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처럼 생애주기별 특성에 따라 정신건강 예방 정책 접근해야”
“유럽처럼 생애주기별 특성에 따라 정신건강 예방 정책 접근해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2.20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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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김혜란 연구원 ‘고령화리뷰’서 주장
우리나라 정신과 진료 환자 ‘우울증’ 가장 많아...유럽은 '불안장애'
20대에서 환자수·진료비 가장 많이 증가
유럽 정신질환은 불안장애와 우울증, 마약·술중독 순
유럽, 정신건강 증진 및 예방 정책에 우선순위 투자
산전·출산 및 영아기 때에 정신건강 교육 효과 커
생애주기에 따른 정신건강 증진 정책을 실시해야

우리나라가 최근 5년간 정신건강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2017년 진료비도 전년 대비 2.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럽의 경우 정신질환으로 발생되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뿐 아니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생애주기 단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생애주기에 따른 정신건강 예방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연구원 ‘고령화리뷰 30’에서 김혜란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정신건강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계속 증가했으며 질환별로는 우울증이 가장 많았다.

2017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177만 명으로 전년 대비 5.9%p 증가했으며 진료비는 1조4천3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p 늘어났다. 진료비는 우리나라 GDP의 0.08%를 차지했다.

2013~2017년 동안 연령별로 20대에서 환자수 및 진료비가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2017년에는 0~9세의 진료비가 174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9.4%p로 늘어났다.

이 기간 질환별 환자수는 우울증 51만1059명, 불안장애 35만799명, 불면증 13만1535명으로 순이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20대 이후에 급격히 증가해 50대 환자수가 가장 많았으며 불면증 환자는 50~60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인당 내원 일수가 가장 많은 질환은 0~19에서는 조울증, 20~29세는 조현병, 30~39세는 알코올 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 40~69세는 조현병, 70~79세는 조울증, 80세 이상에서는 혈관성 치매였다.

성별로 남성은 알코올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가, 여성은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가 가장 많았다.

한편 유럽에서는 2016년 기준 인구 6명 당 1명꼴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가장 흔한 정신장애는 불안장애 2천5백만 명(5.4%)이었으며 우울증 2천1백만 명(4.5%), 마약·술 중독 1천1백만 명(2.4%)로 각각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11세 어린이의 10~15%는 적어도 정신건강 문제나 행동장애 중 하나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5~24세의 연령대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자살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여성은 불안장애와 조울증을 비롯해 정신질환을 남성보다 더 많이 겪었다. 반면 남성은 마약·알코올 사용 장애가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은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에 비해 만성적 우울증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고용상태의 경우 실업자의 우울증은 일하고 있는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직업을 갖게 되면 우울증과 정신질환이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유럽 28개국의 정신건강과 관련해 발생한 비용은 6천억 유로(전체 GDP의 4%)였다.

이에 따라 유럽은 정신질환 치료뿐 아니라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정신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다각도의 구체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럽의 정신건강 증진 및 예방 정책을 우울증 예방, 학교 및 직장에서의 정신건강 증진, 자살 방지, 노년층의 정신적 웰빙 향상을 지향하고 정신적 고통을 조기에 감지하도록 설계됐다는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핀란드의 경우 자살 예방과 관련해 1980년부터 국가자살예방 캠페인을 통해 30년 동안 자살률을 50% 이상 감소시켰다.

유럽 31개국에는 100개가 넘은 정신질환 예방 및 홍보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이러한 활동은 생애주기에 따라 달리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산전·출산 전후 및 영아기, 2~10세의 어린이와 부모, 11~25세 아동 및 청소년, 직장인, 실업자, 고령자로 목표 연령대가 설정돼 있다.

특히 산전·출산 전후 및 영아기 때에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나 영국·헝가리·독일에서 이 시기의 양육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독일의 경우 0~3세까지의 조산아 부모에게 조산사 및 전문가를 지원해 집중적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조기 지원(Early Help)’을 실시 중이다.

반면 사회적으로 우울증을 느끼기 쉬운 실업자와 고령자에 대한 프로그램은 다른 단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로그램이 적었다.

김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생애주기에 따른 정신건강 예방 및 증진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며 “특히 사회적으로 정신질환을 겪을 수 있는 입장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집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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