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정신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요? 지금이 바닥이잖아요.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어요”
윤석준 “정신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요? 지금이 바닥이잖아요.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어요”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7.24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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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장 인터뷰
중지단 단장으로 정신건강 전국순회포럼 기획…올해 2회째
건강보험제도·정신건강·통일 문제 다룬 책 출간…수익금 기부
정신보건예산 현 1.5%에서 OECD 평균인 5%로 끌어올려야
주류에 세금을 붙여 그 세액을 정신건강 예산으로 써야
日 요코하마시, 민간·공공병원에 정신질환 병상 상시 보유
한국은 정신질환 응급환자 ‘돈 안 된다’ 인식 커
의료급여·건강보험 환자 동일한 수준의 치료 서비스 받아야
보건의료 분야의 남북 격차 줄여나가야 통일 후 부작용 작아
당사자와 가족이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줘야
‘국회 정신건강 포럼’ 만들어 정치적 도움 받아야
한국인 의료이용률 OECD 상위권…제어장치 만들어야
박종언의 만남: 길을 묻다 (c) 마인드포스트
박종언의 만남: 길을 묻다 (c) 마인드포스트

그는 2남 1녀의 장남이었다. 누나는 서울대 문과를, 동생은 같은 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어머니도 대학 시절 국문학을 전공했고 아버지는 서울대 법대 출신이었다. 그는 가족 모두가 ‘문과 집안’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 어머니는 그를 의대에 보내고 싶었다.

그는 공부를 잘했고 어려움 없이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다. 그렇지만 의대는 ‘이과’였고 문과 기질의 그는 의대 전공서적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곤 했다. 이후 그는 문과적이면서 사회과학적 접근을 추동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다. 예방의학의 보건정책 영역에 대한 깊은 천착은 그렇게 시작됐다.

서울대 의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그는 이후 단국대 의대 전임강사, 텍사스주립대학교 보건대학원 객원 연구원, 서울시 서울의료원 정책연구실장, 한국보건행정학회 학술이사, 서울대 대사증후군 관리사업 지원단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고려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지난해 5월, 국가정신건강증진사업을 자문 지원하는 보건복지부 소속의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중지단) 단장에 취임했다. 그는 그해에 정신건강 전국순회포럼을 조직해 서울 등 4개 도시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올해 2회차를 맞는 이 포럼은 최근 수원과 강원을 거쳐 대구와 제주에서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최근에는 ‘가까이서 보면 누구나 정상은 아니다’라는 책도 출간했다. 책의 인세(印稅)는 정신건강 인식 개선에 전액 기부된다.

인터뷰 내내 그는 자주 웃었다. 어쩌면 그 웃음은 그가 삶에 대해 가지는 ‘여유’였을 것이다. 기자는, 사실, 그 웃음이 부러웠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넉넉하게 웃을 수 있을까. 가슴 저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홍소(哄笑)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건 한 인간이 인격적으로 구성되면서 가지게 되는 세상을 향한 긍정적 눈짓,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객담이지만 기자를 키워온 건 팔할이 고통과 두려움과 분노였다. 그래서 고통이 신열로 들끓는 이 세상이 과연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길었다. 그러면서 웃음을 잃어버렸다. 아니, 웃고 싶지 않았다.

세상은 완강했고 기자는 생의 날카로운 테두리를 자꾸 건드리기만 했지 그 삶의 중심에서 온몸으로 살아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웃음을 잃었다. 부끄럽지만 그랬다. 그런데 그를 만나면서 기자는 ‘웃음’이 자주 나왔다. 쿨럭이듯이 흘러나온 웃음의 의미를 기자는 그를 통해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것은 삶에 대한 ‘신뢰’였다.

윤석준(53) 중지단장(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을 만난 건 열대야가 심해질 거라는 날씨 보도가 나온 23일 그의 고려대 의대 문숙의학관 연구세미나실에서였다. 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자신의 책 ‘가까이서 보면 누구나 정상은 아니다’를 선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석준 고려대 의대 교수 (c)마인드포스트.
윤석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장 (c)마인드포스트.

