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17만 명, 늘어나는 자살률…청소년 정신질환 급증
심리상담 17만 명, 늘어나는 자살률…청소년 정신질환 급증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09.30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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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위험 학생 수 2만3천 명…관심군 2015년 대비 143% 증가
박찬대 의원, “무한경쟁 몰린 아이들 갈 곳 잃고 있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줄어들고 있지만 오히려 자살위험 학생 수는 점점 늘어나 지난해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리상담과 치료 학생 수는 약 17만 명에 달해 이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 결과 및 조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위험 학생은 2015년과 비교해 무려 270% 증가했다.

자살위험 학생 수는 2015년 8613명, 2016년 9624명, 2017년 1만8732명, 2018년 2만3324명으로 계속 늘어나 지난해 검사를 실시한 학생 중 1.3%에 이른다.

관심군 학생 수는 2018년 8만7333명으로 2015년 대비 143% 증가했고 우선관리군 학생 수도 5만9320명으로 같은 기간에 166% 증가했다.

매년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 실시 학생 수가 학령인구 감소로 줄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심군, 우선관심군, 자살위험 학생 수 모두 수치보다 더 많은 비율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학생정서 행동특성검사는 학생들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 자살, 불안 등 정서·행동 문제에 대한 사전 예방, 조기발견 및 치료지원 등 관리 체계 구축·지원을 위해 실행하고 있는 검사다.

검사대상은 초등학교 1·4학년, 중·고 1학년으로 학교 내 검사와 온라인 검사로 나눠져 매년 4월 실시하게 된다. 이후 검사 결과에 따라 일반관리, 우선관리, 자살위험으로 구분해 관리된다.

현재 교육부는 대상 학생들에 대해 ▲관심군 학생에 대한 지속관리 등 관리 공백 방지 ▲학교 내·외 학생정신건강 관리 체계 내실화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위험 학생이 늘어난 것에 대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위험군 통계뿐만 아니라 실제 10대 청소년들의 자살률 또한 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무한경쟁에 몰려 있는 우리 아이들이 점점 갈 곳을 잃고 있다는 것을 가장 크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정신건강과 대한민국 공동체 발전을 위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창시절 조울증 발병을 경험한 정신장애인 당사자 박인범 씨는 "조증이 올라올 때는 실제로 집중이 잘 되지만, 울증이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한한 우울감으로 가라앉는다"면서 "나의 학창시절엔 이것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평소에 정신건강에 관한 예방교육과 증상에 대한 정보만 알려줬더라도 나의 상태를 한번쯤 체크해볼 수 있었을 텐데 전혀 그런 시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학창시절 자녀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질 때 부모는 그것을 예리하게 눈치챌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러한 관심에도 소외된 청소년들이 배려받을 수 있는 여러가지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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