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을 ‘추정’으로 보도하지 말아야”
“범죄와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을 ‘추정’으로 보도하지 말아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6.06 20: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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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정신장애 혐오 보도 대안 모색 정책간담회
치료환경서 고립된 극히 일부 당사자가 사고 일으켜
보도준칙 못 지키면 중대한 품위손상으로 기자들이 인식해야
보도준칙에 ‘특정 내용 반드시 포함시키라’ 강조해야
어떤 제도가 작동하지 않았고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는 접근성 필요
언론은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만 중시…당사자 ‘소외’
보호·지원 없이 격리에 초점 두는 대안은 또 다른 폭력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방송·언론 보도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모색하는 정책간담회가 5일 서울 중곡동 국립정신건강센터 마음극장에서 열렸다.

발제에 나선 조근호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사업과장은 “질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 지식은 주로 매체를 통해 전달받는다”며 “편견 관련 연구에서 매우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강조되는 주요 영향요인은 대중매체”라고 지적했다.

조근호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사업과장 (c)마인드포스트.
조근호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사업과장 (c)마인드포스트.

이어 “정신질환과 폭력과의 연관성을 전달해 대중의 공포심을 극대화한다”며 “언론이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줘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정신건강 언론보도 경향에 따르면 지상파 텔레비전 KBS, MBC, SBS 3사의 1997년 정신질환 관련 보도는 50여 건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2010년 500여 건 가까이 증폭된다.

또 뉴스 보도 시각의 경우 정신질환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았다. 긍정적 시각은 5.5%에 그쳤다.

문제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지적이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조 과장에 따르면 캐나다의 경우 ‘정신질환으로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이 폭력적이라는 걸 암시하지 말라’는 보도준칙이 있다. 또 ‘조현병이 있는 사람들을 조현병 환자라고 언급하는 것과 같이 엮지 말라’고 강제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정신질환 건강 및 자살로 인한 사망 보도 시 유의’해야 하며 ‘의학용어의 올바른 사용’, ‘도움, 지원 및 치료에 집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 과장은 “정신질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데 TV 뉴스는 14.6%만이 과학적 연구결과를 언급한다”며 “유전적·생물학적 측면에서 찾는 경우 2.7%, 사회정서환경적 스트레스에서 찾은 경우는 51%”라고 분석했다.

조 과장은 이어 “정신질환자와 관련된 정보가 포함된 경찰 주장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면 독자는 그 범죄를 정신질환자의 범행으로 규정하고 확대 해석하게 된다”며 “기사 작성 시 정확성, 객관성, 사회적 책임성 등에 어긋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범죄와 정신질환과의 연관성 여부를 ‘추정’ 상태로 보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 관련 보도 시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의 인권을 일반인의 인권과 동등한 무게로 중요시해야 한다”며 “사람 중심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추가 피해 또는 마음의 상처를 입는 사람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간담회 참여자들 (c)마인드포스트.
정책간담회 참여자들 (c)마인드포스트.

장우석 청주정신건강센터 직무지도원(당사자)은 “치료를 받는 조현병·조울증 당사자는 약물 치료와 외래치료를 통해 안전한 상태에 있다”며 “단지 치료 안전망에서 벗어난 상태에 있고 생활관리가 안 되는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극히 일부분의 고립된 당사자가 사건사고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장 지도원은 이어 “전체 정신질환 당사자에 대한 보도로 오해되지 않도록 약물관리와 생활 관리를 못한 극히 일부분 정신질환 당사자임을 부연설명해야 한다”며 “치료와 예방관리 관점, 회복되는 병이라는 관점, 누구가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는 설명이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한국일보 기자는 “사건 발생 초기에 ‘범인이 횡설수설한다’라고 경찰 또는 주민이 진술하면 이를 기사에 담지 않기가 어렵다”며 “기사에 불확실하다면 추정이라는 단서를 달아서 원인을 표시해야 하는 것이 기사작성의 원칙”이라고 토로했다.