-예방의학은 의학의 어떤 영역입니까.

“예방의학은 세 영역이 있어요. 첫 번째는 보건정책, 제가 주로 다루는 보건정책 영역이 하나구요. 다른 하나가 역학 분야, 질병의 원인을 찾는 거죠. 콜레라가 발생하면 역학조사 나간다고 그러잖아요. 또 하나는 환경보건. 예를 들어 미세먼지 수준이 얼마고 그게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이런 걸 탐구하는 영역, 이렇게 세 영역이 있어요.

현재 저는 보건정책, 의료시스템을 전공으로 하는 걸 택했죠. 현재까지 한국은 몸 건강을 위주로 의료시스템을 구축해 왔는데 최근 들어서 마음건강에 비교적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죠. 중요한 영역이지요.”

-예방의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저희 아버님이 서울대 법대를 나오셨고 어머니도 국문학과를 나오셨어요. 우리 누나도 문과고 내 동생도 경제학을 했고, 다 문과 집안이에요. 저만 어머니가 장남으로서 의과대학을 가야된다고 해서 어릴 때 세뇌 작전(?)에 의해서 의대를 갔는데 의과대학 공부가 재미가 없는 거예요. 삼투압 이런 얘기 나오고 하는데 이걸 원리를 따지고 반복적으로 들여다봐야 지식이 되잖아요.

영어로 리서치(research)라는 게, 서치(search)가 ‘탐색하다’는 뜻이잖아요. 탐색을 반복하는 게 리서치(research)잖아요. 천재적인 사람이면 한 번에 다 알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흥미가 생겨야 자꾸 반복하면서 알게 되고 알게 되면 파고들게 되면서 재밌어지는 과정을 거치는데 전 제 성향이나 기질이 문과적인 기질이라는 걸 의과대학 들어온 후에야 알았죠.

의과대학 공부가 재미가 없는 거야. 그래서 의대 과정이야 어쨌든 마쳤는데 거기서 가장 문과적인 분야가 예방의학 분야인 거예요. 또 그 중에서 보건정책 분야는 사회과학에 가깝고. 아, 저 분야는 내가 잘해볼 수 있겠다 생각이 들면서 졸업할 때 그 방향으로 설정을 했어요.”

-정신보건 분야와 인연을 맺은 게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이 처음인가요.

“공식적으로는 그게 처음이고요. 제가 예방의학 전공의 훈련받을 때 서울대학에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프로젝트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간접적으로 탈원화와 관련된 여러 논리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죠. 20년 전에.”

-예방의학이 정신건강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습니까.

“정신건강 분야는 단순히 약물로써 환자를 치료하는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하고도 맞물려 있잖아요. 정신건강 복지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사회 시스템, 그 중에서도 의료 체계하고 상당히 밀접한 부분이 있다고 저는 판단해요. 의료 체계라는 건 기본적으로 재원을 어떻게 만들어낼 건가, 정책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건가 이런 것들이 중심축이잖아요.

원래 저는 건강보험 제도를 다뤄왔어요. 거시 정책으로서 국가가 어떤 재원을 어디에 투입하는 게 바람직할까를 연구하는 게 제 분야였어요. 자연스럽게 정신건강이 마음건강인데 어느 정도의 규모로 다뤄져야 되고 어느 정도의 형태로 접근해야 하는지, 이런 측면에서 다른 학문적 뿌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7대 중지단 단장입니다. 정신건강 전국순회포럼은 2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이 포럼은 단장님의 아이디어인가요.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냈지만 추진은 제가 중심적으로 했죠. 시작하게 된 계기는 주로 논의가 수도권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것. 정신건강 분야의 논의 자체가 다른 분야에 비해 열악한 게 사실인데 특히 지방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그랬을 때 우리가 전국 순회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갖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붐을 일으키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이런 판단 하에서 시작했어요.

