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한 언론…정신장애인을 위험으로 매도한 MBN을 규탄한다. 물론 윤지원 기자 당신도”
“천박한 언론…정신장애인을 위험으로 매도한 MBN을 규탄한다. 물론 윤지원 기자 당신도”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2.09 19:3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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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뉴스의 정신장애인 왜곡 보도 기사 (c)mbn뉴스 캡처.
MBN뉴스의 정신장애인 왜곡 보도 기사 (c)mbn뉴스 캡처.

MBN뉴스 윤지원 기자에게

몇 달 전 정신장애인을 위한 커뮤니티케어 토론회에서 한 중앙 일간지의 부국장이 패널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정신장애인을 왜곡하는 편견 기사가 나오면 그 기자 이름까지 실명으로 해서 적극적으로 항의해야 합니다.”

어제 저녁(8일), 나는 중국집에서 짬뽕을 시킨 후에 무추름하게 바라본 스마트폰 뉴스에서 윤지원 기자가 ‘단독’이라며 내보낸 기사를 접했다.

기사 제목은 이렇다. ‘길 가던 행인 3명 ‘묻지마 폭행’...잡고 보니 정신질환자.’

기사 본문은 또 이렇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이 길 가던 행인 3명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보호자나 지자체의 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어 “조울증을 앓고 있는 20대 남성 최모 씨가 길 가던 행인 세 명을 주먹과 플라스틱 병 등으로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입니다.”

아, 또 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 개선과 함께 병원 밖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시스템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우선 묻고 싶은 게 있다. 윤지원 기자. 당신은 조울증이 어떤 병적 징후를 나타내는 질병인지 아는가. 조현병은? 우울증은?

만약 저 폭행한 남성이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니면 뇌 수술을 한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그가 독감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이렇게 ‘단독’이란 이름으로 기사를 낼 건가?

정신장애인이 슈퍼에서 담배 한 갑을 훔쳤다면 당신은 기사를 쓸 건가.

당신은 전자보다 후자인 정신장애인이 담배를 훔친 기사를 어쩌면 단독으로 낼 것이다. 너무 심한 비약인가?

당신에게 조울증은 정신적 질병이며 정신질환은 조현병으로 표상되는 위험한 병이며 이를 보유한 정신장애인은 언제든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불안하고 모호하고 두려운 존재일 것이다.

언젠가 그랬다. 자신의 원룸에 불을 지른 여성 정신질환자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나는 그 기자에게 이메일로 물었다. 그녀가 정신질환자인지 아닌지를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도 아닌 사건에 왜 정신질환이라는 확증된 병명을 내놓았는지 항의 차원의 질문이었다. 당신의 그 기사 한 꼭찌가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훼손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극도의 불안과 편견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의였다. 그 기자는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역시 이메일로 보내왔다.

그 기자는 언론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내보낸 적은 없으며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는 언론뿐만 아니라 정신병원과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얻지 않느냐는 항의성 답변이었다.

나는 그랬다. 정신병원과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과학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으러 가는 장소이지만 언론은 그렇지 않다고.

그 기자는 끝까지 나의 항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윤지원 기자.

당신도 이 기자와 비슷한 사고를 하고 있는 건가. 지금 언론들은 정신질환에 대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긴 시간 동안 부과해왔던 ‘위험’과 ‘편견’에 대한 반성에 근거한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언론이 - 본의 아니게 - 부추겼던 정신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공동체가 이제는 인권적 차원에서 접근해보려는 언론 내부의 자기성찰이 전제된 것이다. 이건 시대정신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당신이 ‘사스마와리’(출입처 취재)를 간 그 경찰서에서 경찰 일일사건보고와 같은 자료를 뒤지다가 이 사건을 확인했을 것이고 데스크에 보고했을 것이고 데스크가 기사화하라고 지시를 내렸을 것이라고 본다. 아니면 취재처인 경찰서에서 우연히 경찰의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정신질환자 폭행 사건을 듣고 택시를 타고 그 경찰차를 따라갔을 수도 있다. 물론 데스크에게 보고하고서 말이다.

당신에게 적어도 이 폭행 사건은 입에 맞는 ‘기삿거리’였다. 정신질환자가 있다. 그가 길가에서 행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정신질환자는 위험한 존재다. 정신병원에 있어야 할 정신질환자가 사회를 떠돌고 있다.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이는 너무나 위험하다. 이 위험한 존재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하나의 사례뿐만 아니라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명제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당신은 기사 중간에 “지난 4월 조현병을 앓는 남성이 행인을 우산으로 폭행하는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를 스탠딩 멘트로 넣은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락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발언’을 넣는다.

