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윤미 “가족 없고 병식(病識) 없는 분이 ‘엄마한테 가고 싶어’ 할 때 마음이 아파요”
백윤미 “가족 없고 병식(病識) 없는 분이 ‘엄마한테 가고 싶어’ 할 때 마음이 아파요”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7.10 02:36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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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미 서울정신요양원 사무국장 인터뷰
80년대 비인권적 처우와 지금의 처지는 달라
요양원 절반 이상이 무연고자…지역사회 인프라도 없어
비인권적 요양원 있으면 행정처분 받고 도태돼야
지역사회로 흡수되는 인프라 있으면 탈원화 찬성
만성정신장애인, 사회복귀보다 요양원이 보살펴야
자의입소자, 보호의무입소자 나누는 전문 요양원 필요
개방시설 정의 추상적이고 모호…법적 정의 부재
시설 내 폭력상황은 안전의 문제…가이드라인 마련해야
탈원화 위해 중앙정부 예산 끊는 건 위험한 발상
노양정신요양원 만들어서 노후 서비스 제공해야
박종언의 만남: 길을 묻다 (c) 마인드포스트
박종언의 만남: 길을 묻다 (c) 마인드포스트

인간은 살아가면서 많은 오해를 한다. 그게 한 개인이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 오해이든 타자에 대한 편견을 가진다는 건 인간 존재의 한 형식일 것이다. 따라서 그 세계에 대한 왜곡된 사유를 바로 잡기 위해서 인간은 ‘대화’의 형식으로 타자에 접근하게 된다. 대화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며 인간만이 취할 수 있는 존재의 방식이다. 그래서 대화를 통해 우리는 타자의 모습을 새롭게 보게 되고 오해했던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

기자가 ‘정신요양시설’에 대해 가졌던 편견은 강했다. 너무 강해서 어떨 때는 분노하기까지 했다. 한 정신장애인이 요양시설에서 청춘을 다 보내고 삶을 맞서나갈 모든 능력을 잃고 지역사회의 생활시설로 왔을 때, 자기 이름 외에는 아는 게 없는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면서 기자는 정신요양시설이 가진 폭력성에 치를 떨었던 적이 있다.

또 누군가는 1990년대 중반 한 요양시설에서 극단적 폭력에 노출된 채 트라우마를 안고 세상으로 나왔을 때, 그를 인터뷰하면서 기자는 다시 한 번 노여움에 젖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였을까. 어떤 토론회나 심포지엄을 취재할 때 정신요양시설 관계자가 하는 말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누군가 그랬다. “정신요양시설에서 어떻게 사람을 고치냐고.” 기자의 마음이 꼭 그랬다.

그런데 얼마 전 서울정신요양원 백윤미(39) 사무국장이 <마인드포스트>에 요양시설 내 일상의 삶을 조곤조곤 써내려간 원고를 보내왔다. 그리고 그 사색의 글을 신문에 올리자 지금까지 가장 많은 댓글이 쏟아졌다. 기자는 그때, 생각했다. 혹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건 잘못된 게 아닐까. 내가 이 세계를 오해하고 편견으로 해석한 것은 아닐까.

물론 정신요양시설들 중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곳에서는 여전히 폭력이 일상화되고 인간의 존엄이 끊임없이 훼손되는 공간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해서일 뿐, 모든 가정이 폭력에 노출된 건 아니지만 어떤 집안에서는 폭력이 일상화되고 그로 인한 무기력과 슬픔에 휩쌓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정신요양시설 모두를 폄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더 나은 삶을 모색하는 정신요양시설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8년 국가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시설에서 나올 수 있고, 나오고 싶다고 하는 이들이 60%, 즉 6천여 명이나 된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나오지 않고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이 40%(4000여 명)가 있다. 문제는 이 4000여 명의 삶의 존엄을 우리가 인정하고 지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고령화되어가고 있는 시설 내 입소자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퇴원해서 지역사회로 나와서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다시 정신요양시설로 되돌아가거나 범죄를 짓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탈원화의 뒷면에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의 가치도 우리는 존중해야 할 것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每日新聞)의 2018년 일본의 정신병원 전수조사에 따르면 50년 이상 된 입원자들이 1775명이나 됐다. 그들에게 무조건 탈원화가 선(善)이라는 가치로 접근했을 때 이들의 평온했던 삶의 방식을 우리는 오히려 해치는 것은 아닐까. 한국도 그러하리라.