작년에 광주, 부산, 세종, 서울 다녀왔고 올해는 현재 경기도 수원하고 강원도 춘천 다녀왔고 8월에 대구하고 제주까지 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해 보고 이 방식으로 계속 진행할지 말지, 또 다른 형태로 갈지는 9월에 평가를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포럼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게 당사자들이나 가족들이 절절한 얘기들을 대부분 해요. 자기 얘기를 들어줄 창구가 이분들한테 참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런 포럼을 만들어내고 진행하는 자체가 이 분들에게 도움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가까이서 보면 누구나 정상은 아니다’ 저서를 발간했습니다. 책을 낸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 책의 수익금은 정신건강 인식개선과 사회통합에 전액 기부된다)

“정신건강과 관련된 내용만 있는 건 아니고 주로 건강보험제도나 통일과 관련된 얘기를 썼어요. 제목을 무얼로 할까 고민을 했는데 (이 제목이) 올해 1월에 동아일보에 기고했던 칼럼 제목이에요. 그런데 동아일보 편집진이 제목을 ‘정신장애를 주목하라’로 바꿨더라고요. 사실 책은 제목이 반이잖아요.

김훈 작가 아시죠? 이 분 산문집 중에 ‘라면을 끓이고’라는 책이 있는데 제가 라면을 좋아해서 이게 라면에 관한 책인가보다 그래서 사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서른 편의 산문 중에 라면 얘기는 딱 하나만 있더라고요. 앗, 속았다. 어쨌든 사람들한테 관심을 끄는 데는 상당히 제목이 특이했죠. 거기서 착안을 했어요. 저렇게 제목을 뽑아야 그 제목 자체가 갖는 ‘저게 무슨 뜻일까’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었어요(웃음)”

-정상이라는 개념과 가치가 우선 형성돼야 비정상을 논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저 제목은 제가 만든 용어가 아니고 1970년대 이탈리아 사회운동 단계에서 나온 말이에요. 당대에 이탈리아의 탈원화를 주장했던 사회운동 그룹들의 대표적인 구호였죠. 가까이서 보면 누구나 정상은 아니니까 정신장애이라 하더라도 편견을 갖지 말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 이런 취지인 거죠. 정상, 비정상을 구분하려고 표현한 건 아니고요. 어떻게 보면 제가 오리지널이 아닌 거죠. 저 제목이(웃음)”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정신보건 영역의 예산이 보건복지부 예산의 1.5%입니다. 이를 5%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이 5%예요. 우리나라에서 지금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예산은 별개인데 그것까지 합치면 2.5%정도 돼요. 그런데 정신건강증진 및 사업과 관련된 예산, 복지 사업과 관련된 예산, 자살예방 예산까지 다 합치면 한 1700억 원 정도 돼요. 복지부 예산은 한 70조 원됩니다. 그런데 기초노령연금이라든지 복지 쪽에서 나눠주는 돈들 있잖아요.

국민연금에서 일부 지원하는 정부 예산, 이런 게 다 포함이 돼 있어서 그렇지 보건 쪽에서는 그 중의 한 11조 원밖에 안 돼요. 그 11조 원 중에 한 1700억 원이니까 약 1.5%죠. 그 1700억 원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800억 원은 정신요양시설 운영비로 지원됩니다. 그럼 나머지 고작 900억 원 남는데 그 중에 자살예방사업에 300억 원이 쓰이고 그럼 남는 돈이 거의 없어요. 심각한 거죠.

우리나라 예산이 점진주의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어요. 처음에 (예산을) 적게 시작해놓으니까 매년 조금밖에 안 오르는 거예요. 원래 이 정책이 작게 시작한데다가 늦게 시작한 거잖아요. 이걸 매년 100%, 200% 올리지 못하는 거예요. 작년 대비 10% 인상, 이렇게 되는 거죠. 원래 좀 덩치가 컸던 데는 크게 올라가는데 덩치가 적었던 데는 계속 예산이 적은 거야. 그 프레임을 빨리 벗어던져야 돼요. 그래서 제가 5%를 주장하는 겁니다.

