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면서 집중하는 명상으로 정신적 치유를”…‘바마움’ 프로그램 첫 선
“움직이면서 집중하는 명상으로 정신적 치유를”…‘바마움’ 프로그램 첫 선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7.0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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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들과 명상 전문가들이 공동 개발
인간의 감정이 몸을 통해 형성된다는 점에 주목
‘움직임 기반 명상 수행’ 유수의 국제논문에도 언급
복지부, 트라우마 환자들에 이 프로그램 적용 계획
9월에 6주간 프로그램 지도자 양성 과정 예정

명상의 치료적 효과를 연구해온 정신과 의사들과 태극권 등 움직임 명상 전문가들이 공동개발한 마음치료 프로그램 오는 13일 첫 선을 보인다. 아울러 지도자 과정 참가자들도 모집한다.

‘바마움(바른 마음 움직임)’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채정호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가톨릭의대 정신과학교실’의 노하우와 태극권, 알렉산더 테크닉, 펠든 크라이스 등 움직임 명상 전문가들의 경험을 결합해 개발했다.

연구자들은 13일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바마움 1단계 프로그램과 지도자 과정을 소개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채 교수는 “최근의 뇌과학 연구를 통해 인간의 심리와 감정이 본질적으로 몸을 통해 형성되고 발현된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도 정신과 치료에 움직임 명상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인에 맞는 호흡, 감각, 신체 움직임을 활용한 한국형 마음치료 움직임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음챙김 명상은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잠재우는 것’이라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지금-여기에 존재하기 위한 훈련’이다.

휴식보다는 특정 효과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주목받는 프로그램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공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고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에서도 사내 교육프로그램으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신의학계에선 몸과 마음을 둘이 아닌 하나의 체화된 의식(embodied consciousness) 혹은 확장된 뇌로서의 몸(body as an extended brain)의 개념으로 통합적으로 보는 시도가 활발하다. 프론티어 인 휴먼뉴로사이언스(FHN) 등 학술지에서도 움직임 기반 통합 명상 수행 관련 논문들을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채 교수는 바마움 프로그램이 트라우마나 정서장애 환자들에게 특히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허휴정 가톨릭대 교수는 정서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움직임 명상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의미 있는 개선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에서 가만히 앉아서 하는 명상에는 집중하지 못했던 환자들은 움직임 명상에서는 계속 집중하는 등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트라우마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개발사업 재난충격 회복을 위한 연구협의체에서도 트라우마 환자들에게 바마움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이다.

명상을 연구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대한명상의학회 등 유관 단체에서도 이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에 참여할 계획이다.

바마음 프로그램은 가톨릭의대 채정호, 허휴정 교수를 비롯해 내면소통 전문가인 김주환 연세대 교수, 알렉산더 테크닉 교사인 김경희 대표, 고대 운동 전문가인 소마앤 바디 김한얼 김주현 대표, 밝은빛 태극권의 강수원 부원장 등이 공동연구했다.

연구자들은 오는 9월부터 이 프로그램의 6주 지도자 양성 과정을 통해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이희원(32) 씨는 "정신장애인이 명상에 너무 치중하면 종교망상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면서 "그렇지만 마음건강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기를 돌볼 줄 아는 명상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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