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통신] “나쁜 뉴스는 정신건강에 안 좋아요…좋은 뉴스만으로도 세계는 더 나아질 수 있죠”
[브라질 통신] “나쁜 뉴스는 정신건강에 안 좋아요…좋은 뉴스만으로도 세계는 더 나아질 수 있죠”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11.05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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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뉴스만(SoNoticiaBoa)' 포털 창시자 브라질 히나우두 씨
저널리즘은 희망을 줘야…긍정적 정보 제공해야
좋은 뉴스 통해 삶의 길 찾는 이들 더 많아져
120여 개국에서 접속...하루 200만 명 찾아
히나우두 지 올리베이라 씨 (c)Agencia Brasil.
히나우두 지 올리베이라 씨 (c)Agencia Brasil.

텔레비전을 켜면 폭력과 죽음, 비리와 재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다. 비극성이 뉴스로 보도될 때 사람들은 어떤 심리를 갖게 될까. 그리고 세상은 모두 이런 악순환과 같은 비극의 세계일까. 좋은 정보를 얻고 좋은 ‘기운’을 받아갈 수 있는 미디어는 없을까.

이 같은 고민의 끝에 나쁜 뉴스(bad news)를 없애고 좋은 뉴스(good news)만을 자신이 만든 포털에 올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브라질에서 이 작업을 하고 있는 저널리스트 히나우두 지 올리베이라 씨다. 그는 세상을 나쁜 뉴스 대신 좋은 뉴스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포털 SoNoticiaBoa(www.sonoticiaboa.com.br)의 창시자이자 편집장인 그는 30년간 기자로 일하면서 재난과 죽음, 살인과 같은 저널리즘 보도에 회의를 가졌다. 좋은 뉴스만을 생산할 수는 없을까. 저널리즘은 사람들에게 부정적 사건이 더 머리에 남는다는 문법을 갖고 있지만 내면에는 사람들은 뭔가 좋은 것, 선한 것에 대한 욕망이 숨어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곧 ‘긍정적 저널리즘’. 그렇게 포털을 만들었다.

모토는 ‘오직 좋은 뉴스만(Só Notícia Boa)’이었다. 그가 작성한 기사들은 금방 세상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세계 120여 개국에서 하루 접속자 2백여 만 명에 이른다. 브라질, 포르투갈,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접속된다.

히나우두 씨는 “저널리즘과 정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우리가 하는 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긍정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쁜 뉴스를 접하면 어김없이 복통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는 “30분 정도 텔레비전을 보면 거기에는 분명 살인사건이 나오고 누군가가 죽었다는 카메라 영상이 나온다”며 “그럴 때마다 나는 복통을 느끼는데 병원에 가며 의사는 내게 문제가 위장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짜증나죠. 나쁜 뉴스는 내 컨디션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히나우두 씨에 따르면 사람은 대규모 참사 뉴스를 접하면 희망을 잃게 된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저는 우울이라든가 패닉 신드롬, 자살 같은 것에 대해 말하는 걸 들어보지 않았다”라며 “참사와 재난과 같은 뉴스를 매일 사람들이 접하면서 습관화됐고 이후 희망을 버리고 두려움을 안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좋은 뉴스란 “사람들의 피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에서 퍼나르기 좋아하는 이야기는 좋은 것, 즉 좋은 뉴스라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나쁜 뉴스에 귀기울이는 것일까.

히나우두 씨는 “미디어는 사람들이 좋지 않은 것을 더 좋아하고 그런 형태의 피흘리는 끔찍한 프로그램을 방송하면 시청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악순환은 우리 스스로가 거기에 익숙해졌고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그냥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는 히나우두 씨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시민의식, 친절하고 연대하는 시민 형성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그 결과 좋은 뉴스에서 삶의 길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히나우두 씨의 포털에는 하루에 500명에서 1천 명 정도의 팔로어들이 새롭게 들어오고 있다.

“사람들이 보는 가장 해로운 것은 그 사람들이 마치 세상 종말이 오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거예요. 아무도 거기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요. 그래서 세상은 좋은 사람은 없고 도움을 줄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죠.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그 반대로 봅니다. 세상에는 대형 미디어에는 나오지 않는 좋은 사람들이 분명히 있고 멋진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런 그도 좋은 뉴스를 찾고 업데이트하는 데 어려운 시간을 보낸다. 자신이 보는 기사의 출처의 확실성과 진실성이다. 곧 정확성의 문제다. 히나우두 씨는 “소셜미디어에서 마주치는 많은 기사들이 거짓말이고 어떤 뉴스는 이미 오래 전에 보도된 내용들”이라며 “그래서 먼저 스크리닝을 하고 이후 기사를 쓰기 위한 확인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는 거품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자신의 포털에 깊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페이크뉴스(가짜 뉴스)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위험합니다. 사람들도 그렇고 저널리스트도 그렇고 관점을 잃어서는 안 돼요. 그런 면에서 우리의 작업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신뢰도 있는 정보는 우리 포털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그건 우리가 그런 형식의 뉴스를 만들 수 있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죠.”

확실히 좋은 뉴스가 많을수록 복통을 느낄 개연성은 점점 떨어질 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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