대화를 하고 싶었다. 대화는 계급적, 사회적 처지가 다른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상호인정하고 더 나은 세계를 향해 편견과 오해의 부분을 줄여가는 가치를 담고 있다. 나의 위치에서 당신의 위치를 바라보는 것. 그의 위치로 옮겨가보고 그가 나의 위치로 와 보는 것. 그리고 그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것. 그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존재론적 미덕인 것이다. 기자가 백윤미 국장을 만나고 싶었던 건 그 ‘대화’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장애인들이 처한 시대적, 사회적, 정치적 모순과 어찌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인간적 위치에 대해 오해를 풀고 싶었다.

애초 인터뷰는 백 국장과 일대 일 대면이었다. 그런데 백 국장이 문자를 보냈다. 몇 명의 인원이 인터뷰에 참여하겠다는 거였다. 경북 지역에 사는 이승부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장이 이날 인터뷰에 참여하기 위해 역시 같은 지역에 사는 이형빈 천봉산요양원 사무국장과 함께 올라왔다.

또 조계원 성람재단 이사장과 유재란 간호팀장, 이용재 생활보호자 주임, 조성용 한일법률문제연구소장이 참가했다. 갑자기 이야기할 부분들이 풍성해졌다. 기자는 백 국장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되, 단락 단락에 이들의 목소리도 함께 담았다.

백 국장은 29살이 되던 해 우연히 사회복지사를 뽑는 공고문을 보고 서울정신요양원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기자는 인터뷰 말미에 “정신장애인들을 위해 많이 울고, 많이 미안했고, 많이 사랑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가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네, 정말로요”. 인터뷰는 하늘이 유난히 맑았던 9일 오후의 서울정신요양원에서였다.

백윤미 서울정신요양원 사무국장 (c)마인드포스트.
백윤미 서울정신요양원 사무국장 (c)마인드포스트.

-죄송하지만 불편한 질문을 먼저 드려야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신요양시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취재했던 어떤 이들은 정신요양시설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표현까지 쓰더군요. 왜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강화됐다고 생각하십니까.

백윤미 서울요양병원 사무국장 “지금도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예전에는 인력 기준이나 법적인 보완이 없었잖아요. 그 당시에는 우리가 사회복지적인 마인드로 이분들을 모시기보다는 수용하기에 급급했던 상황이었어요. 부랑인이나 노숙인, 정신질환자들을 거리 정화 사업의 대상으로 몰아서 노숙인 시설이나 정신요양시설에 몰아넣고 사회에 나오지 않게끔 관리를 하라는 차원이었어요. 그러니 비인권적인 부분도 있었고요.

서울정신요양원이 입소자가 많을 때 600명이었어요. 직원은 20명이 안 됐고요. 이런 상황에서 다치지 않고 서로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관리하면 된다는 의식이 있었죠. 그래서 강압적이고 폭력적이었다고 생각해요.”

-1990년대 중반에 충남의 한 요양시설에 입소했던 어떤 사람의 진술이 떠오릅니다. 요양시설에서 일상적으로 폭력이 가해졌고 억압, 만남의 제한, 권리의 부재 등이 그가 요양시설에 가진 감정이었습니다. 심지어 죽으면 요양시설 자체적으로 밤나무 아래에 파묻기도 했다는 증언을 했습니다.

백윤미 “지금은 저희가 전산망으로 인적 관리를 하기 때문에 누가 사망하면 바로 신고하게 돼 있어요. 부검 결과서도 완벽하게 나와야 사망처리가 돼요. 만약에 때렸다면 부검하면 다 나오잖아요. 그런 걸로 할 수는 없어요.”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신요양시설 전수조사에 따르면 입소자 65%가 입소 10년 이상이었습니다. 이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백윤미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저희 시설에는 절반 이상이 무연고자이기 때문에 갈 데가 없어요. 보호자가 제발 집에 오지 말라고 하고. 그래서 오래 있을 수밖에 없었고 또 사회복지시설이나 정신재활시설 같은 곳도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땅히 지역사회에서 받아줄 인프라가 없었던 거죠.”

-당시에 퇴소하고 싶어 하는 이들은 59%였습니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이곳에 머물러 있는 겁니까.

조계원 성람재단 이사장 “사실은 당시 인권위 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닙니다. 실제 전수조사가 아니라 생활인 중 몇 퍼센트만 표본조사를 했어요. 그것이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백윤미 “그리고 그 연구 용역인들을 미리 만나는 게 아니라 당일 아침에 만나서 10분 동안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일 인당 몇 명씩 하게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파악이 어려웠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유도되는 질문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집에 가고 싶지?' '그런데 요양원에서 못 나오게 해?' 이런 식으로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쉽게 말해서 인권 유린의 온상이라는 포커스를 갖고 전수조사를 했기 때문에 그런 조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있었을 거 아닙니까.

