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위대한 것”
“위대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위대한 것”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11.24 20: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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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신건강회복운동단체 연합 페스티벌 열려
정신장애인 관련 단체 연합행사로 눈길
일상의 부정적 감정 푸는 자신만의 해소법 찾아야

2019 한국정신건강회복운동단체 연합 페스티벌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정신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힘을 모아 만든 행사로 눈길을 끈다. 참여 단체는 코리안매니아, 설악어우러기, 조우네마음약국, 조현병환우심지회, 청주정신건강센터, 침묵의소리, 한국당사자연구네트워크, 한국정신장애인복지협회, 회복의등대, 희망바라기, 카미(한국정신장애연대) 등 11개 단체다.

인사말에서 윤석희 카미 대표는 “재활에 필요한 건 용기와 희망”이라며 “질서와 균형이 필요한데 정신장애인들은 이것을 몰라서 혼돈이 온다. 현실 감각이 있어야 재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윤 대표는 “성경에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니 아예 기도원에 가서 밤새 기도를 한다. 이는 언밸런스(불균형)”라며 “밸런스를 잘 맞춰야 회복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단체 소개와 함께 당사자 사례발표로 1부를 진행했다.

당사자 장우석 씨는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관련된 실질적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약물에 대해 긍정적 생각을 가져야 병식이 빨리 생길 수 있다”며 “자는 시간의 변동이 있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인스턴트나 탄산음료 대신 질 좋은 음식으로 식사관리를 해야 하며 운동을 통해 뇌를 활성화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생활을 단순화하고 욕심를 내려놓으며 감사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특히 부정적 감정에 대한 처리를 잘 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그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표현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재발을 유발하게 된다”며 “그날 감정을 그날 풀 수 있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흉식호흡 대신 복식호흡을 많이 하고 술 담배를 멀리할 것, 신앙생활을 가질 것 등을 조언했다.

부산 지역 정신장애인 자조모임 희망바라기 대표는 “정신장애는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지 말고 주변과 함께 얘기하고 그 과정에서 소통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정신장애인은 누구나 될 수 있다”며 “힘들어하는 이의 손을 잡아주고 말동무가 돼 주면 이 자리의 여러분들처럼 충분히 사회로 나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사자 권혜경 씨는 미국의 흑인 여성 앵커 오프라 윈프리의 말을 인용해 “세상에 큰 비밀이 하나 있는데 바로 큰 비밀 따위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내 안에 비밀이 꽉 차 있었다. 그래서 공개하면 세상 사람들이 나를 밀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유튜브에 자신의 병을 공개하고 투병 경험을 올려준 이들이 있어 용기를 냈고 저를 조금씩 공개하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는 회복자다. 왜냐하면 회복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 “회복은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루한 일상의 반복을 오늘 하루도 해냈다는 것이 회복”이라며 “위대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위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행사에는 배점태 심지회 부회장의 정신건강복지법과 정신장애인 인권운동의 방향성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또 당사자 가족 홍수민 씨의 피아노 연주와 당사자 고하림 씨와 백중훈 씨의 노래와 랩이 이어졌다.

2부에서는 정신장애인 상황극이 연출됐다. 상황극에 참여한 정신장애인 당사자는 “하느님이 나를 선택했고 뛰어내려도 된다는 환청을 듣고 삼 층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선택받은 자이자 말세의 구원자로 여겼다”며 “모 기업에 가서 돈을 달라고 직원을 위협한 후 입원을 했고 이후 방 안에서만 지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는 조증 삽화로 인한 사실적 경험들이었다”며 “지금은 과거를 털어내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현재 진행형의 삶을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행사는 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오후 6시에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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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제수민 2019-11-24 22:50:07
일상의 기적 하루라는 기적, 하루를 살아냈다는 기쁨의 기적을 말한 권활동가에게 공감한다. 장우석님의 감사생활, 강돈수의 직업생활 모두 좋은 사례이다. 음악가 홍수민 고하림 박중훈 다들 감동속으로 몰아넣어 주었다. 눈물어린 엄마의 편지, 동생의 고백에 울컥 눈물이 솓기도했다.

당사자가 마음을 열고 가족이 안아주고 보듬어가는 연합축제를 보게되어 기뻤다.
시작이 절반. 계속 열려 눈덩이처럼 커지는 행사가 되리라. 각 단체들이 따로또같이 유기적 역할을 맡아 하며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하자.

공동행동으로 법개정도 예산도 확보 언론대응도 하면서 인식개선 차별철폐 복지법15조 철폐까지 뚜벅이로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