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병원 정신병동서 5번째 사망자 발생.."병동 특수성이 사망률 키워"
대남병원 정신병동서 5번째 사망자 발생.."병동 특수성이 사망률 키워"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2.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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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 폐쇄적 환경과 장기입원 면역력 저하로 사망자 늘어
정신병원 입원하면 외부 출입도 자유롭지 못해...반강제적 감금 상태
병실 간 커튼만 치고 통째로 병동 개방..호흡기 감염 불러

코로나19 국내 사망자 7명 중 5명이 경북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로 확인되면서 정신병동의 폐쇄적 환경과 환자들의 장기입원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들이라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7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286번 확진자로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입원환자 A(62)씨로 밝혀졌다. 7명의 사망자 중 총 5명이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다.

이 같은 사망 원인이 정신병동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도군 보건소 관계자는 “정신병동은 폐쇄병동으로 환자들은 외부 출입을 할 수 없는데도 감염이 돼 의아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신병동은 수십 년째 입원하고 있는 폐렴 및 중증환자가 많아 전염병 면역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정신건강 전문의도 자신의 블로거를 통해 ‘청도 대남병원에서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온 이유’로 “정신병동은 폐쇄병동이지만 내부에는 자해나 자살 방지를 위해 커튼도 없이 병실 안을 개방한다”며 “이러니 호흡기 감염이 쉽게 이뤄진다”고 적었다.

이어 “정신과 환자 대부분은 망상과 환청 등을 겪고 있어 스스로 위생관리를 할 수 없으므로 호흡기 감염병은 순식간에 퍼져나간다”며 “결국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호흡기 감염병 확산을 줄이는 방법은 철문을 지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24일 현재 청도 대남병원 5층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 환자 가운데 2명을 제외한 10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한겨레신문은 기사에서 “이런 집단 감염의 비극은 정신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반 마련은 미룬 채 적은 비용으로 병원에 격리한 결과”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이 신문은 또 “입원 환자들의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병동 창문을 작기 만들거나 아예 안 열리게 한다”며 “그렇다보니 환기가 어렵고 청소를 자주 할 수 있는 치료 환경도 아니라”는 이영렬 전 국립부곡병원장의 발언을 실었다.

신문은 그러면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은 정신병원 입원 환자 60명 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선 전문의 2명이 100여 명을 치료해 왔다”고 밝혔다.

김문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신장애인을 입원 치료할 때 신체 질환을 돌볼 지원체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며 “한국에선 정신질환자를 사회에서 격리해 장기입원시키는 데만 관심을 둘 뿐, 병실 안에서의 신체 건강이나 영양, 기본적 생활환경 등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키뉴스도 “정신병동이 폐쇄병동으로 운영된 것이 대규모 감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추정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며 “다인실이 많은 폐쇄된 병동에서 환자들이 오랜 시간 접촉했고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동안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 22일 “폐쇄된 상태에서 다인실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반복 노출이 진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정신병동은 코호트 격리된 상태다. 코호트 격리는 해당 건물을 통째 격리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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