이게 실현되려면 방법은 둘 중의 하나 아니에요. 이 부분에 예산을 별도로 확보를 하든지, 아니면 다른 데서 가지고 오든지. 그런데 다른 데서 가져오려면 싸움이 나니까 이 분야 예산을 별도로 확보해야 되는데 현재 쉽게 돼 있지 않죠. 예를 들어 과거에 여러 논란 끝에 담배에다 세금을 붙여서 건강증진기금을 걷게 됐잖아요. 그 돈이 3조 원쯤 걷히는데 그런 방식으로 예컨대 소주에다가, 술에다가 세금을 붙여서 그 세금의 상당 부분을 정신건강 예산으로 넣는 거죠.

왜냐하면 알코올 환자들 중에 정신질환 환자들이 많으니까요. 이렇게 별도의 재원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그것도 아주 무망한 일이 아니죠. 담배에다 세금 붙여서 거둔지 지금 20년밖에 안 됐어요. 애연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기까지 왔어요.”

-호주 정신건강 인권 보고서 ‘버드킨 보고서’를 지도한 버드킨 박사는 정신보건의 문제가 단순히 제도나 법의 문제가 아닌 예산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정신장애인 복지를 위해서는 작동하지 않는 법보다 예산이 우선적으로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전적으로 동의해요. 정신건강은 국가가 개입해야 될 정책 분야인데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누가 지원하겠어요. 순수하게 건강증진, 예를 들면 운동 열심히 하고, 신체 활동 활발히 하게 하는 분야는 민간에서 일부 개입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정신건강 분야는 민간에서 누가 투자하겠어요. 전적으로 국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자꾸 국가 재원을 얘기하는 거에요.

국가 재원이 올라간다는 건 결국 사회의 관심의 정도를 반영하는 거예요. 한두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정도가 올라가면 재원도 같이 올라가는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지금 1.5% 수준이라는 건 아직까지 관심이 그 정도밖에 안 미친다는 거예요. 이걸 올리겠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를 같이 키워져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냥 재원을 늘려야 된다, 이렇게만 하면 추상적이잖아요. 숫자를 5%로, 외우기 쉽잖아요. OECD 평균 예산이 그래요.”

-우리나라의 정신보건 의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신보건의료에서 의료급여 환자가 한 60%예요. 같은 조현병 환자라도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서 치료비가 상대적으로 달라지는 거죠. 정신병원 입장에서는 더 싼 약을 쓴다든지 이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거죠. 이 자체부터 바꿔야죠.

의료급여 환자도 건강보험 환자와 동일한 수준의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게 1차적인 문제고요. 지역사회 인프라를 만드는 건 결국 예산 확보와 더불어서 같이 가야 되는 부분이죠. 그런데 지금 정신장애에 대해 인식개선이 많이 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배제의 대상, 소외의 대상, 격리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고 못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이 (정신질환 문제와) 같이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게 솔직한 마음인 거 같아요. 그 마음을 열게 하는 노력과 함께 같이 가야 선순환적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정신질환 유병률은 국민의 1%로 볼 때 50만 명입니다. 이중 10만 명 정도가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치료의 연속성에 편입시킬 수 있을까요.

“사각지대에 놓여 있죠. 제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해본 적이 있어요. 문제의 크기를 한 번 파악해 보려고요. 중증정신질환자라고 하면 세 질환을 얘기해요. 조현병,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반복적 우울장애 세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게 중증정신질환자이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자료를 분석해 봤는데 2017년에 한 번이라도 외래 또는 입원한 경우를 계산해 보니까 조현병 환자가 23만 명이 잡히고요. 양극성정동장애 약 10만 명, 반복성우울장애 10만 명 해서 약 40만 명이 그해에 한 번이라도 병·의원을 방문을 한 거죠.

