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존재 모욕한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사과하고 국회의원직 사퇴하라”
“정신장애인 존재 모욕한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사과하고 국회의원직 사퇴하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9.16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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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의원(삭발한 이), 당신은 웃지만 우리 정신장애인은 당신의 발언에 깊은 참담함을 느낀다.
박인숙 의원(삭발한 이), 당신은 웃지만 우리 정신장애인은 당신의 발언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 (c)노컷뉴스.

분노를 넘어 참담했다. 손이 떨리면서 깊은 모욕감이 느껴졌다.

16일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조국 법무부장관을 향해 ‘정신병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제가 의사인데 조국 이 사람은 정신병이 있다”며 “성격장애,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 걸 죽어도 모른다”고 발언했다.

그리고 “정신병 환자가 자기가 병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우선 박 의원에게 묻는다. 정신과 의사들에게 정치적이면서 도덕적인 윤리가 있다. 바로 직접 대면하지 않은 당사자에 대해 정신적 질환 여부를 추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그렇다. 정신과 전문의들도 이 같은 판단을 준수하고 있는 마당에 당신은 정신과 의사도 아니면서(인지 아닌지는 아직은 알 수 없음) 어떻게 한 존재의 정신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게다가 조 장관이 직접 대면해서 상담을 나눈 내담자도 아닌데 어떻게 깊고 넓은 인간의 정신을 다 헤아리는 건지 의문스럽다 못해 참담하다. 당신은 인간의 존재가 당신 한마디로 규정될 수 있는 가벼운 존재인지 묻고 싶다.

박 의원 당신은 이어 ‘정신병 환자가 자기 병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어쩌나. 우리 정신장애인들은 우리가 정신적 질환을 갖고 있다는 걸 의식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질환의 의미를 알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약을 먹고 정기적으로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상담하고 자신의 정신적 어려움이 심할 경우 쉬기도 하고 입원도 한다.

그럼, 우리는 정신질환자가 아닌가. 당신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의 정신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을 갖지 않아도 되고 비정신장애인처럼 대접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정신병 환자’라고 했는데 이 말은 줄이면 ‘정신병자’다. 흔히 법률적으로 우리를 정신질환자로 규정한다.

정신질환자는 정신건강복지법 3조에 “망상, 환각, 사고(思考)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를 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로 바꾸면 ‘정신장애인 당사자’라고 부른다.

정신병자, 혹은 정신병 환자는 이 범주에 들어가지도 않으며 이 용어는 비정신장애인들이 정신장애인을 인간 이하로 취급할 때 사용되는 모욕적 단어다.

박 의원, 당신은 정신과 전문의인가 아닌가. 당신이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라고 한다면 왜 우리를 정신병자로 ‘멸시’하면서 우리의 존재성을 당신 마음대로 규정하는가. 혹시 정신과 전문의라고 한다면 다시 물어보고 싶다. 상담을 하지 않은 상태로 정신장애 유무를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올바른 윤리적 태도이냐고.

당신은 또 말했다. “더 웃긴 것은 정신병자를 믿는 사람은 또 뭔가”라고. 여기에서 나는, 그리고 우리는 당신의 그 천박함에 치를 떨 수밖에 없다. 그럼 당신의 그 ‘정신병자’는 정치 공동체의 사회적 의제에 참여할 수 없는 가치 없는 존재자들인가.

당신의 그 같은 천박한 인식이 정신장애인을 지금까지 정신병원으로 몰아넣고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법적·정치적으로 강제했던 이데올로기였다.

정신장애인은 의미가 없으며 삶의 가치에 포섭되지 못하고 이들은 위험하기 때문에 공동체 바깥으로 배제하고 격리해야 했던 시절들을 보낸 것은 바로 당신의 저 혐오스런 인식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란 말이다.

당신은 사과해야 한다. 얼마나 더 많은 차별과 혐오의 용어를 생산해야 당신은 당신의 비겁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올 수 있을까.

의사이면서 사회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당신의 천박한 정신장애 이해 수준에 참담함과 모욕감을 우리는 느낀다. 일반 시민들이 정신병자라고 부르면 이를 수정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의 필요성을 이해시켜야 할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정신병자’라고 명명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더 우리는 노여움을 느낀다.

당신은 사과하라. 박인숙 의원, 당신은 정신장애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 정도는 정신질환을 겪는다.

가벼운 우울증까지 포함하면 우리 국민 1천만 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이들도 당신이 얘기하는 ‘정신병 환자’에 포섭돼서 사회에서 차별받는 게 당연하고 혹은 사회적으로 무가치한 존재로 전이돼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존재로 느껴지는가.

머리를 삭발한 당신의 정치적 의지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신장애인을 ‘정신병자’로 만든 저 ‘천박한 논리’에 자괴감마저 느껴진다.

사과하라. 정신장애인은 정치 공동체의 한 일원이며 자기 결정권을 보유하고 있는 하나의 가치 있는 시민적 존재다. 사과하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사과하라. 그리고 당장 그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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