“나가고 싶다면 저희 시설 같은 경우에는 퇴원을 시켜드립니다.”

조계원 “현재에는 본인이 나가고 싶다고 하면 퇴소 의사가 있으면 즉시 퇴소시켜야 합니다. 현재 정신건강복지법은 나가고 싶지 않다고 강제입원의 형식으로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3년마다 실시되는 전국 정신요양시설 시설평가에서 2012년 최우수 시설로 선정됐습니다. 여타 요양시설 중 복지적·인권적 측면이 가장 우수한 곳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59개 정신요양시설이 모두 그렇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백윤미 “맞아요. 시설 간 편차가 많아요. 지역별 편차도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도감독이나 관리체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태돼야 할 시설이 있으면 당연이 없어져야죠. 그런 소수의 시설들 때문에 진짜 잘하고 있는 시설들까지도 도매급으로 넘어가거든요. 진짜로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시설도 많아요. 그렇긴 하지만 제가 59개 시설을 다 알 수는 없어요. 행정처벌을 받거나 도태돼야 한다면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정신요양시설이 존재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

백윤미 “갈 곳이 없다는 부분이 제일 커요. 저도 탈시설화를 찬성합니다. 사람들을 이렇게 큰 곳에다가 모아 놓고 몇 명의 관리 인원들이 이들을 모신다는 것 자체가 그래요. 우리가 일대일로 모시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소규모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다 나가게 되면 전국에 있는 1만 명이 갈 곳이 없어요.

무연고자도 그렇고 가족들도 원하지 않는 경우도 너무 많고 또 간다고 해도 정신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는 분들도 많거든요. 결국에는 시설에서 시설, 시설에서 기관으로의 이전일 뿐이지 이 사람들이 지역사회로 흡수되지 않아요. 그게 제일 큰 문제예요. 지역에서 흡수될 수 있는 인프라나 제도가 갖춰진다면 지역사회로 흡수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의 입원 제도는 방식과 절차, 종류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큰 차이가 있습니까.

백윤미 “거의 똑같아요. 차이점은 병원에서는 행정입원과 응급입원이 가능해요. 저희는 응급입원, 행정입원이 안 되고 자의입소, 동의입소, 보호자에 의한 입소만 가능해요. 그래서 갑자기 급작스런 상황이 발생할 때 병원에 응급입원을 하게 돼 있어요.”

-우리는 정신요양시설을 폭력과 억압의 공간으로만 인식할 뿐 이 안에 살고 있는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무지합니다.

백윤미 “정신재활시설이나 정신건강복지시설에 있는 분들은 기능이 좋으신 분들이잖아요. 그리고 어느 정도 인사이트(통찰)도 있고 사회복귀가 가능한 분들이기 때문에 사회복귀 능력을 훈련시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신요양시설은 사회복귀가 요원하신 분들이에요. 거의 90% 이상이 그래요. 그런 분들에게 사회복귀 훈련을 기대할 수가 없는데 정신보건사업 안내를 보면 정신요양시설에 정체성 자체가 되게 애매해요.

안내는 만성 정신장애인을 요양하고 사회로의 복귀를 도모하는시설로 규정하거든요. 그 정체성 자체가 맞지 않고요. 이 분들은 노인요양원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아요. 노인요양원에 있는 분들을 사회복귀를 위해 훈련을 시키지 않잖아요.

이분들은 만성이 되신 분들이고, 쉽게 말해 돌아가실 때까지 편안하게 모셔드리는 게 최고예요. 마음이 요동치지 않게 이 분들을 잘 모셔드리는 게 최고의 지향점이거든요. 그래서 정신재활시설과는 대상자도 그렇고, 나가야 할 방향도 달라요. 그런 부분들에 차이를 좀 뒀으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집을 구해 줘도 나갈 수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정신요양시설은 이들을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십니까.

백윤미 “맞아요. 마지막 보루죠. 저희도 계속 물어보지만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기는 해요. 그러나 이 분들이 독립적으로 원룸을 얻어서 나가겠다는 게 아니라 가족이 있는 데로 가고 싶어 하는 거예요. 엄마 아빠 있는 데로 가고 싶고, 내 딸아이가 있는 곳에 가고 싶다는 거죠. 그런데 가족이 거부할 경우에는 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요양원이 최후의 보루가 될 수밖에 없죠.

또 하나는 정신요양시설에도 입소하기 어려운 분들이 계세요. 인사이트가 전혀 없어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소를 해야 하는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받지 않는 곳도 있거든요. 저희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받지 않아요. 순수하게 자의동의로만 하거든요. 그러면 여기로 아무리 오고 싶어도 저희 쪽에서 거부를 할 수밖에 없죠.