43만 명이 중증정신질환자로 파악이 된 거죠. 관리 상태는 둘째로 치더라도.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정신질환자가 1%에 가깝잖아요. 5000만 명 중에 50만 명이니까 파악해 보니까 43만 명은 어쨌든 한 번이라도 소재 파악이 되는데 7만 명은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는 거예요. 아마 여러 이유로 미치료자가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돼죠.”

-일반 상급병원에서는 정신장애인의 응급입원을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는 정신과 의료급여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단지 그렇지는 않고 제가 파악하기로는 사실 정신질환은 손이 많이 가는 거잖아요. 정신질환자 응급이면 컨트롤이 잘 안 되는 사람들일 경우가 많은데 쉽게 얘기하면 한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 병원 입장에서 병상도 별도로 가지고 있어야 되고 직원도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야 되잖아요. 자원이 그렇게 많아야 하는데 그만한 보상은 없잖아요.

병원 입장에서는 정신질환자를 응급환자로 보는 것보다 암 환자나 심장질환자를 보는 게 훨씬 나은 거죠. 수익도 그렇고 손도 덜 들고. 이러니까 병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런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거예요. 정신과 응급환자를 기피하는 건 대학병원도 마찬가지예요. 대학병원은 환자가 많아서 병상 회전률이 잘 되잖아요.

서울에 천만 명이 살고 있는데 정신과 응급환자가 안심하고 갈 수 있는 병원이 어디에 있습니까? 최근에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서울의료원의 도움을 받아서 작년 12월부터 정신질환자 응급환자를 돌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병상이 얼마나 되겠어요. 제가 올해 요코하마 시를 가봤는데 이 시만 해도 정신과 응급환자를 위해서 하루에 4개 병상을 민간병원이든, 공공병원이든 비워놓게 해 놓았더라고요. 환자가 안 올 경우 그 비용 보상을 지방정부인 요코하마 시가 해줘요. 우리는 그런 보상 개념이 없어요. 그러니 기피하는 거죠.”

-남북한 보건의료 체계의 현황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 후 동·서독 간 건강 수준 차이가 2009년에야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합니다. 통일 당시 동·서독 경제 수준은 3배 차이였습니다. 남북은 현재 18배 차이가 납니다. 비슷한 수준이 되려면 20년이 걸린다고 했는데요, 어떤 준비와 대안들이 필요할까요.

“1990년에 독일이 통일되고 나서 약 20년 세월 걸려서 동·서독 건강 수준이 비슷해졌어요. 경제수준의 격차의 문제는 저는 간단치 않다고 봐요. 그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간단치는 않죠. 다만 보건의료 문제로 좁혀서 보면 통일된 국가를 우리가 꿈꾼다면 건강 수준의 격차라도 미리 좁혀놓아야 통일 이후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보건의료는 비정치적 분야잖아요. 따라서 보건의료만이라도 어떤 정치적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 서로의 교류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북한은 장애인 문제과 인권에 있어서 우리보다 훨씬 열악하겠죠. 정신건강 부문에서는 아마 의제에도 올라오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어쨌든 보건의료 분야에서 전체 교류의 폭을 넓히고 하다보면 그게 하나의 통일의 물꼬도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정신병원은 최종적으로 다 문을 닫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신의료기관, 정신요양기관 병원장 분들하고 면담을 해 보면 만성화돼서 입원해 있는 정신과 환자들 중에 약 30%는 집이나 지역사회 인프라가 있으면 지금도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몇 분 만났어요.

