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인터뷰] 경기도립정신병원 문 닫나…“공공병원은 돈이 되지 않는 환자도 외면하면 안 돼”
[긴급인터뷰] 경기도립정신병원 문 닫나…“공공병원은 돈이 되지 않는 환자도 외면하면 안 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4.15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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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호 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 지부장 서면 인터뷰
경기도립정신병원 내달 7일 폐업 선언…노조 반발
노조, 공공병원이 적자로 폐업을 하는 건 이해 안돼
경기도가 정신의료원 신축해 직접 운영해야
지금 환자들을 내보는 건 탈원화가 아닌 방관·방치
병원 보호자 없는 행려환자 정신요양시설로 보내질 듯
퇴원에 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알 권리 담보 안 돼
만성적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시설 필요해
직원 고용승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거 없어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가 경기도립정신병원의 폐업을 막기 위해 투쟁에 돌입했다. 앞서 3월 27일 경기도는 현재 용인병원유지재단에 위탁 운영 중인 이 병원의 폐업을 선언한 바 있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와는 어떤 방식의 협의도 하지 않고 밀실에서 도와 재단이 병원 문을 닫는 데 합의했다는 이유다. 도는 중앙정부의 정책기조인 탈원화에 지향점을 두고 있으며 매달 3천만 원의 적자가 나는 병원 구조를 이대로 둘 수 없어서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위탁기간 만료로 다른 위탁기관을 모집했지만 아무도 위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들었다.

그러나 노조 측은 폐업 과정에 대한 노조와 환자 당사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 폐업은 위법하다는 지적이다. 탈원화의 정책 기조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살아갈 수 있는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사자들을 내보낼 경우 이는 탈원화가 아니라 ‘방치’와 ‘방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또 매년 3천만 원의 적자가 나더라도 공공의료기관을 그 이유 때문에 폐업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모든 공공의료기관이 적자인데 그럴 경우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현재 경기도립정신병원에는 155명의 환자와 39명의 직원이 생활하고 있다. 도가 탈원화를 외치지만 실제 내부적으로는 이들 환자들을 이웃한 용인정신병원으로 이전시키고 있다. 보호자가 없는 행려환자는 정신요양시설로 보내질 예정이다.

도는 내달 7일 전면 폐업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마인드포스트>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 용인병원유지재단지부의 문지호(37) 지부장과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문 지부장은 일인 시위 등 개인적 일정으로 인해 서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지호 지부장이 경기도청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문지호 제공
문지호 지부장이 경기도청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문지호 제공

-경기도, 경기도의회, 보건노조가 경기도립정신병원 폐업에 따른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현재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나.

“크게 의료 공공성과 용인병원유지재단 위탁의 문제점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저희 노조는 우선적으로 의료 공공성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재단의 문제점은 도의원들이 지적한 사항이다. 5월 7일자 폐업을 명시한 상태에서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 우선 폐업을 연기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기를 요청했다. 기존 목표는 폐업 무효다.

환자 소산, 직원 고용 승계, 폐업 무효 3가지 주제로 논의 중이고 경기도가 지난 10일 1차 회의 때 폐업에 따른 대안을 마련해 오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 없이 환자는 의료원에서 나눠서 받고 직원 고용승계 문제나 폐업 연기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2차 회의 예정이다.”

-왜 폐업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하나.

“경기도 입장은 수탁기관이 수탁을 포기하고 민간위탁을 2차례 공고했는데 지원이 없었으며 만성적자가 발생해서라고 한다. 구조적인 위치가 용인병원유지재단이 수탁을 하지 않으면 어디서도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는 것을 경기도도 알고 있다. 그럼 폐업 전에 다른 대안을 모색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공공병원으로 적자가 났다고 폐업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도립정신병원을 경기도가 직접 경영하라고 촉구했다. 도가 경영한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민간위탁의 문제점과 경기도의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경기도가 제 3의 지역에 정신과 중심의 의료원을 신축하거나 폐업한 기존 건물을 보수해서 직접 운영하라는 의미다. 이것이 안 되면 의료원 내 부지에 정신병동을 증축해 의료원이 관리하는 방법도 건의했다.”

-폐업 사유의 하나가 정부 정책인 탈원화와 인권강화라고 병원측은 밝혔는데 노조는 이를 방관과 방치라고 주장했다.

“탈원화의 정부 정책 뜻은 존중한다. 하지만 현재 지역사회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환자를 버리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 환자들은 며칠 안에 또 재입원 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을 폐업하고 대부분의 환자를 용인병원유지재단이 운영하는 용인정신병원으로 입원시키는 것은 탈원화와는 맞지 않다. 경기도는 퇴원에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의견에 따른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에 퇴원 관련 문의를 하면 용인정신병원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

용인병원으로 간 환자를 면담해보면 ‘의사가 가라고 해서 왔다. 집에 가고 싶었는데 여기 가라고 했다. 오기 싫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폐업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논의나 안내 없이 폐업 결정 이후에 용인정신병원으로 가지 않으면 집으로 가셔야 된다라고 하는 것은 치료 계획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폐업 과정에서 도와 재단이 밀실 협의를 하고 일방적으로 폐원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노조는 그 과정을 몰랐나.

“경기도와 위탁 만료 기간 전부터 논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는 노동조합과 충분히 상의하고 위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했다. 하지만 폐업 통보 공문을 받을 때까지 폐업에 대해 (노조는) 전혀 몰랐다. 운영 만료에 따른 청산 관련 협약안을 전면 공개 요청했지만 일부만 공개하고 있는 입장이다.”

