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그리운 우리 어머니
흰 머리카락 곱게 쪽지어 올리시고
낭랑한 목소리로 금방이라도 다가설 것 같으며
세월의 주름진 얼굴로 자상하신 우리 어머니
연 보라색 치마저고리에 하얀 앞치마
두르시고 땀방울로 얼룩지셨네
푸른 하늘 뭉게구름 마차에 올라타
실바람에 이끌려 두둥실 홀로 떠가네
이 내 맘 모른 채 날 두고 가시려나
노을빛 홍조를 띄우시며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아
까치발 뛰고 발돋움을 해봐도
허무함만이 맴도는 일장춘몽(一場春夢)인 것을
어머님에 인연의 끈을 놓고 명복을 빌어야지
만남의 끝자락은 이별이라고
이별의 시작은 만남이라 되새기며
종이접기는 내 친구
폐쇄병동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유일한 친구 중
하나는 종이접기이다
오늘은 책상 한 모둠 위
색종이가 하나 가득히
가로세로 손을 꼭꼭 눌러
가며 접고 또 접는다
장미꽃, 백합꽃, 봉오리 장미꽃,
해바라기, 거북이, 학, 하트 등등
오늘은 재일교포이신 할머니에게
해바라기를
앞으로의 계획을 꽃잎에 적으라 하시고
또 같은 방에 있는 할머니에겐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복주머니를
그 다음엔 아무개 문병 오신 어머니
화장대 위에 놓을 장미꽃과 케이스를
이렇게 하나 둘 접다보면
어느새 검지와 엄지는
지문도 달고 손가락이
얼얼 덜덜
그러나 어느새 얼굴은
히죽히죽 웃어댄다
내 마음을 다해 열심히, 정성껏 전해줬으니까
그들의 마음에 꽃과 같이 아름답게
불로장생의 마음으로 내가 만든 거북이들
하트를 건네주며 서로 사랑을 나누며
비록 종이선물이었지만 난 뿌듯하고 매우 기뻤었다
종이 장미
한 송이 종이 장미여
내 마음의 손길로 부드럽게
접고 또 접어서 그대에게 드리고저
가시에 찔린 듯 여민 손끝에
어느새 물들어진 장밋 빛깔
마지마디 접히는 순간에
놀아나는 장미의 아름다운 모양새
투명한 상자 가득하게 옮겨져
차곡히 차곡히 제자리에 앉히면
쓰라린 상처와 잊지 못할 추억이었기에
그대에게 그윽한 향기로 남기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