지금 정신요양시설은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입소를 할 수 있어요. 자의입소, 동의입소,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소가 그 경우에요. 그런데 이 세 입원 형태의 문제가 뭐냐면 자의입소자들은 얼마든지 내가 원해서 온 곳이기 때문에 요양원 생활에 협조적이란 말이에요. 자기가 관리할 수 있고 도망을 간다거나 힘들게 한다거나 그러지 않아요. 근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소자들은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인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문이 열리면 바로 나가거든요. 그렇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과 처지가 다른 세 분류의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는데 운영을 어떻게 하겠어요.

입소 대상자에 대한 호응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자의 입소자들만 모이는 정신요양원, 보호의무자에 의해 입소하는 이들의 정신요양원, 동의입소에 의한 정신요양원이 따로 운영이 돼야 거기에 맞춰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의 질도 바뀔 수밖에 없는 거죠. 지금은 다 뭉쳐져 있으니까 밖에 나가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들도 보호의무 입원자 때문에 못 나가게 문이 닫혀 있거든요. 나쁘게 표현하면 잡탕처럼 여기저기서 해결이 안 되는 분들을 다 보내는 형국이에요. 그런 것들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백윤미 서울정신요양원 사무국장 (c)마인드포스트.
백윤미 서울정신요양원 사무국장 (c)마인드포스트

-정신요양시설을 개방시설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백윤미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분은 개방시설로 가야죠. 노인요양원이 개방하라고 요구를 받지 않잖아요. 그분들은 치매가 있으니까 문을 열면 바로 나가거든요. 비슷한 관점으로 보면 되는데 유독 정신요양시설에 대해서는 편견이 있어서 나갈 수 있는 분을 강제적으로 묶어 놓는 게 아니냐는 편견이 존재하는 거 같아요.”

조계원 “개방시설로의 전환에 대해 자꾸 주장하고 있고 법제정을 하고 하는데 문제는 개방시설이라는 정의가 없습니다. 사회복지법상의 그 개방형 시설은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에요. 굉장히 추상적이고 모호합니다. 정의 자체가 없어요.”

-정신요양시설 입소자 중 50대 이상이 75%가 넘습니다. 고령화되어 가는 입소자의 삶의 어떤 부분을 지원해야 할까요. 고령화 입소자를 위한 정신요양시설을 또 하나 만들어야 합니까.

백윤미 “노인정신요양원을 만들어야 해요. 저희 요양원에 98세 되신 분이 계신데 그분이 고마운 게 기능이 좋으시니까 여기서 생활할 수 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정신장애도 있고 약 복용을 오래하고 퇴행되면서 지적장애도 나타나거든요. 노령화가 되면서 파킨슨도 생기고 치매도 생기고 별의별 질병들을 다 끌어안게 되는데 결국 와상(臥床)으로 누워있게 되면 저희가 못 모셔요.

그렇기 때문에 노인병원이나 노인요양원으로 가야 되는데 노인병원에서 정신과 코드 있는 분들 안 받는 거 아시죠. 갈 데가 없어요. 그러니까 노인요양원 인력 기준 정도는 돼야지 노령화가 된 정신장애인을 모실 수 있을 거 아니에요. 노인 인력 기준이 법적으로 환자 5명당 요양보호사나 전문요원 2.5명이거든요. 저희는 28명 당 2명이에요. 그런데 이분들이 점점 노인이 되고 있잖아요. 그러면 노인요양을 할 수 있는 인력 기준만큼은 가야될 거 아니에요.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은 대상자 5명 당 직원이 1명이에요. 우리는 나누기 2하면 14명 당 한 명이에요. 굉장히 열악한 구조라서 우리가 사회적으로 원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지원해드리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2018년 인권위 정신요양시설 전수조사와 관련해 경향신문이 ‘징역 채우면 나갈 수라도 있지..감옥보다 못한 중증·정신장애인 수용시설’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당시 백 국장님이 ‘열심히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 모욕을 준 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어떤 부분이 그런 모욕감을 불러왔습니까.

백윤미 “어떻게 감옥에다 비교를 해요.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그랬어요. 1980년대를 보자면 저희도 예전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종사자 인원이 적었고 종사자들이 사회복지에 대한 마인드도 없었고 인권이 지금처럼 신장이 된 것도 아니었고 법적으로 이렇게 하라는 기준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요. 당시에는 격리 강박도 가능했고 하니까 묶어 두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경향신문이 얘기한 건 그때의 상황을 지금인 것처럼 호도한 거예요. 그들이 정신요양시설을 한 번이라도 와 보고 그런 얘기 했으면 제가 할 말이 없어요.”

