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시] 국민체조
[당사자의 시] 국민체조
  • 곽한나
  • 승인 2019.12.19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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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c) 대한체육회
(c) 대한체육회

 

국민학교 시절 국민체조를 배웠다

그 시절

지금은 초등학교로 불리는 학창시절에

체조를 뜸하니 하다 40년 지난 지금

팔다리를 쭉쭉 펼수도, 예전처럼 잘 굽어지지도 않고

마음을 다 잡고 괜찮은 양 하는데

옆 동료는 아예 순서도 깡그리 잊었는지...

요즘 학생들 아이돌 체조가 재미있긴 한데

새삼스레 나이를 잊은 양

그 신선함의 미소는 뭔고?

 

국민체조 할 때 구령을 붙이는

씩씩하고 멋진 남성 목소리, 국민체조 시작

온몸 운동, 옆구리, 팔다리 운동, 뜀뛰기,

되풀이, 하나, 둘, 셋, 넷.

잘도 구령을 붙이긴 예전과 하나도 변함이 없는데

따라하는 나는 갈수록 숨이 차고

구령을 붙이는 그 오빠는

늙지도 않으니, 비결이 뭘까

 

 

곽한나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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