경기도립정신병원 전경
경기도립정신병원 전경

-도립정신병원에 현재 환자 155명, 직원 39명이 있다. 소규모라서 도가 안일하게 폐원을 결정한 건 아닌가 의심이 든다.

“‘모든 공공기관이 적자인데 그럼 다른 공공의료기관도 폐업을 하는 것이냐’ 라는 질문에 담당 공무원은 공공의료기관과 민간위탁 기관은 다르다고 말했다. 민간 위탁기관이고 정신병원이며 소규모의 작은 병원이라 가능했다고 본다. 공공병원이지만 정신병원이라는 특성상 보호자나 환자가 민원을 강하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도내 정신의료기관들이 1만6천300 병상을 운영 중인데 병상 공급과잉으로 이중 2천500여 병상이 남아돈다고 한다. 정확한 근거가 있나.

“도에 근거를 물어보았으나 아직까지 대답은 듣지 못했다.”

-공공정신의료기관으로서 매년 적자가 3천만 원씩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공공성을 생각하면 적자가 나도 운영을 해나가는 게 공적 책임이 아닐까.

“공공의료기관이 흑자가 나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본다. 매달 3천만 원의 적자가 난다고 공공의료기관을 폐업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적자가 났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것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돈이 되는 보험 환자는 용인병원유지재단인 용인정신병원으로, 행려환자나 의료급여환자는 시설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 그런가.

“보험환자는 일부 퇴원을 했고 대다수는 용인정신병원으로 입원됐다. 의료급여 환자는 용인정신병원으로 가고 있고 빈 병동 하나를 오픈해 나머지 환자를 받을 예정이다. 보호자가 없는 행려환자는 시설로 보내질 예정이다.”

-용인병원유지재단이 용인정신병원과 도립정신병원 두 곳을 모두 위탁한 건가.

“용인정신병원은 재단이 운영하는 곳이고 위탁기관은 경기도립정신병원, 경기도 노인전문 용인병원이다.”

-5월 7일 폐원이 이뤄질 때까지 어떤 투쟁을 준비하고 있나.

“경기도청 앞에서 1인 시위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달) 23일 도의회 토론회 준비 중에 있다. 용인병원유지재단과의 작년 임금교섭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서 오는 19일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쟁의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직원 고용승계는 용인정신병원으로 다 흡수되나. 이중 선별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직원 고용승계에 관한 선별 과정 중 많은 소문이 돌아 직원들이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뉘고 있다. 고용승계에 관해서는 구두로만 소문이 돌고 구체적으로 문서나 논의는 없었다.”

-현재 용인정신병원에 비어 있는 201병동과 202병동이 오픈을 위해 리모델링 중이라고 한다. 그럴 경우 도립병원 환자 155명 중 122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나머지 33명은 어디로 가나.

“202병동을 리모델링(화장실 공사)해서 201병동 환자가 202병동으로 옮기고 201병동에 경기도립 정신병원 환자를 입원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몇 명을 받을 것인지, 남녀 혼합병동인데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나머지 병동에 자리가 비면 하나 둘씩 퇴원해서 용인정신병원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환자들의 경우 퇴원에 대해 자기결정권과 알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폐업 전 퇴원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미리 알려줘야 다른 병원을 알아보거나 퇴원해서 주거시설을 알아볼 텐데 그런 기회가 없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용인정신병원 폐원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지금 환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나.

“환자분들은 그 전에도 리모델링이나 공사를 한다며 병동 전체가 이동하는 것을 겪어봤고 서울시립정신병원 폐업 때도 환자들이 이동한 것을 알고 있어 크게 놀라지는 않고 있다. 다만 퇴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옆의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고 시설이나 진료환경이 좋아지지 않아 실망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c)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 갈무리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이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c)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 갈무리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 혹시 이렇게 나오게 되면 노숙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자의입원 환자나 알코올 환자가 퇴원해서 노숙생활을 하다가 입원을 반복하는 것은 빈번했다.”

-공공병원이 문을 닫으면 민간정신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의료급여 환자를 반길 정신병원은 드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재 지방 대학병원에서는 정신과가 적자가 많이 난다며 외래만 진료를 보고 입원병동을 폐쇄하고 있다. 또한 일부 병원은 돈이 되는 환자나 내과적 질환이 적고 문제를 일으키질 않을 환자를 골라 받고 있다.”

-공공정신병원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급성기 환자의 조기발견 치료도 중요하지만 만성적인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시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돈이 되지 않는 환자도 공공병원은 외면하면 안 된다. 외국 사례를 보면 인권 보호를 위해 정신과는 들어가는 문부터 달라 다른 환자들과 마주치는 일 없이 외래 진료를 보거나 입원을 할 수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립정신병원 폐원에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병원 폐업은 도지사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공공의료에 누구보다 앞장서 계셨던 이재명 도지사가 이 과정에 대해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해도 이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또 제대로 전달받고도 승인을 하신 거라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다.”

-(폐업하는) 5월 7일 이후의 투쟁 전략은 무엇인가.

“환자 소산 대책 없이 환자가 한 명이라도 남아 있다면 저희는 끝까지 병원을 지키며 싸울 것이다. 또한 한 명의 노동자라도 고용의 문제가 있거나 해고를 당하면 파업에 돌입할 것임을 강하게 밝힌다.”

일인시위 중인 문지호 지부장. 사진=문지호 제공
일인시위 중인 문지호 지부장. 사진=문지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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