일단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30% 만이라도 먼저 탈원화해서 지역사회로 나가고 또는 가족하고 연계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설이라든지 프로그램들이 유지되는 게 첫 단계라고 보여지고요. 그러면서 국민들이 중증정신질환자들과 이웃해서 더불어 사는 게 불편한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강제입원에 대한 결정권에 대해 사법입원제와 다학제적 위원회 두 가지 대안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

“사법부가 한다는 건 강제입원 상황에서 소위 공정성 시비가 자꾸 붙으니까 그런 논란이 되는데 유럽의 경험을 보면 사법부에서 판단하고 있잖아요. 개인적 의견으로는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걸 다 판단할 인프라가 안 돼 있다고 봐요. 실제 판단을 판사들이 할 수 있겠어요. 자기 일이 많은데. 호주나 이런 데서 사법부는 아니고 심판원 같은 데가 있더라고요. 저는 그 정도 중간 지대가 현실적인 거 같아요. 제 개인적 의견인데 이걸 지원단하고 상관없는 개인 의견이에요(웃음).”

-지역사회 정신보건 인프라를 확충하라는 요청들이 많습니다. 현재의 정부 정신보건 예산으로는 ‘공염불’ 아니겠습니까.

“앞서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인데 별도의 재원 소스를 만들어놔야 된다고 봐요. 과거에 담배에 세금 붙일 때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작동되잖아요. 술이 가장 대표적인데 소위 위해를 일으키고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징벌세라고 세금을 부과해서 그걸 별도의 재원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면 응급의료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교통 범칙금을 걷잖아요. 과속하다 걸리면 이럴 때 딱지 뗀다고 하죠. 거기에 20%를 응급의료 기금으로 별도로 모으고 있어요. 그건 응급의료 시설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만 쓸 수 있도록 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일 년에 그 재원이 3000억 모여요.

제가 농담처럼 학생들에게 얘기하는 게 과속하는 거 겁내지 마라, 범칙금 제대로 내면 그 재원의 20%가 우리나라 응급의료 발전에 쓰이니까 과속 맘대로 해라고 농담조로 얘기해요(웃음). 그런 재원의 소스를 별도로 만들어 내는 게 저는 가능하다고 봐요.”

-경기도 오산신도시 정신병원 개원, 부산 서구 정신재활시설 개설이 주민 반발에 막혀 있습니다. 주민과 시민이 정신보건에 대해 이해하고 협조하라는 건 요원한 일로 보입니다.

“지금이 바닥이잖아요.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어요. 정신건강 분야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나요. 지금이 바닥이니까 항상 바닥에서는 앞으로만 간다, 희망을 가지고 접근해야죠. 저는 정신장애에 대한 인식도 특정 계기가 있으면 바뀐다고 봐요. 제 표현으로는 ‘뚫린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를 보면 특정한 사건들이 있었어요.

일본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주일 대사를 저격한 사건이 있었고 미국에서도 그와 비슷한 사건들이 있었죠. 그걸 통해서 시민들이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되느냐, 격리한다고 이게 해결될 문제인가 하는 각성의 계기가 있었어요. 우리나라도 안인득 사건(지난 4월 경남 진주시의 한 주택에서 안인득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이를 피해 나오던 주민 5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10여 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편집자 주)이나 엽기적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엄청 높아지지 않았어요.

물론 포지티브(긍정적)하게 작동은 안 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 문제를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고 있는 거예요. 제가 작년 5월에 중지단 단장 맡았을 당시와 비교하면 지난 1년 동안 이같은 논의가 최고조에 오른 거죠. 그 점에서 저는 긍정적으로 봐요. 일단 이걸 사회문제로 국민들이 받아들였잖아요. 이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로 방향을 모아가야죠. 아직 열매가 안 맺어졌고 지금이 바닥이기 때문에 더 나빠질 일은 없다고 봐요.”