조계원 “이것이 바깥에서 보기에는 헤게모니 싸움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어떤 표현으로 정신요양시설이 답변을 하더라도 헤게모니 싸움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죠.”

-누구와 누구의 헤게모니 싸움입니까.

백윤미 “의료계와 정신요양계, 그리고 탈시설화를 얘기하는 당사자 단체와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많다는 거죠. 사회복지라는 것이 태동기부터 국가가 민간에 위임한 거거든요. 국가로부터 위임돼서 지금까지 이어져왔는데 어느 순간 국가는 뒤로 빠지고 당사자끼리 싸우는 거예요. 국가는 개입하지 않고 너네끼리 싸우라는 거죠. 그리고 어느 곳에서도 정신요양시설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주려고 하지 않아요. 그게 문제죠.”

-백 국장님은 당시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강제입원, 강제입소라는 무식한 표현을 쓰냐’고 반박했습니다. 정신병원은 여전히 강제입원이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요양시설 입소는 자의입원과 동의입원 두 가지뿐입니까.

백윤미 “저희는 (강제입원을) 안 하고 있어요. 법적으로는 가능해요. 지역 특성에 따라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데가 있어요. 저희 시설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은 안 하고 있죠. 경향신문에 화가 났던 건 법적인 표현을 모른다는 거예요.

왜 강제입원을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으로 바꿨겠어요. 단어 자체가 굉장히 혐오적이잖아요. 그런데 강제입원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언어의 온도 자체가 정신요양시설은 이상한 데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지금이 어느 땐데 강제입원이라는 표현을 쓰냐는 얘기를 한 거예요.”

-시설에서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입소인은 있습니까.

백윤미 “네. 양말공장에서 물건을 갖고 와서 포장을 해서 묶어서 팔거든요. 그거 하나당 얼마씩 받아요. 전적으로 개인 통장에 다 들어가고 시설에서 건드리지 못해요. 많이 버시는 분은 50만 원 정도.”

-지금 입소자가 600명?

백윤미 “아니요. 260명. 정신건강사업안내에 따르면 1998년부터 300인 이상 시설은 허가를 안 내줘요. 생기지도 않고요.”

(왼쪽부터) 조성용 한일법률문제연구소장, 이형빈 천봉산요양원 사무국장, 이승부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장, 유재란 간호팀장, 백윤미 사무국장, 조계원 이사장. (c)마인드포스트.

-서울요양시설이 위치한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 마을이장이 ‘요양원 운영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더군요.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꺼려했는데 마을에 도움을 주는 시설로 인식돼 주민들이 마을행사에도 요양원 식구들을 초대한다고 합니다. 어떤 부분이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입니까.

백윤미 “지역에 저희 생활인들 모시고 나가서 지역청소도 자주 했고요. 그리고 내부적으로 밴드(한마음음악단)가 있어요. 그래서 동네 잔치할 때 가서 같이 놀아드리고 했어요.”

조계원 “기본적인 접근은 사회복지 시설이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만은 아니라는 거죠. 지역사회에서 나누고 서로 교류하고 도움을 주는 곳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복지시설이 지역사회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 존재한다는 거죠. 지역사회에서 마실 나가듯이 동네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혹은 우리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어르신들이 있으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자원을 가지고 도움을 드리는 것이 당연히 맞다고 생각해요.”

-마을주민과 요양원 구성원들이 이렇게 화합하는 모습은 일반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백윤미 “3년마다 평가를 받잖아요. 그 평가 항목에 필수적으로 ‘시설이 지역사회와 융합되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가’라는 항목에 있어요.”

-지금 일하는 분은 몇 명쯤 됩니까.

백윤미 “지금 약 12명. 그분 중에서 증상이 올라오면 좀 쉬었다가 다른 분이 하고 싶으면 또 하고.”

조계원 “여기 계시는 분들 자체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서 퇴행의 정도가 심하고 노화가 많이 되면서 그런 능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10%도 안 됩니다. 사례관리라는 표현을 싫어하는데 대상자들을 잘 개발해서 관찰하고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정신요양원은 자율출입제도와 자율배식제도가 있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백윤미 “자율출입은 말 그대로 본인들이 ‘나 나갔다 올게’라고 대장에 기록하고 나갔다 오는 거예요. 자율적으로 외출하는 거죠. 사실 예전에는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여기 계신 분들을 믿어보자, 조금 넘어지고 다치더라도 계속 내보내서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환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합니다.”

-비자의 입원 환자에게도 그렇게 하십니까.

백윤미 “비자의 입원 하신 분들은 보호자한테 동의를 받아야 돼요.”

