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 침투하는 미세먼지... 정신건강 적신호
뇌로 침투하는 미세먼지... 정신건강 적신호
  • 김근영 기자
  • 승인 2019.03.07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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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공포증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소가 발표한 '대기 질 수명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전 세계 인구 1명당 기대 수명을 1.8년씩 단축시킨다. 일정 농도(공기 1㎥당 10㎍)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세계 인구 전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과거엔 흙먼지 수준이던 미세먼지가 지금은 각종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뒤섞여 독성이 더 강해지면서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조현병 당사자 A씨는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바깥으로 나가도 숨쉬기 힘들다"며 "나가지도 못하고 우울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코와 입으로 호흡할 때 공기와 함께 몸속으로 들어온다. 입자 크기가 워낙 작아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한다. 이후 모세혈관을 통해 온몸 혈관으로 퍼져 신체 모든 장기와 세포로 퍼진다. 때론 피부를 뚫고 바로 체내로 들어오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코나 입으로 들어가 재채기, 콧물, 목 따가움을 유발한다. 심하면 호흡 곤란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가 두피에 내려앉으면 모공에 염증을 일으켜 탈모가 생기기도 한다. 눈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고 코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비염이 일어난다.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가면 정말로 위험하다. 코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직접 혹은 혈관이나 신경을 타고 뇌까지 올라가 뇌졸중이나 치매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뇌로 침투한 미세먼지는 뇌세포 사이의 연결을 끊기도 한다.

중금속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뇌로 들어가면 혈관을 딱딱하게 하는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뇌혈관이 동맥경화가 되면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 뇌졸중 위험도가 높아진다. 아울러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와 운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를 직접 파괴해서 알츠하이머와 같은 파킨슨병 위험도도 높아진다.

대기오염으로 악명이 높았던 멕시코시티는 대기오염이 젊은층의 치매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Lilian et al., 2018). 분석결과 사는 동안 지속적으로 미국 환경청의 환경기준을 넘어서는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경우 젊은층뿐 아니라 태어난 지 1년 미만의 아이에서도 치매와 관련된 2가지 특정 단백질이 뇌에 쌓이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초미세먼지가 혈관-뇌장벽까지 뚫고 뇌로 침투해 염증반응이나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신경세포에 이상을 초래해 치매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치매는 흔히 나이가 많이 들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젊은 나이에도 치매가 발생하고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미세먼지와 뇌 질환의 연구를 가장 활발하게 이어온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은 몸 안에 들어온 미세먼지를 배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과일 △채소 △다크초콜릿 등을 제시했다. 이 음식들은 미세먼지가 뇌 안에 들어가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전 산화반응을 차단해 어느정도 염증을 줄일 수 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뇌와 척수에 있는 수액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뇌의 청소활동을 증가시키는 방안으로 '숙면'을 제안했다.

 

[참고문헌]

Lilian Calderón-Garcidueñas, Angélica Gónzalez-Maciel, Rafael Reynoso-Robles, Ricardo Delgado-Chávez, Partha S. Mukherjee, Randy J. Kulesza, Ricardo Torres-Jardón, José Ávila-Ramírez, Rodolfo Villarreal-Ríos. Hallmarks of Alzheimer disease are evolving relentlessly in Metropolitan Mexico City infants, children and young ad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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