-정신질환자 문제는 정치적 의제에서 늘 하위순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제가 중지단 단장을 맡은 다음에 모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봤어요. 국회에 자살예방포럼이 있어요. 우리도 저런 모델로 가지 않으면 어렵겠다 싶어서 정치권 인사들을 면담했는데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나서는 걸 꺼리는 거죠. 저한테 팁을 주더라고요. 내년에 총선이 끝나면 새로 국회의원들이 들어오면 그때 포럼을 조직화해 보라는 거예요. 여야를 막론하고 몇십 명의 국회의원들을 그 포럼에 가입시키라는 거죠.

국회 처음 시작하면 의욕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포럼을 조직하면 정부 예산 지원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문제는 정치인들이 좀 나서야 영향력이 커질 거잖아요. 그래서 내년 총선 끝나면, ‘합격자’ 발표나자마자 명단 놓고 국회의원들 설득해서 포럼을 조직하고 이를 의제화시키는 거죠. 의원들이 예산도 심사를 하니까 예산심의도 요구하고요.”

-정신장애인은 타 질환군에 비해 조직화가 잘 돼 있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환자는 물론이고 환자 가족들도 마찬가지라고요.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대안들이 필요할까요.

“저는 그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봐요. 가족들도 그렇고 자기를 잘 드러내려 하지 않잖아요. 저는 당사자나 가족이 자기의 문제로 자각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주체로서 정확하게 나서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의 어느 문제도 제3자가 도와줘가지고 해결되는 경우는 굉장히 제한적이지 않습니까.

실제 당사자나 가족이 이 문제 해결에서 주체로 나서줘야 해결되는 거예요. 전례로 발달장애인 문제를 봐요. 거기도 굉장히 관심이 없다가 최근 가족들이, 엄마들이 사회에 호소하고 드러누웠잖아요. 그런 노력들이 있었으니까 최근 공영방송에서도 광고도 나오던데 그런 단계까지 가고 있잖아요. 불과 5년 전, 10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변화가 온 거잖아요. 이제 정신장애인 차례가 됐어요. 신체장애, 발달장애까지 왔으니까 정신장애인도 그런 차례가 된 거죠.”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보장성이 차별성이 큽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의료급여 재원은 일반회계하고 지방세하고 매칭해서 가고 있고 건강보험은 건강보험 재정을 건강보험료로 별도로 걷잖아요. 정신건강 질환자로 의료급여 예산이 쓰이는 게 일 년에 2조 원 정도 되는데 전체 의료급여 예산의 30%예요. 쉽게 말해 정신건강 문제에 한해서 건강보험으로 대체한다든지, 이런 빅딜이 필요한 거죠. 우리가 재원을 크게 만들 수만 있으면, 별도의 세금을 거둬서, 그 재원의 일부를 정신건강 의료급여 예산에 지원할 수 있잖아요. 그 재원을 우리가 만들 수만 있다면요.”

-의료급여 쪽에 돈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겁니까.

“제가 재원을 만들자고 하는 취지는 의료급여 쪽에 쓰자는 얘기는 아니고 지역사회 인프라라든지 시설이라든지 지역사회를 강화하는 노력들에 기본적으로 쓰여야 될 거 같고요. 그리고 의료급여 부분은 더 상황이 복잡하긴 한데 전체 의료급여 문제를 덩어리로 같이 놓고 접근하려면 기초의료보장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기 때문에 접근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거라고 봐요.

적어도 정신건강의 문제에 관해서는 건강보험하고 같은 수준의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럼 재원은 어떻게 할 거냐. 당연히 재정 문제가 나올 거 아니에요. 그럴 때 별도의 재원들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접근해야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고 봅니다.”

-의료급여 인상 재량은 보건복지부 장관 재량에 전적으로 위임돼 있지 않습니까. 장관이 의료급여 수가 인상을 자꾸 미루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상을 하려고 해도 재원이 크니까요. 제가 알기로는 재정 당국의 동의를 구해야 할 거예요. 일반회계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예산 심의를 받게 돼 있잖아요. 건강 보험 재정은 복지부의 고유 권한입니다. 근데 의료급여는 기획재정부하고 예산 당국하고 같이 협의를 해야 합니다.”

