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부한다…‘강제입원·강제치료·강제관리’
우리는 거부한다…‘강제입원·강제치료·강제관리’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1.17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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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시민단체 제1차 공동대책위 회의 진행
성명서 초안 발표…국회 발의 법안들에 우려 표명
정신병원 억압적 폐쇄병동에 대한 반성 우선해야
국가가 자발적 동료네트워크 형성 지원해 줘야
동료지원·상담 등 회복 지원 서비스 도입해야
정신장애 단체 관계자들이 17일 파도손 사무실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c)마인드포스트
정신장애 단체 관계자들이 17일 파도손 사무실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이미지 흐림 처리) (c)마인드포스트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일부 국회의원들이 정신질환자 사법입원 제도 도입 촉구와 관리와 격리에 관한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17일 정신장애 단체 대표들이 모여 제1차 회의를 진행했다.

서울 충무로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사무실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정신건강서비스 정상화 촉구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칭)의 정확한 명칭 만들기, 정신장애계와 지지세력들의 연대체와 협력기관 구성, 성명서 검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토론을 벌였다.

참여단체는 <마인드포스트>를 비롯해 파도손,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울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전문요원협회, 수원마음사랑, 정신장애인 예술단체 안티카 관계자들이다.

공대위는 성명서 초안에서 “대한신경정신의학회를 비롯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내놓은 여러 대안들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대위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전수조사, 법원 판결을 통한 강제입원, 강제치료의 강화, 외래치료명령제의 요건을 완화한 강제치료의 강화, 정신병원 퇴원 환자의 강제관리 등에 대해 “당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갈등을 겪는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은 ‘정신질환’이라고 낙인 찍히지 않기 위해 치료받은 것 자체를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공대위는 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정신장애인들이 퇴원 후 치료를 받지 않으려 하는지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선 입원한 정신병동이 폐쇄병동으로 감옥보다 나을 게 없는 환경은 아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병원에서의 치료가 약물투입 외에 다른 치료가 없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되짚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대위는 “십만여 명의 당사자를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에 가두어 두고 약물치료만을 고집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강화하는 대안들이 채택된다면 ‘정신질환’이라고 이름 붙여진 당사자의 운명을 송두리째 위험에 빠뜨리는 잔인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신질환’ 당사자의 자기결정권과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무엇보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약물치료보다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대위는 이를 위해 “강제외래치료명령이 아니라 퇴원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동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라며 “외래치료명령제도 운영에 필요한 비용 일부만 있어도 당사자 자조모임 결성과 활동 지원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려는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 대책도 사회적 낙인만 강화할 뿐이라는 게 공대위 측 입장이다.

공대위는 “그 비용으로 모든 정신병원을 대상으로 ‘정신질환’이라 이름붙인 환자를 폐쇄병동에 감금하면서 얼마나 비인간적인 처우를 하기에 퇴원 후 치료받기를 거부하는지 전수조사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많은 비용을 투입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홍보를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며 “정신질환 당사자들에게 위기상황의 동료 지원, 동료 상담, 동료들의 재활과 회복을 직접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의 이같은 정책 제언은 그간 간과돼 왔던 당사자와 당사자 단체가 지원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게 하거나 그 서비스 제공에 핵심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대위는 “이미 실패했음이 드러난 강제입원, 강제치료, 강제관리의 낡은 시스템을 더 강화시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자인 당사자의 인권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며 “(당사자들이)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주어 정신건강서비스 제공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치료와 서비슬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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