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시] 눈맞춤
[당사자의 시] 눈맞춤
  • 이인숙
  • 승인 2020.01.23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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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c) The National Wildlife Federation
(c) The National Wildlife Federation

새소리

쭉 뻗어 곧은 자리

당당히 허리 곧추 세우고

학 두 다리 1자리 1월과 같은 자세

오늘 내 곧은 시로 정월을 맞이하네

 

흰 눈 속에 조상의 넋 고이는

흔들림 없는

정월 초하루

 

정성으로 맞이하는

자작나무 덩달히 흰 눈 속에 뿌리를 박았다

오는 날이 당당하고

새년에 세워지는 이

죄 지을까, 두려워함이 다 가시고

가슴 떨던 지난 추억일랑

모두 묻어두고

흰 눈 속에 새로운 key가 발자국도

한 발 납시기에 새 공기 광채

 

연인들 날개를 백조같이 펼쳤다

 

새날 새소리가 짹짹짹짹 차 안에서도

들린다

새가 짹짹짹 아기새인 듯

짹짹짹 버스 안이 둥지였던가

 

마주 선 학 춤 눈 맞출까 고대한다

 

 

*이인숙 님은...

2010년 '자유문예'로 등단. 2013년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선정. 2015년 경기도 장애인 문예공모전 입상. 시집으로 '새벽을 바라며', '달에 꽃피다', '상아를 훔친 사람'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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