조계원 “실제 자율 외출을 한 30명 정도 하는데 만약에 자율로 밖에 나가서 사고가 나거나 다치면 사실은 관리책임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는 건물 자체를 오픈하려고 합니다.”

백윤미 “오픈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 아플 수밖에 없는 게 아까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했잖아요. 문을 열었을 때 문이 열리자마자 나갈 수 있는 분이 있잖아요. 그럼 우리는 퇴소를 시킬 수밖에 없어요. 위험이 예측이 되니까 보호자한테 보내든지 아니면 다른 시설로 가든지 해야죠. 안 그러면 저희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정신요양시설은 정신장애인 인권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정신요양시설 생활자들에 대한 인권 문제가 큰 이슈로 제기되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정신장애인 인권운동에서도 가장 소외된 이들이 정신요양시설 입소자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윤미 “지금은 시설에서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의무적인 인권교육을 해야 돼요. 권리고지에 대해서도 교육을 해요. 그래서 인권에 대한 계몽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걸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인지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설명을 아무리 쉽게 해드려도 알지를 못해요.

또 만성이 되면 인사이트가 없기 때문에 그런 얘기 듣고 ‘아, 그래 나갈 수 있어’, ‘나 나갈래’ 이렇게 돼요.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한계가 있어요. 그래도 인권교육을 하고 있고 인권진정함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서 모니터링하고 있잖아요. 예전보다는 많이 신장됐어요.”

-정신요양시설 종사자이기 때문에 부당하게 대우받거나 차별받지는 않습니까.

백윤미 “많죠.”(웃음)

조계원 “한때는 저희 정신요양시설 종사자들에게 여쭈면 뭐라고 표현하냐면 ‘우리는 맷값 받는다’고 했어요. 맞는 값을 받는다. 월급이 맷값이다. 많이 맞아요. 간호사 한 분은 갑자기 맞아서 고막이 파열됐고 또 다른 분은 각막이 손상됐고요. 최근 정신보건사업 안내에 개정된 부분이 뭐냐면 종사자의 인권에 대한 부분을 생활인과 그 가족들에게 고지하는 겁니다.

내용을 보면 해당 문제가 발생해 피해를 줄 때는 민·형사상적 책임을 진다라는 고지를 해요. 하지만 인지능력이 없고 병식도 없는 분에게 때리면 절대 안 됩니다. 이렇게 하면 성폭력입니다하고 몇 차례 교육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양상은 마찬가지죠.”

백윤미 “정신요양시설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면 거기가 ‘뭐하는 데야’라고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제가 서울정신요양원 백윤미입니다라고 얘기해도 노인요양원인줄 알아요. 정신요양원을 몰라요.”

조성용 한일법률문제연구소장 “종사자분들이 맞는 건 인권의 문제가 아니고 안전상의 문제 같아요. 외국의 경우는 병원이지만 다들 시계를 차고 있어요. 여성들이 70% 정도로 많거든요. 그래서 문제가 일어나면 다 달려가서 그 사람을 보호를 하는 겁니다. 제가 볼 때 이거를 맷값이라고 하는 건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거죠. 여기 시설의 직원들이 생활인들이나 다 똑같은 생명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쳐도 되는 권리는 아니죠.”

조계원 “우리나라의 문화가 아닐까 싶어요.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이 돌아가신 경우와 간호사가 심하게 다친 경우, 또 이렇게 사회복지시설 내에서 생활보호사 종사가가 다친 경우에 대해 사회가 인식하거나 대처하는 방식이 어떨까요. 같아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서 명백하게 차별이 발생하는 거죠. 즉시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응급입원입니다.”

이승부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장 “거기에 대해서 인권을 주장하니까. 우리 종사자들 인권은 없고 생활자들 인권만 주장하다 보니까. 인력 보강도 예산이 편성돼야 하는데 국가가 안 나서니까.”

조계원 “사회복지적 흐름은 사회복지를 하는 종사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해 왔어요. 야간에는 14명 당 일 명은 인력지원 기준이지 실제 근무형태는 아니죠. 일 년 365년, 24시간 풀로 돌아가야 되는 생활시설이기 때문에 연차, 각종 휴일을 제외하고 야간에는 100명을 한사람이 봐야 될 때도 있습니다.”

(c)마인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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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요양시설은 배치 인력이 한 명이 몇 명을 커버합니까.

조계원 “14명 당 1명. 일반 장애인 시설도 중증장애인시설도 있고 일반 장애인시설도 있잖아요. 중증장애인시설의 겨우 생활보호사 인력편제가 4.7명당 2명입니다. 그리고 일반 장애인, 지적장애인의 경우에는 10명 당 2명입니다. 저희는 28명당 2명인 거예요.”