김 기자는 “정신질환 범죄에 대한 보도준칙을 제정한다면 ‘기사에 특정 내용을 꼭 포함하라’는 포인트를 잡아서 강조해야 한다”며 “보도준칙은 모호한 내용보다는 내용이 명확하고 문구가 명확하게 제시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신건강 응급상황에서 연락해야 하는 번호나 범죄율과 급성기 증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담은 문구를 공유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배양진 JTBC 기자는 “정신질환이 위험하냐, 위험하지 않냐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며 “어떤 정신질환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위험해진다, 그런데 어떤 제도가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는 접근법으로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신장애와 관련된 사회문제는 범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재활서비스의 범위, 당사자와 가족이 처하는 경제적 문제, 차별과 소외와 관련된 문제가 많다”며 “이런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면 정신장애인과 가족은 영원한 타자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혜민 비마이너 기자는 “언론은 정신장애인의 삶의 행간을 읽어야 하는데 그 삶은 장애, 빈곤, 교육, 노동, 젠더, 건강, 문화 등이 뒤엉켜 있는 고차함수”라며 “공부하고 고민하고 사유해야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 기자들에게 장애와 빈곤, 복지제도를 깊게 공부하고 고민한 계기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강혜민 비마이너 기자 (c)마인드포스트.
강혜민 비마이너 기자 (c)마인드포스트.

이어 “강제입원·강제치료가 횡행한 현실에서 의사와 당사자의 입장은 많은 경우 대립한다”며 “언론은 주로 전문가의 발언만 실을 뿐, 정신장애인 당사자 집단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강 기자는 “보도준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언론사와 기자로서의 품위가 손상되는 중대한 행위라고 인식하게끔 해야 한다”며 “각 언론사마다 장애·빈곤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소수자 부서를 만들면 어떨까”라고 제시했다.

최원화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사무처 팀장은 “사회적 안전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보돼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를 대비한 시스템은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보호와 지원 없이 사회적 격리와 배제에 초점을 두는 대안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11월까지 437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정신질환·정신건강·정신병 등의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한 기사 2028건을 추출한 바 있다.

최원화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사무처 팀장 (c)마인드포스트.
최원화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사무처 팀장 (c)마인드포스트.

분석 결과 직접적인 정신질환자 비하 표현 등을 사용하지 않으며 부정적 논조를 가진 보도는 7.1%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사를 읽는 독자의 감정유형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조현병 관련 보도에서 중립적 논조를 가지면서도 부정적인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공하거나 정신질환이 언급된 사건을 반복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방향으로 보도 경향이 변화하고 있다는 게 최 팀장의 분석이다.

최 팀장은 “새로운 법·제도와 사업을 시작할 때 향후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그 전에 법·제도가 가진 한계가 무엇이었는지,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은정 중앙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보도준칙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신 부센터장은 “기사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헤드라인에 자살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야 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언론이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니터링 계획이 구체적이어야 하며 언론의 경우 사건기자 세미나나 수습기자 교육이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국가인권위원회,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정신장애연대(KAMI)가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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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제수민 2019-06-07 02:41:58
대안이 백화점식이다. 실천의지 실천주체가 누구인가?
당사자가 백번 의식화교육하고 모니터링하고 1인시위하고 항의편지하고 진정하여도, 넥타이맨 기득권이 꿈적않는다.
이젠 위에서부터 실천하라. 상선약수 - 위로부터 맑은 물은 아래를 맑게 옥토를 이룬다. 전문의 서너명의 반성 개혁이 삼천명 당사자의 의식화 투쟁보다 낫다.
대통령직속조현위원회가 있어야 국회도 신경쓴다. 국책100순위 밖 조현정책을 주류화 이슈화 하지 않으면 성패 볼수 없다. 언론 문제면 언론사 사장 편성국장 나와 개선책 마련해야 한다.
속알머리 없는 토론이 반복되면 변론 성찬이다. 핵심 당국자가 나서라 책임질수 있는 사람이 토론하고 책임지라. 로드맵을 확실히 잡자. 언제까지 마치겠다 책임 어떻게 지겠다 약속받는 정책토론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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