더 웃기는 건 마지막 멘트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 개선과 함께 병원 밖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시스템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게 무슨 궤변인가. 마치 사람을 패 놓고 사람을 패는 것은 윤리적이지 않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보도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당신의 지독한 편견과 위험 의식은 이 기사에 고스란히 부정적으로 담겨 있는데 당신은 단순히 보도 정신에 입각해서 기사화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신들 같은 ‘하찮은’ 기자들이 쓴 기사 때문에 우리 정신장애인이 끊임없이 위험한 존재로 분류되고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배제되고 격리되는 정신장애인의 사회적 처지는 너무나 불행해서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할지 모를 정도다. 그런 약자와 소수자의 존재를 단지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빠짐없이 공동체로 소환해서 극한 비난을 받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

기사 가치 때문인가. 이게 왜 기사 가치가 있는 건가. 기사 본문에 ‘지난 4월에 조현병 남성이 행인을 우산으로 폭행한 것’에 대한 질문이다. 만약 비정신장애인이 - 그가 요통을 앓고 있든, 고혈압을 앓고 있든 - 길가는 행인에게 우산으로 한 차례 때리면 당신은 그걸 기사화할 수 있는가. 정말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정신장애인이 주먹으로 사람을 향해 한 번 ‘어프컷’을 올린 것을 기사화하는 것에 동의하겠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50대 남성이 지나가던 여성에게 한 번 주먹을 휘두른 사건과 조울증을 가진 정신질환자가 마트에서 꿀꽈배기를 한 봉지 훔쳤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기사화할 것인가. 반드시 기사로 내야 하는 거라면 어쩌면 당신은 후자를 선택했을 것이다.

생명윤리 보도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있고 장애인과 여성, 소수자에 대한 인권적 기사쓰기가 시대정신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 시기에 당신의 그 전근대적 사유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윤지원 기자, 당신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며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관리돼야 한다면 그 관리의 최종적 장소는 정신병원이 될 것이다. 당신이 기사에서 제기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논리의 ‘관리’는 어떤 관리를 말하는 것인가. 어쩌면 당신도 궁색한 답변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유하지 않고 성찰하지 못하는 글은 약자와 소수를 상처 입힌다. 기사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윤지원 기자, 당신은 당신의 ‘하찮은’ 기사 하나로 수백만 명의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었고 이를 학습한 시민은 정신질환자에 대해 한 번 더 공포감을 느끼고 정신병원에 모두 집어넣고 격리시켜야 한다는 천박한 담론에 동의하게 만들어 버렸다.

당신과 당신이 속한 MBN에 정신장애인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라는 말은 이제 하는 것도 지겹다. 너무 오랫동안 <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왜곡·편견 기사를 봐 왔고 어김없이 사과를 요구해 왔기 때문에 당신에게 요청하는 것도 이제는 그만두고 싶다.

대신, 윤지원 기자 당신이 발행한 기사에 달린 댓글 몇 개를 소개하고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잊지 말기 바란다. 당신은 기사가치가 있어서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보도했지만 그것을 보는 정신장애인과 가족은 깊은 모욕감과 노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늦은 저녁으로 먹었던 짬뽕은 당신이 쓴 기사로 인해 입맛을 잃었고 맛이 없었다는 점도 말해주고 싶다.

일간지 부국장의 ‘정신질환 편견 기사에 대해 기자 실명을 밝히고 항의하라’는 말은 지금 당신에게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을 읽어보길 바라며 노여운 글을 마친다.

<댓글들>

“조현병, 조울증 확진시 사살하는 특법이 필요하다. 게다가 부모 색기들 잡아다 벌금을 수억씩 내게 해야 하고...어디 미친 개를 길에 싸다니게 방조하나. 1차적으로 부모 색기들이 문제고 저 색기는 즉시 죽이는 처벌을 해야 하고.”

“정신병자는 자발적 자살이나 사살을 정당화해야 맞지 싶다. 세상 쓰레기들.”

“정신병자를 제발 집밖에 안 나오게 했으면 합니다.”

“이런 놈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증상 좋아질 때까지 격리 수용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합니다.”

“미친 개는 제발 패죽이거나 정신병원에 영구격리 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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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운 2020-02-09 23:06:50
윤기자본인자녀가조울증이어도이렇게쓸수있을까

조울증환자 2020-02-09 23:03:12
윤지원 기레기님 대국민 사과하세요

ㅇㅇ 2020-02-09 20:24:40
애꿎은 정신질환자들 말고 기레기들이나 사살, 격리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