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자살 산재로 인정해야... 나약한 인간성으로 매도 말아야”
“과로자살 산재로 인정해야... 나약한 인간성으로 매도 말아야”
  • 임형빈 기자
  • 승인 2019.01.17 0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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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산재인정하려 애쓰고 회사는 자료제출, 책임회피
근로복지공단 산재인정 바늘구멍
근로이상으로 오는 정신질환 피해 앞으로 산재로 보호받을수 있어
여유 없는 기계적 노동의 현실 (c) American Affairs Journal
여유 없는 기계적 노동의 현실 (c) American Affairs Journal

과로사를 사회적 책임으로 인정하는 추세지만 과로자살은 여전히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문화가 완고하다. 회사 내의 과중한 업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에 희생하는 정신을 더 이상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로사는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로 뇌출혈 등 뇌심혈관질환이 나타나 숨지는 것으로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한국, 일본, 대만 등에만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과로자살은 과로, 실적 압박, 직장 내 괴롭힙 등 업무 스트레스 탓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를 말한다.

일본은 과로자살도 과로사의 일부로 인정하지만 한국은 과로자살에 대한 법적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다. 자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금기시 되어 온 것도 문제지만 자살로까지 가게 된 이유와 재발 방지에 예방적인 조치가 없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래서 과로자살을 ‘문제있는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 피해자에 대한 공동체적인 예의를 무시하고 조직 내의 문제 외로 간주한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과로사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회사와 마주쳐야 한다.

과로자살이나 정신질환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c) Healthy Place
과로자살이나 정신질환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c) Healthy Place

과로자살을 단순히 개인 자살로 치부해선 안 된다. 회사 내의 금욕적인 규칙과 체제에 순응하다 과로에 이르기까지 스트레스질환에 시달리다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피해자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말고 직장 내 순응적인 처사에 힘들게 일하다 죽은 과로사로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유가족에 대한 보상으로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

“회사의 직무 규정에 맞게 일해왔습니다. 근무 시간 외의 노동은 그를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동료와 조직의 체제에 균열이 안 가게 하기 위해 꾹꾹 참으며 일했습니다. 직장 내 근무태도에 따른 비정상적인 경고 조치에 그는 순응하면서 집과 아이들을 위해 노동해 왔습니다. 직장 내 힘든 근무환경과 동료들과의 불협화음은 그를 스트레스 질환에 시달리게 했고 급기야 몰려든 정신적인 공허함은 중증 우울증에 빠지게 했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티다 결국 자살을 했습니다. 그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받나요?”

중견 컨베이션 회사에 다니던 김연우(42) 씨의 참혹한 죽음이다. 그의 아내 김순희(38)씨는 그의 직무태도에 이같이 말하며 그의 선택은 과로사라고 주장한다. 김연우 씨는 회사의 능치않는 직무를 계속하다 우울증과 망상의 피해를 입었다.

그는 3년전부터 정신질환으로 정신병원 외래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그 증상이 심각했다. 병원에서는 질환의 정도에 따라 휴직을 권고했으나 그는 한 가정을 맡고있는 가장으로서 노동을 계속해왔다. 그러다 정신적인 질환 후유증과 회사의 비정상적인 노동 운영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 유족들은 그의 죽음을 과로사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의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과로사, 과로자살 유가족은 충분히 죽음을 애도할 틈도 없이 동분서주해야 한다. 과로사, 과로자살의 배경을 설명할 자료를 가진 회사는 대체로 책임을 회피하고 유가족들은 산재입증 책임을 떠안으며 ‘심리적 침물’을 겪는다. 애써도 산재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는 과로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 자체가 없다. ‘고의 자해행위’인 자살은 기본적으로 산재로 보지 않는다. 다만 예외 조항으로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를 했다는게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만 산재가 될 수 있다.

정신질환을 앓는 노동자가 산재신청을 하면 ‘정신질환 과거력’이 있다는 이유로 산재불승인 처분을 하면서 정작 정신질환으로 노동자가 자살한 뒤 유가족이 산재신청을 할때는 ‘정신질환 과거력이 없다’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 국회에서 이에 대한 산재법 개정 발의로 회사에 직무 중 여러 곤란한 환경을 마주쳐 정신적인 스트레스, 망상, 우울증에 의한 정신질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산재로 인정하기로 했다. 과거에 정신병력이 있어도 이번에 발의된 산재법에 노동의 취약성으로 인정돼 억울한 죽음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자기의 적성 범위 이상의 노동력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 내의 이율배반적인 정책 방향은 그들을 허기진 벼랑으로 몰아세운다. 게다가 회사 내의 열등한 복지정책은 지친 노동자의 피로를 배가시킨다.

이에 몰려오는 정신적인 피해, 스트레스질환, 우울, 망상 등 정신질환의 여파는 노동자를 사각지대로 내보낸다. 그들에게는 가족이 있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극단적인 선택인 과로자살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하며 회사의 발전과 함께 개인의 삶도 유기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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