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경 기자의 시선] ‘경험’이라고 쓰고 ‘회복’이라고 읽는다
[권혜경 기자의 시선] ‘경험’이라고 쓰고 ‘회복’이라고 읽는다
  • 권혜경 기자
  • 승인 2020.03.2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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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경 시민기자.
권혜경 시민기자.

경자년(庚子年) 새해 들어 다들 다짐 한두 가지씩 하셨지요? 영어 공부를 하겠다는 것,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것, 운동을 하겠다는 등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가지씩은 결심을 했을 겁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글쓰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글쓰기의 장점은 무수히 많지만 특히 우리 당사자들에게 많은 유익을 안겨준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많은 전문가들이 당사자에게 일기 쓰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영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를 보면 인자한 의사 선생님이 츠레에게 일기를 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신의 불안정한 기분을 기록하면서 마음의 중심과 평화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권유를 하십니다.

츠레는 일기를 쓰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마치 진자의 추처럼 출렁거리는 자신의 기분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돌봐 주는 부인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일기에 적어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훈련을 하였습니다.

둘째,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음성 증상으로 무료한 생활을 하다 보면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이 왜곡이 돼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경험도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하거나 하는 건 아닐 것입니다.

‘인생은 해석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어 보며 현재의 내가 새롭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기억이 아니라 기록을 한다면 훨씬 더 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감사 일기 쓰기를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는 유년 시절 암울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좌절하지 않고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감사’라고 고백했습니다.

미국의 정신과 병원에서는 이 감사 요법을 만들어서 환자들의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매일 감사 일기를 써 보세요. 하루 다섯 개의 감사를 써 보세요. 그리고 매일 세 명 이상에게 감사를 표현해 보세요. 삶이 달라집니다. 저 역시 감사 일기를 쓰며 이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넷째, 자신의 회복 수기를 꼭 적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센터나 인터넷에서 당사자의 회복 수기를 한번 읽어보시길 권유합니다. 요즘엔 또 당사자의 자전적인 책들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장우석의 ‘당신은 아파했던 만큼 행복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관형 ‘바울의 가시’, 안경희의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등등 다수)

또 보건복지부 등에서 주최하는 회복 수기 공모집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당사자의 회복 수기를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으면서 나의 회복에 대해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회복이란 각자마다 다 정의가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경험을 정리하면서 지금 현재에 내게 맞는 회복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에게 ‘공감’이 되고, ‘약’이 되고, ‘치유’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다른 분들의 회복수기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치유가 되었고 희망의 근거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회복의 이어달리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평안한 회복의 하루하루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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