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인 브라질] 노르웨이에서 배운다… 약물 없는 정신병원 가능하다
[매드 인 브라질] 노르웨이에서 배운다… 약물 없는 정신병원 가능하다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9.12.24 18: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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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복용자보다 비약물 환자의 회복률이 더 높아
약물 처방 없는 정신병원에 대한 요구 늘어날 것
휘달셴회복센터 (c)MadinBrasil.
휘달셴회복센터 (c)MadinBrasil.

최근 매드 인 브라질(Mad in Brasil) 사이트에 올린 노르웨이 정신병원에 대한 로버트 휘테이커 기자의 글은 길지만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이 기자는 정신과 약물을 과감하게 줄이거나 아예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노르웨이 정신병원들의 경험을 소개했다.

노르웨이 보건부 장관이 약물 처방 없는 병원에 대한 대책을 요구해 왔는데 이 같은 비약물 처방 병원들은 3년 전 이미 시작됐다. 2015년 오슬로 근교에 위치한 민간 정신병원인 휘달셴 회복센터는 최초로 이 약물 없는 치료를 시작했다.

이 치료법은 조현병 환자들이 장기적으로 약물 복용보다는 약물 없는 회복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편안한 거처에서 사람들과 사귀고 함께 어울려 식사를 하고 자연과의 접촉, 운동, 환자와 치료진의 긴밀한 관계가 이 같은 약물 없는 치료를 이끄는 주요한 요인들이다.

이 병원에 처음 입원한 환자는 톤제 핀상스(31·여) 씨였다. 그녀의 삶은 복잡다난했다. 불과 8살에 섭식장애를 겪었고 11살부터 항우울제 약물을 복용했다. 200여 차례나 병원에 입원했고 이 센터에 오기 전까지 하루에 31알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토제 판상스 씨 (c)MadinBrasil.
토제 판상스 씨 (c)MadinBrasil.

이 센터로 오기 3년 전에는 보호사 두 명의 감시를 받으며 독방에 격리돼 있었고 종종 강제로 구속복을 입어야 했다. 휘달셴 회복센터에 와 4년을 지내는 지금, 그녀는 이제 약 두 알만 복용하면서 센터 인근의 작은 동네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이 센터에서 치유를 위한 소모임을 이끌면서 일도 시작했다.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약물 처방 없는 병실을 만든 곳은 2017년 아스가르드 병원이었다. 50여 명이 입원해 있는 이 병원에는 90%가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이들이고 이중 50%는 약물 처방 없이 지내고 있다.

대다수는 정신과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일부는 가끔 증상을 보이긴 하지만 증상에 대처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알고 있다. 약물을 적게 사용하는 이들은 자기 감정 조절에 굉장히 강한 면을 보여준다. 이는 가족들도 경험하는 일이다. 한 보호자는 “4년 전만 해도 저는 남편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남편이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현재 노르웨이는 약물 처방을 최소화하거나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치료를 하는 14개 병원에 50병상이 있다. 이 같은 약물 처방 없는 병원에 대한 요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로버트 휘테이커 기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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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탁 2019-12-29 23:23:47
소위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면저도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녀)를 케어하는 의사의 능력이 관건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