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몰래 키운이는 젖 엄마
밑에서부터 품어져 나오는
붉은 사연은 너브러져 할 이야기
입술에 담고 천년을 넘겼을
천년향은 제 숙명을 다하듯
엎드려 절하고 나를 유혹하며 자손을 불러모아
저렇듯 노랗게 수그려 자갈을 세고 있나
추억은 한 가운데로 젖은 흙 삽으로 쏟아지고 어쩌면 좋을까
각시 신랑 술래잡기 한 획을 긋고
날아오른 학의 무리 다시는 다가설 수 없이 태양에 몸을 맡기고
색안경으로 치장하고 아기들 행렬 지어 놓고
바다에 떠있어야 할 빛 가신 제 몸을 떨구고
이 별 저 별에 숨구멍이 숨어
시름 하염없다
이인숙님은...
2010년 '자유문예'로 등단. 2013년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선정. 2015년 경기도 장애인 문예공모전 입상. 시집으로 '새벽을 바라며', '달에 꽃피다', '상아를 훔친 사람'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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