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곽한나의 시] 내 동생
[당사자 곽한나의 시] 내 동생
  • 곽한나
  • 승인 2020.02.24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창작활동을 증진하고자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문학작품(시, 소설, 수필)을 있는 그대로 싣습니다. 가끔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가감없이 내용을 싣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당사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겨울비 (c) Skymet Weather
겨울비 (c) Skymet Weather

이틀째 계속 겨울비가 내린다

창문을 몇번이나 열며

오늘도 동생이 못오려나

다리가 불편한 동생에게

비오는 날, 눈오는 날은 오지 말라고

당부 했기에

 

뉴스에 잔뜩 두 귀를 기울이며

옆 친구에게 자꾸 내일은 비 안 온다고

그랬지, 그치?

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러고보니 안도의 숨을 내쉬며

삼일 전에 봤는데 그래도 어쩐지 서글퍼져

누가 먼저 하늘나라에 올라갈거니

우리 두 자매만 보면 주변에서 하는 말

그러면 나는 항상 같이 가야지 했지

 

애지중지 동생 한 명 있는 것이

이렇게 비오는 날이 심술궂은 줄 몰랐네

입에서 맴도는 동생 이름 불러보며

너 없이 난 못살 것 같다

 

 

*곽한나 님은...

정신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