리나라의 정신보건 관련 지출이 WHO에서 고소득 국가로 분류된 나라들 중 ‘중간’은 간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신보건서비스 체계의 개혁을 위해서는 의료보장제도인 건강보험과 의료급여가 어떻게 수가를 지원하는지를 해결하지 않으면 실질적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며 “방안에 있는 코끼리를 조련해서 방밖으로 내보낼 논의를 하는 것을 방해하는 글이어서 간언드린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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