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당사자인 직업능력훈련교사가 보내온 편지
우울증 당사자인 직업능력훈련교사가 보내온 편지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2.15 1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처우 열악…직업훈련 예산도 삭감
제대로 된 처우개선으로 안정적 일자리 필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가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일자리마저 위협당하고 있는 주장이 나왔다.

자신을 우울증 당사자이자 직업훈련기관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김경태(28) 씨는 최근 <마인드포스트>에 보내온 A4 4장 분량의 편지에서 “직업훈련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따르면 자신이 졸업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졸업과 함께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을 부여한다. 그러나 교사로서 직업훈련기관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는 재취업을 준비하는 실업자에게 교사가 가진 전공 지식과 지혜를 전달한다”며 “실업자를 기능인으로 양성해 취업 가능한 생산적 인력으로 변화시키고 용기를 주는 의미 있는 인생의 조력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졸업만 하면 당연히 가지는 교사 자격증이 다른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이력서 스펙으로 쓸 수 있는 단순 경력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씨가 통계청 통계를 근거로 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은 2만1600명이다. 이중 실제 교사로 일하는 사람은 1만6700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39.8세이고 평균 임금은 217만 원 수준이다.

김씨는 “높은 평균 연령으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 부재와 낮은 수준의 급여 수준은 직업훈련계에 진출하고자 꿈을 가진 젊은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들에게 큰 괴리감을 준다”며 “낮은 급여와 적은 일자리 수는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일자리 예산은 늘어난 반면 직업훈련 예산은 감축돼 매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교육부에서 관리하는 공교육 교사에 비해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는 매우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교육부와 달리 고용노동부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관리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교사가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 현재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로 근무를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의 연금제도, 복지제도를 만들 가능성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사로서 은퇴하는 시기에 연금 및 복지 등에서 아무런 지원조차 없다는 것은 해당 직종에서의 큰 딜레마”라며 “관리 주체인 고용노동부에서조차 미래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현재의 대한민국 일자리 정책은 배고픈 사람이 고기를 지속적으로 잡아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당장 배고픔만을 해소해주기 위해 고기를 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단기적 현상 해결을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 애정만 가지고 현실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처우가 이뤄짐과 동시에 현실 요건이 충족돼 안정적인 심리상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