-정신장애의 모든 진료가 포괄정액수가제가 아닌 행위별 수가제로 하면 무슨 문제가 발생합니까.

“외래는 정액수가에서 행위별 수가로 풀었다고 들었어요. 입원 문제의 경우 수가 구조를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어쨌든 총 재정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기획재정부가 굉장히 난감해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수가 구조를 바꾸는 것에 플러스 재원을 어떻게 만들어낼 건가. 이런 문제에 대해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 거죠.”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비급여의 급여화는 어떤 모순을 내포하고 있습니까.

“문재인케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죠.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새롭게 시작한 건 아니고 역대 어느 정부가 들어섰어도 계속 해왔던 일인데 다만 속도가 좀 빠른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것 때문에 한쪽에서는 과연 재원 유지가 가능하겠냐라는 비판을 받고 있잖아요. 핵심은 의료 이용량입니다. 의료 이용량이 엄청나게 빠르게 증가하고 있거든요.

며칠 전에 2019년 OECD 보건 통계를 발표했는데 의료 이용의 증가율이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빠른 나라 중의 하나예요. 보장을 강화한다는 건 가격의 부담을 낮춘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더 이용을 많이 할 가능성이 높아지잖아요.

그러면 적절하게 이용을 하면 문제가 없지만 과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 안에 분명히 거기에 끼어있을 거예요. 우리나라는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잖아요. 제어 장치가 별로 없어요. 이 문제에서 소위 구조조정하고 맞물려야 문재인케어가 성공할 수 있다고 봐요. 의료전달체계를 포함한 시스템의 개혁하고 같이 맞물려야 합니다.”

-커뮤니티케어가 국가 건강 정책 담론이 됐습니다.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자원이 개입해야 할까요.

“커뮤니티케어의 대상의 원조가 정신건강 분야 아니에요(웃음). 아직은 별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거 같아요. 재원도 제한적이고. 정신건강 분야는 정부가 접근하는 커뮤니테 케어에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해요.

국민이 자기 주변에 정신질환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마음을 열지 않으면 노인 커뮤니티케어 분야 등과는 다른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인식개선 운동을 통해 편견을 없애는 것과 병행하지 않으면 커뮤니티케어를 정부가 아무리 하려고 해도 국민이 안 받아들이면 접근을 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잖아요.”

-예전과 같은 무자비한 강제입원은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정신장애인은 정신보건의 희생양으로 볼모잡힌 느낌이 듭니다. 정신장애인들이 정치적으로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요.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아까 당사자하고 가족이 나서야 이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말씀 드렸는데 저는 그걸로 대체하도록 하겠습니다.”

-살아오시면서 인간은 선한 존재이던가요, 아니면 악한 존재이던가요.

“선한 존재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농담인데 대한민국의 행정체계는 제가 경험한 바로는 성악설에 근거해 있어요(웃음). 무슨 얘기냐면 대한민국 행정 체계는 상대방이 잘못을 저지를 거라는 차원에서 제도를 설계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규제가 심한 거예요. 이 사람들이 이걸 잘못할 거 같으니까 그걸 못하게 만드는 규제들이 곳곳에 있는 거예요. 성선설보다도 성악설에 근거해 대한민국 행정체계가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선함을 믿고 있습니다.”

-정신장애인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해요. 이 분들의 삶이 가장 바닥이겠구나. 신체장애로부터도 차별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있으니까요.”

그는 인터뷰 과정에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사회는 남이 인정을 안 해 줘도 스스로 행복하고 만족해할 줄 모른다고. 누군가가 자기를 인정해 줘야만 자신이 행복하다는 ‘인식적 오류’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였다. 그가 생수를 한 모금 들이켰다. 기자도 녹음기를 끄고 생수를 들이켰다. 날씨는 지열을 내뿜으며 뜨겁게 하루를 데우고 있었다.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윤석준 중지단장 (c)마인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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