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2미주병원 정신병동 코로나19 확진자 127명..청도대남병원 확진자 추월
대구 제2미주병원 정신병동 코로나19 확진자 127명..청도대남병원 확진자 추월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3.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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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처럼 집단생활...베드 있지만 밀접히 붙어 있어
기저질환자 많고 환기 안 되는 폐쇄병동 구조가 화(禍) 불러

대구 지역 정신병원인 제2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3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병원 확진자 133명 중 127명은 정신병동 입원환자였다. 지난달 하순 경북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환자 102명이 집단 확진을 받은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청도대남병원 전체 확진자는 종사자 포함 119명이다.

제2미주병원은 먼저 집단감염이 확인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 당국은 대실요양병원 관련 확진자로부터 감염 전파가 이뤄졌는지를 중심으로 역학 조사 중이다.

제2미주병원은 같은 건물 8층부터 11층까지, 대실요양병원은 3층부터 7층까지를 사용하고 있다.

청도대남병원과 제2미주병원은 모두 정신병원으로 두 병원 모두 외부와 단절된 좁은 폐쇄병동에 환자가 몰려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대남병원 정신병동은 병상도 없는 온돌로 구성돼 여러 명의 환자가 이불을 깔고 생활하는 구조다. 제2미주병원은 병상이 있기는 하지만 공간이 좁아 환자 여러 명이 함께 몰려있기는 마찬가지다.

두 병원 환자의 상당수는 면역력이 약하고 폐, 신장 등에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환기가 잘 안 되는 폐쇄병동 특성상 공기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제2미주병원은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지만 공기 공조시스템으로 전파됐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비말(침방울)과 긴밀한 접촉이 주된 감염 경로인 만큼 다인실을 사용하는 정신병원 특성상 환자간 접촉을 통해 전파됐을 확률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제2미주병원 확진자들을 타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고 입원환자 병실 재배치 등 추가 감염 차단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환자들 발병일이 층별로, 입원실별로도 조금씩 다른 만큼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제2미주병원 종사자와 환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가 끝나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확진자를 신속히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감염병 확산을 최대한 막는 한편 감염 경로 추적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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