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에게 가장 많은 정신질환은 ‘적대적반항장애’
소아청소년에게 가장 많은 정신질환은 ‘적대적반항장애’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4.03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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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가 적대적반항장애의 원인으로 밝혀져
유년기 분노와 고립감이 성인 후 자살·공격성 높여
정신과 전문상담 받는 비율 3%에 불과
ADHD 진단 청소년 자살률 6배 높아

우리나라의 소아청소년에게 가장 많은 정신질환은 적대적반항장애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신과 전문의 치료를 받는 비율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3일 전국 4개 권역(서울, 고양, 대구, 제주)의 소아청소년과 부모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만 13세 미만 초등학생과 부모 1천1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적대적반항장애가 2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10%), 특정공포증(8%) 순이었다.

적대적반항장애 어린이 10명 중 4명은 ADHD로 진단돼 ADHD가 적대적반항장애의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ADHD 환자의 경우 유아기에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등의 지로한 증상이 적절한 진단 및 치료 없이 반복적으로 제재당하며 쌓인 스트레트가 성장 과정에서 적대적반항장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붕년 학회 대외협력이사는 “ADHD로 인해 적대적반항장애는 유아기에 방치된 ADHD의 공존질환”이라며 “소아기 ADHD를 방치하면 성장 과정에서 품행장애와 비행 문제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DHD로 진단된 청소년에서는 일반 청소년 대비 자살 경험이 비율이 6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나 자살 계획도 각각 2배와 3배 높았다.

김붕년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ADHD 청소년의 자살 관련 경험이 비율이 정상 청소년에 비해 높은 것은 ADHD 증상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쌓아온 분노와 고립감, 복수심 등이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우울감과 만나면서 자살과 공격성이라는 극단적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ADHD 성인환자의 경우 게임과 약물 및 알코올 등 각종 중독 장애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게임 중독환자 255명을 대상으로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ADHD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인터넷게임중독이 만성적이었다. 중독 재발률 역시 1년째에 5배, 2년째에는 6배 높았다.

알코올중독장애 발생률도 ADHD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최대 10배 높았다. 약물남용 치료 중인 성인의 25%는 ADHD 환자였다.

ADHD는 아동기 발병 후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걸쳐 증상과 기능 장애가 지속되는 정신질환이다. 생애주기별 ADHD 유병률은 아동 5~10%, 청소년 4~8%, 성인 3~5%이다. 특히 ADHD 아동의 70%가 청소년기까지 지속되고 50%는 성인까지 지속된다.

그러나 소아청소년이 ADHD 등 정신건강 문제로 정신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비율은 3.1%에 그쳤다.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주변의 편견, 약물 치료에 대한 낙인효과 등이 치료를 꺼리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학회에 따르면 ADHD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의 모니터링을 통해 ADHD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또 상황에 따라 부모교육상담, 가족치료, 특수교육, 놀이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수반된다.

김봉석 학회 이사장은 “ADHD는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 일상뿐만 아니라 주변이나 사회경제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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