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의 44%가 우울증 경험…18% 자살고위험군
회사가 조직원의 회복탄력성 증진시키는 체계 잡아야
정신건강이 위험한 감정노동자를 위해 조직 차원에서 제도를 개선하거나 회복탄력성을 길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산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 고려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 연구팀은 안산시 감정노동자 실태조사를 통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연구는 19세 이상 성인으로 판매, 서비스직 등 대면 서비스를 하는 감정노동자 489명이 대상이다. 연구팀은 우울, 불안, 스트레스, 자살사고 등의 전반적인 정신건강위험도 평가와 더불어 개인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가 고객 응대에 있어 과다하고 부당한 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다고 호소했다. 고객 응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지지체계나 보호체계가 없어 조직 차원의 관리나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은 ‘조직이 감정노동자의 업무를 감시하며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낀다’고 응답했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마음의 손상이 크며 감정이 회복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해 남성의 11.1%, 여성의 17.1%가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전체 응답자의 44.1%는 우울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일반인구의 우울증 유병률(5~6%)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 응답자의 35.5%가 불안감을 느낀 경험이 있고 18.2%는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석됐다.
직무스트레스와 감정노동은 대부분 하위요인에서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무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과는 반비례했다.
회복탄력성은 역경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항해 스스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고객응대의 과부화, 감정의 손상, 조직의 모니터링 및 관리체계 등으로 인한 문제와 우울, 불안, 자살, 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복탄력성의 대인관계 능력, 긍정성이 높을수록 직무스트레스를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감정노동자일수록 직무 중 스트레스 상황을 비교적 잘 극복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윤호경 교수는 “감정노동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주는 제도의 개혁이나 적절한 보호체계 마련과 같은 회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조직 차원에서 소속원의 회복탄력성을 증진시켜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는 교육 및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