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하는 노인의 심리 ‘우울증’이 가장 높아
극단적 선택하는 노인의 심리 ‘우울증’이 가장 높아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1.2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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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족구성원 갈등, 재정 문제, 육체 문제가 요인
노인 극단적 선택은 충동적이 아니라 ‘심사숙고’한 결정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고의적 자해(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가족 구성원과의 갈등, 재정적 문제, 육체적 질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숙 국립공주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팀이 최근 한국노년학회지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일반적 자살의 경우 60~80%가 우울증이 원인인데 노인 자살은 90%가 주요 우울증에 의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85세 이상 연령군의 우울 증상 비율은 65~69세 연령군의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교수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65세 이상 100세 미만의 고의적 자해로 입원한 환자 328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남성이 1804명(55.0%), 여성은 1476명(45.0%)였다.

그 결과 자해 특성에서 위험 요인은 정신적 문제가 868명(26.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가족구성원과의 갈등 644명(19.6%), 재정적 문제 207명(6.3%), 육체적 질병 187명(5.7%)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거주지 외가 1982명(60.4%)였으며 거주지 1298명(39.6%)였다.

연구 대상자들 중 802명(24.5%)이 우울증 전력을 갖고 있었다. 성별로는 남성(512명)이 여성(290명)보다 우울증이 많았고 연령은 65~74세(714명), 75~84세(77명), 85세 이상(11명) 순이었다.

의료보장에서는 국민건강보험(662명), 의료급여(78명), 기타(62명) 순으로 우울증이 많았다.

일반적인 자살 위험요인은 우울증과 조현병 등 정신질환, 과거 및 현재의 스트레스, 가족 또는 친구의 자살, 심리적 도움에 대한 낮은 접근성, 자살 수단에의 접근성 등이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60대 이상의 경우 자살 위험 요인으로 신체적 및 정신적 질환이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심리적 불안정과 가족 및 사회로부터의 고립된 노인일수록 자살 위험이 높았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2016년 연령별 자살률(10만 명 당 자살자 수)를 보면 70대에서 54.0명으로 급증했고 80대 이상에서 78.1명으로 또 한 번 급증했다. 여성의 경우 40대부터 60대까지 자살률이 감소했으나 70대부터 자살률이 증가했다. 남성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살률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노인 자살의 경우 다른 연령층과 구별되는 특징은 노인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치명적인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신체적으로 취약해 자살 성공률이 높다”며 “다른 연령층은 자살이 충동적 행위의 결과이지만 노인은 심사숙고해 결정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노인의 경우 자살 요인이 주요 우울증인 경우가 90% 이상 높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자해 노인의 우울증 동반이 24.5%로 낮게 측정됐다. 이는 정신과적 증상을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향, 정신과적 증상 표현을 꺼리는 경향, 우울한 마음이 드는 것이 정상적 노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고령사회의 노인과 자살의 문제는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요인 등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노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다각적 시각에서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연구 및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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