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가족협회 “코로나19 우려...정신병원 입원환자들의 보호 대책 마련하라”
정신장애인가족협회 “코로나19 우려...정신병원 입원환자들의 보호 대책 마련하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2.21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남병원 정신병동 입원환자 10명·종사자 5명 등 15명 코로나19 확진
사망한 조현병 환자, 코로나 감염에 대해 정부가 안 밝히고 있어
정신질환자는 감염 취약집단...“경북지역 정신병원 전수조사 실시하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20일 오후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c)뉴스1.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20일 오후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c)뉴스1.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해 있는 정신장애인 환자들의 안전한 보호를 정부에 촉구했다.

대남병원은 21일 현재 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는 정신장애인 10명과 병원 종사자 5명 등 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결을 받았다. 이틀 전인 19일에는 이 병원의 조현병 당사자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가족협회는 “사망 사건이 일차적으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예방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신가족으로 분노할 일”이라며 “사건 이후에도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해 사망했을 개연성이 높음에도 (정부는) 명백한 사인에 대해 밝히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제입원 중인 당사자와 의료인에 대한 보호 조치 등이 너무나 허술하고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며 “정부 방역당국과 해당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개탄과 분노의 심정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가족협회는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중인 환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점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정부와 방역당국, 정신병원에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방역 당국이 조현병 당사자로 알려진 정신장애인이 사망한 사건은 코로나19에 의한 점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사인을 확정할 수 없다는 등 문제를 축소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들에 대한 특단의 보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협회는 “정신질환자는 오랜 투병으로 인해 성인병도 많고 면역력도 많이 떨어져 있는 대표적 감염 취약 집단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인식하라”며 “다른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다중 시설의 방역 대책에 기울이는 관심의 반만이라도 정신가족들에게 쏟아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지역 정신의료기관 입원 환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당장 시행하라”며 “신종 코로나 감염 의심환자들이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히 정신의료기관에서 일주일에 1회 시행하고 있는 활력징후검사(바이탈체크)를 전염성 질환의 유행기만이라도 일반 병원처럼 매일 수회 이상 검사해 조기에 감염 여부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가족협회는 요구했다.

가족협회는 “정신질환자 인권 보호의 핵심은 아픈 사람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적절한 치료’가 ‘인권 보호’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선진적인 정신보건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순득 가족협회장은 <마인드포스트>와의 통화해서 “(대남병원에) 기자들이 몰려왔는데 (정신병동의 정신장애인 환자들이) 창밖을 내다보며 살려달라고 했지만 그런 것은 보도하지 않고 막아버렸다”며 “하다못해 노인정에 예방 차원의 대응을 하면서도 정작 병원에서는 아무 대책도 안 내놓고 쉬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서 전문>

전국의 600만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가족과 당사자의 권익과 인권을 대변하는 사단법인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에서는 신종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 중인 당사자가 신종코로나 감염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슬프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전국 정신 가족의 이름으로 손 모아 비는 바이다.

이 안타까운 사망 사건이 일차적으로 정부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예방하지 못해서 일어난 사고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신가족으로 분노할 일이었지만, 사건 이후에도 신종코로나 감염에 의해 사망했을 개연성이 높음에도 명백한 사인에 대하여 밝히기를 주저하고 있고, 또한 강제입원 중인 당사자와 의료인에 대한 보호조치 등이 너무나 허술하고,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는 현실이 정신가족의 권익과 인권을 대변하는 우리 협회의 입장에서 정부의 방역당국과 해당 정신의료기관에 대해서 개단과 분노의 심정을 금하지 않을 수 없기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력히 천명하는 바이다.

1.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 중인 환자가 신종코로나 감염의 피해자가 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정부의 방역당국과 해당 정신의료기관에 있다.

2. 정부의 방역당국은 사망자의 사인이 여러 정황상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이 명백함에도 아직 공식적으로 사인을 확정할 수 없다는 등 문제를 축소시키기 위해 급급해 하고 있기에 해당 정신의료기관 수용자에 대한 특단의 보호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해주기 바라는 바이다.

3. 해당 정신의료기관 환자들을 비롯하여 지역사회 감염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본인의 잘못 없이 억울하게 몹쓸 전염병에 감염되어 죽음에까지 이르는 재앙이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과 공포에 대해서도 정부에서는 촘촘해 대책도 강구해주길 바란다.

4. 정신질환자도 우리 국민이고,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며, 똑 같은 사람이다. 정신질환자는 오랜 투병으로 인해 성인병도 많고, 면역력도 많이 떨어져 있는 대표적 감염 취약집단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인식하고, 다른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의 방역대책에 기울이는 관심의 반만이라도 정신가족들에게 쏟아주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5. 해당 정신의료기관을 비롯한 대구·경북지역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당장 시행하고, 신종코로나 감염 의심환자들이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를 취해주길 바라며, 현재 대부분의 정신의료기관에서는 일주일에 1회 시행하는 활력징후검사(바이탈체크)를 신종코로나와 같은 전염성 질환의 유행기 만이라도 아파도 아프다고 표현을 못할 수 있는 정신질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반 병원처럼 매일 수회 이상 검사하여 조기에 감염 여부를 발견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해주길 바란다.

6. 정신질환자 인권보호의 핵심은 아픈 사람이 제대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사회가 지원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 정신보건정책은 선진국과 비교할 경우 아주 열악한 상황이며, 안전하지 못한 치료환경은 그대로 방치하면서 대신 입원만 어렵게 만들어 자타해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지역사회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적절한 치료’가 ‘인권보호’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선진적인 정신보건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주길 바라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이번을 기회가 안전한 정신질환자 진료환경 확보에 대한 국가의 의지를 보여주어 정신질환자 권익신장과 인권보호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 주길 바라며, 또한, 머지않은 미래에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가 살아가는데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더불어 행복한 복지국가로 발전하는데 있어 터닝포인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바이다.

사단법인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