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의 시대…인천 서구에 들어설 정신병원에 주민들 반발
혐오의 시대…인천 서구에 들어설 정신병원에 주민들 반발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6.28 19: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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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병원 500m 반경에 초등학교만 세 곳”
보건소, “시설과 인력 기준 충족되면 허가…주민 의견 고려 중”
병원측, “주민설명회 개최 준비 중”

인천 서구 검단지역에 입주할 정신병원을 두고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병원 위치가 아파트와 학교로 둘러싸인 원당지구 한복판이라는 이유에서다.

원당사거리에 입주 예정인 이 병원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다. 지상 1층에 외래환자를 위한 진료실, 지상 2층부터 5층까지에 183개 병상이 들어설 예정이다.

병원은 현재 준공은 마쳤지만 지난달 서구보건소에 제출한 의료기관 개설 허가 신청이 서류 불충분으로 반려되자 보건소가 요구하는 인력과 의료장비 등을 확충·보완하고 있다.

현재 병원 반경 500m 안에 초등학교 세 곳과 유치원과 학원 등이 있다. 주민들은 100m 떨어진 곳에 입원시설을 갖춘 또 다른 정신건강의원이 이미 운영 중이라는 이유도 들었다.

주민 A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조현병 환자 범죄 사건이 보도되는 마당에 불안해하는 주민들에게 ‘포용적이지 못하다’며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고는 예고 없이 순식간에 벌어질 수 있고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초등학생들이 그 위험을 감수하게 내버려둘 수 없다”고 밝혔다.

원당아파트연합회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정신병원 허가 반대 서명’을 진행해 현재까지 주민 550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원당사거리에서 주민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신병원 허가 반대 규탄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서구보건소에도 관련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개설 허가가 다시 이뤄졌는지 묻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재신청 서류가 접수되지 않아 허가 여부를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설과 인력 기준 등 의료법에서 정한 사항이 충족되면 허가하는 게 원칙이지만 지역 주민 의견을 고려해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병원 측은 보건소가 요구한 허가 요건을 갖춘 후 7월 초에 다시 개설 허가 서류를 제출한 예정이다.

병원 측 관계자는 “지난 21일 아파트연합회에 연락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연기됐다”며 “병원에서도 아파트마다 배정된 초등학교 등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디어에 보도된 조현병 범죄자는 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받는 환자가 아니라 치료를 중단한 지 2~3년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투약 거부나 무단이탈 등 질환이 심해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환자는 좀 더 전문적인 요양기관으로 보내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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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임 2019-06-29 09:07:16
에고ᆢ 국민들의 정신장애인을 향한 인식 개선도 시급한 때인것 같습니다 ᆢ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