백윤미 “사회적인 편견 자체가 뭐냐면 이 사람들은 정신질환만 있을 뿐이지 팔다리가 멀쩡하잖아. 이런 생각이 있어서 그래요.”

-정신요양시설 운영비를 지자체가 부담하고 지역사회 공동생활가정, 입소생활시설을 중앙정부가 지원하면 자연스럽게 탈원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조계원 “그 발상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형국이에요. 정신의료시설에서의 예산이 약 4조 정도 됩니다. 정신요양시설이 현재 중앙으로 환원돼서 현재 일 년 예산이 800억이라고 합니다. 현재 정신재활시설 340개소에 약 7천 명이 있습니다. 그럼 정신요양시설 입소자 1만 명에게 제공되는 비용을 전환해서 7천 명에게 제공하면 나머지 1만 명은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정신요양시설은 작게는 150여 명 수준에서 저희처럼 약 300여 명을 입소시킨 시설 정도의 수준까지 완료된 상태인데 이렇게 전환한다고 했을 때 기존의 인프라는 어떻게 할 것이며 지역사회에 시설을 만들 때 비용을 누가 댑니까. 그럼 기회의 비용 측면으로 얘기하더라도 엄청나게 새로운 예산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형식이 되는 논리죠. 이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나 의료계에서 하는 얘기거든요.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백윤미 “정신요양시설에 있는 입소자들을 다 지역사회로 환원을 시킨다 치면 이 사람들이 살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잖아요. 제가 계산을 해봤어요. 여기 있는 입소자가 만약에 300명이라고 치고요. 공동생활가정같이 네 명이 한 공간에 사는 세팅으로 치면 나누기 4을 해서 집값을 계산해야 하잖아요. 서울정신요양원에 있는 분들만 주거를 제공해서 내보낸다고 하면은 여기만 5천억 원이 들어요.”

조계원 “탈시설의 문제와 주거 제공의 문제는 장애인 쪽에서 먼저 시작했어요. 중증장애인까지 가자해서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에서 이미 그룹홈이나 자립생활에 대한 방식으로 주거 제공을 위한 비용을 계산해 봤어요. 정말 기하급수적이고 산출이 안 되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비용이 들어가요. 현실이 그래요.”

백윤미 “여기 있는 예산을 끊어버리고 정신재활시설에다가 지원한다는 건 숨은 의도가 있어요. 정신요양시설에 있는 운영비를 정신재활시설에서 흡수를 하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어차피 정신재활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처지가 안 되니까 다 정신병원으로 흡수하겠다 이런 의도가 있는 거예요.”

조계원 “오히려 역으로 돼야 하지 않을까요. 정신병원도 재원 기간이 길고 고령화가 많이 진행되어 있는 상황인데요. 실제로 정신병원에 있는 장기입원자 중 고령화된 만성정신질환자들을 정신병원에서 퇴원시켜서 정신요양원 혹은 더 나아가 노인정신요양원을 만들어서 거기에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이상적이지 않은가 싶어요.”

-요양시설에서 일하면서 인간은 평등하다고 생각합니까.

백윤미 “본래적으로 평등하지만 안타깝게도 평등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지식과 자기 신체적 조건, 사회적 위치에 따라서 갑을 관계는 존재하고요 그런 것들이 존재하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것들이 정말 필요합니다.”

(c)마인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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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요양시설 입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백윤미 “가족이요. 가족이 없는 분들도, 보호자가 없고 연고지가 어딘지도 모르고 인사이트도 없는데도 울면서 하는 말이 ‘엄마가 보고 싶어’, ‘집에 가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어요. 끊임없는 가족에 대한 목마름인 거죠. 어린 시절 엄마한테 가고 싶어. 나 살던 데로 가고 싶어. 우리가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돌아가신 엄마를 살아오게 할 수 없잖아요. 그런 게 제일 마음이 아파요.”

-2008년 한마음음악단이 창단됐습니다.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까.

백윤미 “지역사회에서 행사할 때 같이 밴드하고요. 지금은 슬픈 게 이미 10년이 지났잖아요. 당시에는 같이 활동하는 생활인 가족들이 되게 많았어요. 저보다 훨씬 악기를 잘 다루는 베이시스트, 기타리스트, 키보드리스트 다 있었어요. 그 분들이 다 늙어서 활동을 못하고 이제 직원들 위주로 하지만 그때는 생활인들하고 직원들이 같이 연습하고 같이 공연하고 노래도 잘 부르고는 했어요. 같이 지역사회에서 정신장애인과 종사자가 어울리면서 만든 밴드라는 게 의미가 있었죠.”

