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시] 안개
[당사자의 시] 안개
  • 이인숙
  • 승인 2019.07.03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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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c) Frame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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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안개는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살포시 펼쳐있는

모시 적삼처럼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차가운 속살이 내비치듯

걷어 내오는 산자락의 새벽

굴뚝에서 아침 밥상이

차려지려는 연기와 같다

 

안개 걷히기를 더디하나

그만큼 의문의 천조각은

미소로 걷혀지는 안개

앞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사려의

진실로 벗어진다

 

새벽 안개는 벗어지고

그곳에 푸른 나무 산등성이

 

세수한 얼굴로 빠꼼이 내다본다

 

우리가 바라는 첫 새벽의 소원을

조용히 내보인다

 

 

*이인숙 님은...

2010년 '자유문예'로 등단. 2013년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선정. 2015년 경기도 장애인 문예공모전 입상. 시집으로 '새벽을 바라며', '달에 꽃피다', '상아를 훔친 사람'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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