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보자들’은 사과하라”…인권 단체 ‘파도손’ 항의 성명
“KBS ‘제보자들’은 사과하라”…인권 단체 ‘파도손’ 항의 성명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5.30 23: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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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을 범죄자 온상으로 치부하게 만들어
조현병을 ‘위험한 병’으로 곡해해
방영문 다시보기 삭제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해야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은 KBS 프로그램 ‘제보자들-조현병 쇼크, 그들은 왜 살인자가 되었나’ 방영분에 대해 영상을 삭제하고 정신장애 혐오 조장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최근 발표했다.

앞서 지난 23일 KBS는 정신장애인이 처한 환경과 삶을 다룬 ‘제보자들’을 방영한 바 있다. 파도손은 이 방송 내용이 정신장애인을 범죄의 온상, 범죄자의 가능성으로 치부하고 조현병을 ‘위험한 병’으로 곡해했다고 비판했다.

파도손은 “제작진은 정신장애인의 비장애인에 의한 피해 사례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이 일반인구의 10분의 1도 되지 않으며 강력범죄에 있어서도 낮은 수준이라는 ‘팩트’를 무시한 채 정신장애인의 범행으로 인해 사회 안전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기괴한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현병 환자 개인들이 ‘위험해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서는 혐오와 낙인 재생산밖에 더 되지 않는다”며 “개정법 이후 병원을 나온 환자들이 갈 곳이 없으며 정신보건센터에 등록하지 않는다는 언급 역시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개정법 이후 많은 정신장애인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하기 쉽지만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의 정신장애인들은 개정법 이후에도 여전히 정신병원에 있는 실정이다.”

파도손은 “‘제보자들’은 정작 중요한 당사자의 의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정신장애인을 타자화한다”며 “당사자의 목소리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게 됐지만 일말의 전문성이라곤 없는데도 피해를 입었던 주민이나 가족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촬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웃과 가족들의 불안과 공포는 고스란히 상영됐지만 정작 당사자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단 한순간도 알아보지 않았고 내비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왜 입원을 싫어하는가? 왜 치료 받기를 거부하는가? 지금 우리 사회 당사자들의 마음과 그러한 사태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방송 내레이션은 그가 ‘폭력을 휘둘렀다’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장한다. 범죄의 동기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병’에 걸려 그렇다고 단정한 뒤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파도손은 “‘치료 받지 않은 조현병 환자들은 사회 안전을 위협하며 치료를 거부하는 존재들’, ‘강제입원 요건을 완화해 격리 치료하자’가 이번 방송분의 핵심 주장”이라며 “‘제보자들’은 시종일관 입원의 필요성을 역설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병원을 기피하고 정신보건센터에 등록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정신병원의 열악한 치료 환경’”이라며 “우리는 격리하고, 과도한 약물을 투여하고, 사지를 결박하고, 각종 규제를 덮어씌우는 병원을 그만두고 치료 받고 싶은 병원을 만들자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파도손은 “병원과 제도의 문제를 외면한 것은 병원과 정부를 상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반면 정신장애인 당사자를 억제하는 일이란 얼마나 쉽고 만만한가. 제작진들은 사회적 약자를 향해 마음껏 ‘혐오’의 폭력을 휘두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우리는 살인자가 아니다. 우리는 예비 범죄자로 취급받은 것을 원치 않는다”며 “방송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를 범죄자, 살인자로 만들려는 KBS는 즉각 사과하고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작진이 만든 편견으로부터 해방되고, 개혁된 병원에서 원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KBS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해당 방송의 다시보기를 삭제하도록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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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제수민 2019-06-01 18:32:49
공영방송 KBS가 편집의도를 정신장애인 폄하 낙인 왜곡 호도하려는 목적을 가졌는가? 사장과 편성국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문을 방송하라. 국민편가르기에 앞장서는 엘로우저널이 아닌 이상 엄연히 국민의 한사람 한사람인 조현당사자들을 범자죄 취급하고 만성고질병자로 격리 조처해야한다는 논리를 공공연히 내보인 점 통탄할 일이다.

조현병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갈 것인지? 지역사회 인프라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수많은 예산은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지? 탐사보도할 내용이 차고도 넘치건만 조현인가두기만 힘쓰는지 기득권의 병폐를 앞세우고 있다.

약한자 조현당사자 죽는 자 조현당사자 살기힘들어 자살하고 나라를 떠나고 싶어하는 조현당사자를 국민으로 안아줘야한다. 대통령직속 정신장애인위원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