-정신장애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조계원 “일차적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눈물이 납니다. 인간은 평등합니다. 다 평등한데 어떻게 이분은 마음의 병을 얻으시고 또 가족이 해체돼고 지지체계도 없이 이곳에 계셔서 저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그런 부분이 너무 슬픈 마음이 듭니다.”

백윤미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운 게 가지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나마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당사자는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얘기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같은 당사자인데 목소리가 없는 당사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말할 수 있는 목소리조차 없잖아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그런 분들이라는 게 제일 마음이 아파요.

그런데 이분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기 위해서 종사자들이 애쓰고 얘기를 해도 종사자들이 이야기하는 건 일단 오해가 돼요. 어떤 의미의 오해인지 아시죠. ‘니네들은 이 사람을 모시고 살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잖아’ 하거든요. 그래서 정말 안쓰러워요. 우리 (유재란) 팀장님 보면 생활인들 퇴소해서 보내시면 같이 엉엉 울어요. 그런데도 그런 목소리를 내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안타깝고요.

보호자들조차도 '내 가족이긴 하지만 요양원에서 죽을 때까지 조용히 있어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생각하는 가족들이 많아서 같이 연대하지 않아요. 도대체 이 사람들을 위해서 누가 목소리를 내줄 수 있겠어요. 가족도 목소리를 안 내주고 본인은 더더욱 낼 수 없고 종사자의 목소리는 오해가 될 뿐이고 도대체 누가 이 사람을 위해서 앞장서 줄 수 있겠나. 그래서 그런 안타까움이 있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회사에서 정리를 하는 중, 한통의 카카오톡 문자가 왔다. 백 국장이 반계탕을 선물로 보낸 것이었다. 그는 "식사도 못 대접해 드리고 보내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는 안부도 함께 보냈다. 기자는 오래 그 문자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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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미 2019-07-12 09:06:45
서울정신요양원 배주임선생님의 댓글을 기고문으로 만들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배주임 2019-07-12 01:54:28
이렇게 작은 목소리에 하나하나 경청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미디어 포스트와 같은 진실된 언론이 함께 하시고, 박 기자님이 표현해 주신 [소통과 대화]의 장이 앞으로도 끊어지지만 않는다면...
흠.... 분명 희망은 있는거겠지요?^^

두서없는 긴 댓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님을 비롯해 미디어포스트'의 행보와 건승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배주임 2019-07-12 01:11:29
끝으로, 법인 대표님을 비롯해,국장님,팀장님, 주임님 이하 지금도 2교대,3교대로 현장에서 대상자를 돌보고 계시는 저와 같은 현직 종사자 분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당사자 한분한분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저희들도 사람인지라..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burn out 될때가 많은데...
오늘은 인터뷰를 읽으면서 위로가 받고, 한편으로는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상자분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야할지에 대해서도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또한 당사자를 위해서나, 종사자를 위해서나, 관련 기관과 지역사회 전반적인 방향을 생각해볼때 ..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언젠가는 당사자와 종사자의 복지와 처우가 긍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작은 희망도 가져봅니다.

배주임 2019-07-12 01:05:23
따라서 , 그들은 정신장애시설에 대한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일부 통계 자료를 토대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고 이해합니다, 다만 이 성급한 판단의 오류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당사자와 그들의 가족분들이 이라는 점... 제 개인적 입장은 그러했습니다.
아무튼 쌍방의 입장에서 충분히 시시비비가 계속 있을 수 있겠구나 하던 찰나,
이 주요한 시점에서, 기자님의 방문과 컬럼 기재는, 현 정신장애시설의 현주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있는 대중들을 향하여 왜곡된 생각과 시선을 깰 수 있는 귀한 [소통과 대화]의 통로가 되어 주셨기에 저희 입장에서는 고마울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배주임 2019-07-12 01:00:11
그 오해와 편견은 누군가가 대변해 주지 않으면 점점 높디 높은 장벽이 되어 더 많은 오해와 편견으로 이어지고, 이 오해와 편견이 누적되면 결국 일부 시선들에 의해 정신장애인들을 향한 부정적 인식-'혐오 사회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겠다라는 걱정도 잠시 있었습니다.
어느 일부 언론이나 대중들은 여전히 정신장애시설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남아있으니까요..
물론 한편으로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충분히 그럴수도 있을거라 이해도 됩니다.
그들이 직접 정신장애 시설에서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들이 당사자의 보호자가 되어보지 못했기에,
그들이 당사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해 보지 못했기에...
( 저도 그들도 우리들도, 당사자 입장이 되어보지 못했기에 그분들의 입장을 100% 헤아리기란 더더욱 어렵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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