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불평등 양상 고착화…정신건강복지센터 역할 확대 필요”
“정신건강 불평등 양상 고착화…정신건강복지센터 역할 확대 필요”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1.17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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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이종하·김윤화 교수 논문
빈곤 상태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 높아
수급자일수록 알코올의존과 우울증 상관관계 커져
빈곤한 대상 개입시 정신건강 접근도 동시에 이뤄져야
‘다시 회복되어져 감’을 전제로 정신건강 개입해야

빈곤하지 않다가 새롭게 빈곤집단에 소속하게 된 이들의 우울감은 그렇지 않은 비(非)빈곤유지집단과 비교해 차이가 지속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규빈곤집단에 속한 여성과 음주 문제가 있을 경우 정신건강 문제에 더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빈곤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빈곤 (c)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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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보건사회연구원 정기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신규 빈곤진입과정에서의 정신건강 변화’를 주제로 공동 기고한 이종하 인덕대 교수와 김윤화 유한대 교수는 신규빈곤진입집단 622명과 비빈곤유지집단 1만61명을 추출해 조사한 결과 이처럼 분석됐다고 밝혔다.

빈곤 관련 연구에서 빈곤은 경제적 자원 부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 사회적 자원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 의미로 빈곤이 정의된다.

또 기존에는 노동을 통해 빈곤 탈출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열악한 저임금 노동과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일하지만 빈곤한 ‘신(新)빈곤층’이 등장했다.

통계청 2015년 자료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빈곤한 사람일수록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하다는 보고도 있다. 빈곤 극복의 의지와 사회적 자원, 가족의 응집력 등이 빈곤 탈출의 요인이 되고 실제 ‘탈빈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빈곤 탈출률’은 6%에 불과하다.

이 같은 빈곤의 상황은 정신적 건강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 노숙자 중 62.2%가 알코올 의존 상태이며 신체화, 우울증, 불안, 정신병 등 정신과적 증상이 일반인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실정이다. 복지수급 빈곤층의 3분의 1이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는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이 교수 측은 설명했다.

이종하 교수는 “빈곤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경제적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이 증가하기 때문에 빈곤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우울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접근”이라며 “기초생활보장 수급에 진입하는 것은 우울 수준을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알코올 문제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집단에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심각한 우울증과 사회부적응, 불면, 불안 등 일반적 정신건강의 문제도 수급자 집단이 취약했다.

알코올 중독 위험집단에서 우울감이 높고 수급자 집단이 알코올 문제와 우울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이 교수 팀은 분석했다.

빈곤 가구에서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 변인은 ‘성별’이었다. 빈곤 상태가 됐을 때 여성이 남성이 비해 무력감이 높고 우울감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 연령 역시 중요한 변수였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노년기에 다양한 생활 사건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하고 만성 질병에 노출되는 우울감이 증가하는 수치를 보였다.

결혼 상태 역시 변인이었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 배우자가 있는 경우보다 더 부정적인 정신적·신체적 건강상태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규빈곤집단은 비빈곤유지집단보다 4세 정도 연령이 높았다. 교육 수준은 두 집단 모두 고졸 미만이 더 많았으나 신규빈곤집단의 저학력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배우자 유무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신규빈곤집단이 배우자가 없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복지서비스는 신규빈곤집단이 비빈곤유지집단보다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과 우울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우울감 수준이 높은 경우 소득의 회복이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이 있는 경우 여전히 정신건강의 부정적 측면이 강했다.

빈곤 (c)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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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빈곤집단과 비빈곤유지집단의 정신건강 수준은 각 집단별로 불평등 양상을 뚜렷하게 보였다. 이 두 집단의 정신건강 수준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차등을 보였으며 이는 정신건강 불평등 양상의 고착화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빈곤 대상자들이 상황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들에 대한 정신건강 접근에 관한 강화된 사회적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며 “빈곤한 대상은 개입 시 정신건강에 관한 접근도 동시에 이뤄져 빈곤으로 인한 정신건강의 부정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추기관으로 하여 사회복지의 각 영역에서 빈곤한 대상자들의 정신건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개입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개입대상자의 빈곤 개입 솔루션을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빈곤 가구의 경우 ‘다시 회복되어져 감’에 대한 회복력을 전제로 개입을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팀은 “우울에 대한 개입은 질병의 관점에서 치료를 우선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회복의 과정으로서 우울을 바라보고 회복을 촉진시키는 강점 관점의 개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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