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대상자, ‘일상 속 스트레스 느낀다’ 82.3%...우울 고위험군도 다수
국가보훈대상자, ‘일상 속 스트레스 느낀다’ 82.3%...우울 고위험군도 다수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2.28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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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척도 평균값 18.2점로 고위험군 분류
상담심리프로그램 ‘참여 의사 있다’는 22%에 불과해
신체 치료 너머 자살·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지원 강화해야

우리나라 국가보훈대상자의 일상 속 스트레스 정도가 일반 국민에 비해 높았고 이중 절반 이상이 우울증 위험군 또는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훈처가 지원하는 심리상담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펴낸 ‘국가보훈대상자의 정신건강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보훈대상자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응답은 82.3%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 54.4%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보훈대상자 중 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17.7%에 불과했다.

이는 국가보훈대상자와 그 유가족이 사회의 공적 이익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입은 신체적·정신적 부상과 질병, 또는 가족 상실 등으로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과 사회적 위축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실시한 201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비율은 54.4%였다.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45.6%였다.

우울 척도(CES-D)를 활용해 국가보훈대상자의 우울 증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울지수 평균값은 18.2점이었다. 16점 이상이 우울 위험군임을 감안할 때 높다는 지적이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1.6%가 우울 위험군 또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우울 위험·고위험군은 65.7%로 남성 47.6%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80대 이상의 우울 위험·고위험군 비율이 66.4%로 매우 높게 나타났고 이어 70대(54.4%), 60대(41.8%), 50대(33.5%), 40대 이하(30.1%) 순이었다.

보훈대상별로는 고엽제후유증 환자의 우울 위험·고험군 비율이 6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국가유공자 유족(59.5%), 5·18민주화 유공자(56.1%), 참전유공자(55.9%), 특수임무유공자(54.3%)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 진단이 가능한 고위험군 비율을 보면 고엽제후유증 환자 45.4%, 국가유공자 유족 34.8%, 참전유공자 33.3%로 매우 높게 집계됐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8년부터 국가보훈대상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서울을 비롯한 5개 지방 보훈청에 심리상담사를 배치해 ‘심리상담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2018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 나타난 ‘심리상담지원 프로그램’의 이용 의향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22.0%만이 이용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은 80대 이상의 경우 조사 대상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17.1%만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측은 “향후 국가보훈대상자 정신건강을 위한 지원은 심리상담에 거부감이 있거나 고령·장애 등으로 상담기관 방문이 어려운 대상자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며 “방문 치료 등 적극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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