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의원·서재헌 부대변인…정신장애를 ‘치욕’으로 해석하는 당신들에게
신상진 의원·서재헌 부대변인…정신장애를 ‘치욕’으로 해석하는 당신들에게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9.19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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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부대변인 발언도 정신장애인 차별
보수 진보 상관없이 정신장애 인식 빈곤
정치인은 정치적 약자 관련 발언 신중해야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 (c)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 (c) 연합뉴스

신상진 의원에게

당신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루빨리 정신감정을 받으라”는 말을 18일 했다. 그리고 그 발언이 정신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희화화가고 모욕했다는 언론 비판에 대해 “무엇이 장애인 비하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당신은 “조국을 막무가내로 임명하고 지난 대선 때 후보토론 등 이후의 언어 실수, 해외에서의 실수 등을 볼 때 국가의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평소 관심이 있는 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꼭 권하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렇다. 당신은 당신이 한 언행에 대해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는 그 입장, 충분히 이해한다. 그건 꼭 “정신병자를 정신병자로 부른 게 무엇이 잘못이냐”는, 정신장애인이 겪는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맥락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비정신장애인(일반인)들의 발언과 고스란히 포개지는 정신장애 인식이라고, 그래도 이해하고자 한다.

“병신을 병신으로 부르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말도 당신의 발언과 맥락이 같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정신과’에 가서 정신진단을 받아보라는 것이 왜 잘못이냐는 당신의 이기적 발언도 이해하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가 65세가 넘고 언어실수와 행동장애나 이상한 고집을 부리기 때문이라면, 이는 당신이 문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염려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신과’라는 낙인이 따라붙는 장소를 언급하면서 정신건강 자체를 조롱하려 했기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당신은 정신과를 가겠냐고 물으면 곧장 좋은 말이라며 정신과를 제발로 걸어갈 거라고 생각하나.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수많은 행동적 오류, 또 그만큼의 얘기치 못한 정치적으로 바르지 않은 발언들을 이어나가는 것은 우리가 한계로서의 인간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 역대 대통령 중에 돈에 대한 비이성적 집착을 했던 사람과 무소불위의 독재 권력을 휘두른 이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이들이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에게는 왜 침묵했는가.

당신에게 우울증 척도를 검사해서 일정 점수가 넘어 중증우울증으로 판명난다면 당신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어쩌면 당신은 이 결과를 부인할 것이다. 그 중증우울증으로 인해 당신이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면 당신은 순순히 받아들이고 제 발로 병원으로 들어갈 것인가.

당신에게 지금 내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하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지금 만 63세이고 2년만 지나면 65세가 됐으니 정신과 검진을 받아봐야겠다고 달력에다 표시를 해 놓고 있는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이 당신 말대로 조국 장관을 막무가내로 임명했다. 그건 대통령의 정치적 태도인 것이지 그것과 정신과 검진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당신은 언어적으로 실수하지 않는가. 인간은 당신 말대로라면 65세가 되고 언어적 문제가 있으면 모두 정신과를 찾아야 하는가. 그것이 규칙이고 의료적 강제인가.

당신은 정신과라는 낙인적 장소를 거론하면서 ‘문 대통령=정신병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싶어서 발언한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정치적 투쟁과 여야 대립, 조국 임명에 ‘정신과’가 왜 개입돼야 하는 것인가. 당신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수없이 모욕과 조롱의 대상이 됐던 정신병원과 정신과는 여전히 사회적 배제와 차별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에게는 너무나 필요한 그 장소가 비정신장애인에게는 낙인의 장소이자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는 공간으로 전환돼 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분노했고 사과를 요청했던 부분은 이 지점이다. 우리에게는 존재의 확인과 치유의 지점인 정신과가 당신에게는 -당신이 의도했던 아니든- 하나의 조롱과 모멸의 공간으로 변질돼 버린 것에 분노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아무런 생각 없이 나올 수 있는 정치적 수사가 어떤 이들에게는 모멸감과 낙인을 찍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정치인으로서 왜 하지 못하는 것인가. 당신이 생각 없이 던진 돌멩이에 강물의 개구리는 맞아죽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과를 요구한다.

당신은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했고 지금은 정치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사회적 정의의 문제를 고민했던 당신이 그런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과를 요구한다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서재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법무부 장관을 정신병자로, 오늘은 대통령을 정신장애자로 모욕한 한국당”이라고 말했는데 당신의 천박한 언어 수준에 우리 정신장애인은 자괴감을 느낀다. 정신장애자가 뭔가, 정신장애자가.

법적·의학적 용어는 정신질환자이며 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는 정신장애인 당사자다.

그런데 서 대변인, 당신의 논리도 이상하다. ‘정신병자로, 정신장애자로 모욕했다’는 그 말의 뉘앙스가 말이다. 당신 말대로라면 ‘정신병자’가 되고 ‘정신질환자’가 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치욕적 존재가 되는 것인가.

서 부대변인, 우리는 당신이 정신장애인의 권리와 존엄에 대해 사유한 게 아니라 대통령과 장관이 정신병자로 오해받는 것이 ‘모욕’이라는 데 초점을 둔 것에 분노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서 부대변인이나 자유한국당의 신상진 의원이나 정신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 정신장애를 치욕으로 해석하는 한에 있어서는 말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신상진 의원과 서 부대변인은 정신장애인에게 합당한 사과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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