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마찬가지 전염병인 정신장애인 ‘차별과 편견’ 멈춰 달라”
“코로나19와 마찬가지 전염병인 정신장애인 ‘차별과 편견’ 멈춰 달라”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2.2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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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성명...“정신장애인은 취업, 노동 등 다양한 측면서 배제 경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23일 현재 5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 중 3명이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던 정신과 환자들로 밝혀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신장애인 단체인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이하 동료지원센터)가 정신병동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사회가 정신장애인을 차별하고 편견을 갖지 말아달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19일 사망한 정신장애인은 63세의 남성으로 20년 넘게 이 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이어 두 번째 사망자는 55세의 여성으로 2014년부터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 번째 사망자는 57세의 남성으로 역시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동료지원센터는 “소외된 계층에게 더욱 위협적인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며 “특히 ‘폐쇄된 공간’에서 삶을 버텨오다 생을 마감한 최초의 코로나19 사망자 A씨의 명복과 더불어 정신병동 내에서 취약감염 계층으로 코로나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동료들의 안전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전염병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타인에 의해 전파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사회적 질병”이라며 “이 질병의 이름은 ‘편견과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동료지원센터는 또 “정신요양시설에 수용된 정신장애 당사자는 매년 패혈증, 패혈증 쇼크, 심폐정지, 호흡부전 등 각종 질병으로 인해 연간 100여 명이 사망한다”며 “(정신장애인) 당사자는 비당사자에 비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율이 6배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료들은 ‘편견과 차별’이라는 사회적 전염병으로 인해 주거, 취업, 노동, 생활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배제를 경험하고 때때로 목숨을 잃을 정도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명서 전문>

소외된 계층을 향한 사회적 전염병과 코로나19...정신병동에서 사망한 동료들을 기억하며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는 코로나19 감염이 국내외 치명적 전염병으로 창궐하고 있는 지금, 소외된 계층에게 더욱 위협적인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되어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염원합니다.

또한 20여 년간 정신병동에서, 그것도 “폐쇄된 공간”에서 삶을 버텨오다 생을 마감한 최초의 코로나19 사망자 A씨의 명복과 더불어 정신병동 내에서의 취약감염계층으로서 코로나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동료들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더불어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를 경험하는 당사자들은 또 하나의 사회적 전염병에 대해 조속한 해결을 바라고 있음을 밝힙니다. 이 전염병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타인에 의해 전파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사회적 질병입니다. 이 질병의 이름은 ‘편견과 차별’입니다.

정신요양시설에서 수용된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는 매년 패혈증, 패혈증 쇼크, 심폐정지, 호흡부전 등 각종 질병으로 인해 연간 100여 명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사자는 비당사자에 비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율이 6배 이상 높습니다.

우리 동료들은 ‘편견과 차별’이라는 사회적 전염병으로 인해 주거, 취업, 노동, 생활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배제를 경험하고 때때로 목숨을 잃을 정도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작고한 동료들의 명복을 빌며 동시에 사회적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 누구도 모르게 명을 다한 동료들의 명복을 빕니다.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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