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인 브라질] 테이퍼링 스트립스... 정신과 약물의 점진적 중단은 가능한가?
[매드 인 브라질] 테이퍼링 스트립스... 정신과 약물의 점진적 중단은 가능한가?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12.23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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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인 브라질'은 최근 네덜란드 마스트리츠 대학 피터 그루트 박사와 만나 ‘테이퍼링 스트립스(tapering strips)’에 관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테이퍼링 스트립스는 정신과 약물의 감소와 중단이 신체적 금단증상과 반동 증상을 피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약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줄여나가는 의학적 기법을 의미한다. 마인드포스트는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c) Mad in Brasil
(c) Mad in Brasil

질문: 안녕하세요 피터 박사님. 우선 스웨덴 고텐부르크에서 열린 정신과약물 심포지엄에서 만나뵌 적이 있습니다. 당시 선생님의 테이퍼링 스트립스 강연은 우리들에게 굉장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브라질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정신과 약물을 줄이거나 끊는 게 사람들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까.

피터 그루트: 정신과 약물을 갑자기 끊어버리면 금단 증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증상은 가볍기도 하고 심각하기도 한데 어떤 경우는 너무 심각해서 환자가 약물 복용을 계속해야 하거나 약물을 끊지 못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금단 증상은 환자에게 고통을 주고 심하면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만듭니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죠.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의사들은 환자들이 안전하게 약물을 끊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테이퍼링 스티립스'라고 불리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테이퍼링 스트립스는 실제 의사들이 환자에 대한 개별적 약물 감소 프로그램이라는 처방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중요한 건 환자와 의사가 함께 작업하는 겁니다.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치료 결정을 하는 거죠. 점진적 약물 감소를 시작한 후에는 모니터링도 해야죠. 의사와 환자가 이렇게만 한다면 정신과 약물을 줄일 수 있는 출구 찾기가 아주 쉬울 수 있죠.

우리의 목적은 이 같은 약물 감소를 실제 가능하게 하는 겁니다. 이미 많은 정신과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오랫동안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피터 그루트 네덜란드 마스트리츠 대학 교수 (c)MadinBrasil.
피터 그루트 네덜란드 마스트리츠 대학 교수 (c)MadinBrasil

질문: 선생님은 정신과 약물 복용을 완전히 끊는 과정에 테이프링 스트립스라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테이프링 스트립스의 합리성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건 어떻게 작동하는 겁니까.

피터 그루트: 테이프링 스티립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짧은 기간 안에 약물 복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집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항우울제인 패로섹티나와 벤라파시나에게 테이퍼링 스트립스를 적용해보죠. 이 두 항우울제는 안전하게 약물을 줄여나가는 게 어렵습니다. 해가 거듭되면서 항우울제뿐만 아니라 항정신성 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 항간질제, 아편 진통제에까지 테이퍼링 스트립스가 적용됩니다.

이 같은 목록은 점점 증가하고 있죠. 약물 복용의 철회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초창기 테이퍼링 시트립스를 적용한 이후 우리는 그 테이퍼링 스트립스 적용이 유연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왜냐하면 환자들은 케이스별로 다르거든요.

하나의 해결점만으로 의학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아요. 오히려 결정을 의사와 환자가 함께 할 때 잘 작동하죠. 우리가 해온 결론으로는 테이퍼링 스트립스가 실제 가능하다는 겁니다.

질문: 아시다시피 브라질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정신건강 돌봄시스템은 강력하게 생의학적 모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통상 정신과 약물을 줄이거나 약물 복용을 멈출 때 나타나는 현상은 정신질환으로 추정되는 증후로 봅니다. 선생님은 화학을 전공하셨죠. 그럼 금단증상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실 겁니까. 금단 증상은 과학이나 의학계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복잡한 문제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피터 그루트: 금단증상과 재발 증상을 구분하는 데 혼동을 하는 건 의학적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금단 증상이 발현되면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하고 약물의 점진적 단약은 실제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금단 문제의 중요성은 사소하게 인식됐고 전면적으로 과소평가돼 왔습니다. 환자들의 경험에 대한 데이터도 거의 없습니다. 의학적 논문은 금단 문제를 추적하기에 적절하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실제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연구하는 연구팀도 세계에 있고요. 중요한 변화를 위해 힘겨운 작업들을 하고 있죠. 지금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질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 하실 선생님의 전망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피터 그루트: 저의 계획은 테이프링 스트립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닥쳐올 미래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하는 거죠. 중요한 한 가지는 테이핑 스트립스를 해온 환자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우리가 이용하는 겁니다.

이는 약물을 줄이는 동안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약물 복용을 성공적으로 끊은 환자들도 나중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우리가 알기 때문입니다. 재발을 의미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하지만 오랜 기간 약물의 사용이 뒤늦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그 같은 뒤늦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들이 증가하는 추세죠. 그걸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우리는 이에 대해 거의 모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연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연구하려는 움직임들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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