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절반이 자살 생각…정신건강 위험 수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절반이 자살 생각…정신건강 위험 수위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2.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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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피해자들 70% 이상이 불안과 우울증 증세 보여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15%가 자살 생각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대부분이 자살 충동 등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역학회가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의뢰를 받아 지난해 6월 13일~12월 20일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구 4953가구 중 1152가구를 조사한 결과 성인 피해자의 49.4%가 자살을 생각했고 11.0%는 자살을 직접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우울증과 불안 72%, 기억력 저하 71.2%, 불면 66%, 분노 65.4% 등으로 분석됐다. 특히 자살 생각과 자살 시도 비율은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아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피해자의 78.9%는 만성적 울분 상태로 드러났다. 특조위 측은 “일반인 대상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현저히 높고 사실상 동일 척도를 적용한 국내외 어느 문헌에서도 이토록 심각한 울분 현황은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15.9%가 자살을 생각했고 4.4%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일상으로 복귀했는가’라는 질문에 41%만 ‘그렇다’고 답했다. 삶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건강회복’, ‘납득할 수 있는 보상’, ‘정부와 기업의 진정한 사과’를 꼽았다.

특조위 한전원 지원소위원장은 “이번 연구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의 단초는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의 개정이 있는 만큼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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