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시] 눈물의 의미
[당사자의 시] 눈물의 의미
  • 곽한나
  • 승인 2019.12.1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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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Man Ray, Glass Tears, 1933. (c) Man Ray
Man Ray, Glass Tears, 1933. (c) Man Ray

눈물이 주르르루 흐른다

너무 흘러 평평 울어본다

한창 안고 싶을 때 껴안던

서로 허락조차 필요없기에 이렇게

눈물 방울의 간절함이 외면당한 지금

 

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차갑기만 한

투명한 유리벽이 나를 밀쳐댄다

 

공허한 창조 이전의 창공이었을 때의

2000년 전의 상상은

내가 너를 몰랐을 때의 느낌과 같을까

바다와 육지가 뒤섞이고

하늘과 땅이 뒤석이면

재미 없다

 

그렇지만 네가 내 곁에 없음은 그보다 더

재미 없다

 

너와 나를 뒤엉켜놓으면 잘 될 것 같은데

누가 막았을까

어느 누가 갈라 놓았을까

 

너를 향한 나의 슬프고 무거운 눈물은

나의 식을 줄 모르는 마음의 문 두드리며 가슴만 친다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곽한나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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