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심리 상태... "왜 1만 명이나 사망한 독감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더 공포를 느끼나"
미국인들의 심리 상태... "왜 1만 명이나 사망한 독감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더 공포를 느끼나"
  • 배주희 기자
  • 승인 2020.02.06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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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으로 1만 명 사망해도 동요 않다가 코로나바이러스에는 과잉 공포
인간은 미지의 존재 두려워해...독감은 친숙해 두려워하지 않아
코로나바이러스 두려움에 카오스로 내몰리고 무력감 느껴
정부와 언론 불신 커져...보건정책 투명성 높여야
왜 미국인들은 1만명의 사망자라는 치명적인 독감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더 불안해 하는가(c)thehills.com
왜 미국인들은 1만 명의 사망자라는 치명적인 독감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더 불안해 하는가(c)thehills.com

미 일간지 '더 힐(The Hill)' 지는 지난 3일(현지시간)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미국인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기사를 내놨다. 더 힐은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미국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독감은 1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아무도 당황하지 않았다.

왜일까?

상식적으로는 사망자가 아직 나오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독감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독감 바이러스가 상상 이상으로 미국인들에게 훨씬 더 큰 위험을 안겨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수많은 미국인들이 심리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더 극도로 두려워하는 걸까?

이에 대해 의사들과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매일 직면하는 위험보다 '미지의 것'을 훨씬 더 두려워하게끔 뇌가 연결돼 있다"는 심리분석을 내놨다. 

밴더빌트 대학 윌리엄 섀프너 예방의학보건정책학 교수는 "독감은 오랜 친구나 적으로 비유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이미 독감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독감이 사람을 당황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미국인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1995년에 전파되었던 재앙 수준의 에볼라 바이러스(c)cdc.go.kr
1976년에 전파되었던 재앙 수준의 에볼라 바이러스 (c)cdc.go.kr

이어 오레곤 대학의 심리학자 폴 슬로빅 박사는 "에볼라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들은 미국인들로부터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확진자가 적게 나와도, 사람들에게 비합리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이른바 '정신적 위기감지 버튼장치(hitting all of the hot buttons)'를 누른다"고 보고했다.

그는 미국심리학협회 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명적이고 눈에 보이지도 않아 보호하기도 어렵다"며 "비자발적으로 노출되며 당국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지 없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미 질병관리본부(CDC)는 "미국에서 2018~2019년 기간 동안 3550만 명이 넘는 질병자가 발생해 이 중 3만4200명이 사망한 것은 모두 인플루엔자와 관련 있다"고 추정했다. 또 "이번 겨울에만 벌써 19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인들이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병에 걸렸고 14만 명이 입원해 1만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손녀와 뽀뽀를 하고 싶지만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독감에 걸린 할머니의 사진(c)CNN뉴스 화면 갈무리
손녀와 뽀뽀를 하고 싶지만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독감에 걸린 할머니의 사진 (c)CNN뉴스 화면 갈무리

섀프너 교수는 "지카, 에볼라,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신종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는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조차도 정답이 없어 헤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건 관계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퍼지는지,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을 언제 개발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보건당국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심리적 불안감을 잠재우려해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좀체 안심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인들은 지금 정체 모를 새로운 바이러스를 처음으로 맞닥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세계 일부 지역'에서 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스테리하고 빠르게 퍼져가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동요가 크다"고 분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고 있는 의료진(c)financialexpress.com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고 있는 의료진 (c)financialexpress.com

섀프너 교수는 "'독감'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카오스로 내몰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는 것은 독감이 아닌 '무력감'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에게 분명한 정보를 주는 정직한 뉴스가 최선의 방책"이라고 조언한다.

미국의 로버트 바르톨로뮤 환경전략보건진료소장은 "공포와 불확실성에 대한 해독제는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할 수 있는 출처로부터의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이 전략의 문제는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국민들이 정부와 언론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언론의 탄압이나 은폐'에 대해 지적했다.

다음은 심각한 독감 사태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더 두려워하는 미국인들의 관련 영상이다.

영상출처: https://youtu.be/OVDwk30tt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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